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입 닥쳐'가 전부인가?

    어제 국제면 뉴스를 훑다가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봤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칠레에서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권의 유럽과 중남미 지도자 모임인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 폐막식이 열렸는데,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입 좀 닥치라'고 소리쳤다는 것이다. 이 날 차베스 대통령은 스페인 전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를 파시스트이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고, '파시스트들이나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뱀보다도 못한 인간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가 연설을 통해 '아스나르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이고 '차베스 대통령은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차베스 대통령에게 '아스나르 전 총리의 비난에도 원칙이 있다'며 체통을 ..

    레퀴엠 2007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에서 가져왔음. 은은한 여운을 남기는 종소리를 내기 위해 싱싱한 목숨이 불길에 잠겨야 했다. 갓난아기를 함께 녹인 쇳물로 빚어냈다는 에밀레종의 전설이다. 낡은 전설은 천년의 먼지 속에 묻혔지만, 변한 것은 없다. 이 땅을 울리는 소리를 내려면 여전히 푸르른 목숨을 불길 속에 던져야 한다. "한미FTA 중단하라"는 외침을 남기고 스스로를 불사른 택시기사 허세욱, "노동탄압 중단하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과 함께 불길에 몸을 던진 전기공 정해진…. 검붉은 불꽃에 휩싸인 외침들은 여운조차 남기지 못하고, 재로 삭아 들었다. 결국 또 다른 노동자가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서울우유 화물차 운전기사 고철환. 푸른 목숨들이 뚝뚝 끊어져간 2007년, 붉은 빛깔로..

    우는 기자와 로맨티스트 대표, 그리고 센스 있는 기자

    흔히 언론을 두고 '세상을 보는 창'이라고 한다. 이 창이 제 역할을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은 당연지사. 빨간 색유리가 끼워진 창으로 본 하늘은 파란색이 아니다. 불투명한 유리가 끼워진 창으로 선명한 바깥 풍경을 보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나마 투명하고 깨끗이 닦인 유리창이라면 비교적 정확히 보일 것이다. 창에 어떠한 유리도 없다면, 가장 정확히 바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각적 수용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고,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 바깥에 대하여 '종합적'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바로 언론을 통하지 않고 현장에서 세상을 직접 체험하는 것일 터. 하지만 현실적으로 세상만사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