나는 팬 문화를 우호적으로 보는 편이고, 팬 문화를 관찰하는 짓을 즐긴다. 그러나 누군가의 팬을 자처하지는 않는다. 딱 한명을 빼고. 그가 바로 진중권이다.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그의 행보를 주목하던 중 '이 사람 멋진데' 하고 좋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1년 부산대 '월장 사건'이었다. 이게 뭐냐면, 부산대 여성주의 활동을 하던 학우들이 '월장'이라는 웹진을 만들었는데, 거기에 예비역 문화를 씹는 글이 실렸고, 분개한 전국의 예비역들이 '월장'을 초토화 시켜버린, 그런 더러운 일이다. 요즘 네티즌수사대에 밉보이면 신상 털리는 게 필수가 되는 지경인데, 그 때에도 월장 여학우들의 신상이 털렸다. 핸폰 번호가 털려서, 온갖 추잡한 협박과 욕설로 융단폭격 당했다. 실제로 신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