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연대의 시작

    지난 2월27일 한국젠더법학회가 주최한 ‘저출산 시대, 낙태를 처벌해야 하나’ 세미나에 참석한 김은애 홍익대 법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원치 않는 임신을, 여성이 과연 혼자 하는 것인가’ 먼저 반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낙태를 비난하는 이들은 ‘문란한 성 관계’가 원치 않는 임신을 낳았다고 간주한다. 그러나 하다못해 여성이 피임을 요구할 ‘성적 측면에서의 자기 결정권’을 제대로 갖고 있느냐고 김씨는 되묻는다. 2005년 복지부가 고려대 의대에 의뢰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혼 여성 낙태는 연간 19만 건(58%), 미혼 여성 낙태는 14만 건(42%)으로 기혼 여성 낙태율이 더 높다. 기혼 여성도 이렇게 피임에 실패하는 것이야말로 성 관계에서 여성이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함께 살자'

    쌍용차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영웅적 투쟁'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패배로 마무리되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딱 하나다. 그것은 하루에도 수십개의 최루액 폭탄을 퍼붓고 24시간 쉬지 않고 공장 주변을 선회하고 선무방송을 하면서 노동자들의 짧은 수면조차 허용하지 않았던 고약한 경찰헬기도 아니고, 도장2공장 옥상에 투입된 경찰특공대가 노동자들을 개패듯이 폭행하는 깡패짓도 아니며, 물과 전기를 끊고 의료진의 출입마저 허가하지 않았던 경찰의 반인권적 짓거리도 아니다. '노사간의 문제다'라며 팔짱만 끼고 있는 '척' 했던 정부의 '수수방관'도 아니고,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된 사측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한 동료 노동자들에게 새총을 겨누는 마음 아픈 장면도 아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

    300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오늘로 300일째다. 내가 그들과 연대한 것은 거의 없다. 관련 기사를 읽고, 잠시 안타까워 하고 그러고 만다. 지지하지만 연대하지 않은(또는 못한?) 어정쩡함. 대중의 무감각과 무관심은 흔히 약자들의 더욱 격한 행동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함께 행동하지 못하더라도 관심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포스팅 하나로 자위하고, 빌어먹을 일상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