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빈

    거대한 두통

    요즘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홍기빈 옮김)을 읽고 있다. 통 수험서만 보다가 간만에 책 다운(?) 책을 읽자니 머리통이 아프려고 한다. 임용시험이 끝나고 약 15만원 어치의 책을 주문했는데, 일빠로 집어든 책이 '거대한 전환'이다. 가장 궁금했던 책이라 별 갈등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과 경제학 책이라는 사실을 너무 쉽게 본 것 같다. (책값도 ㅎㄷㄷ하다.) 시험공부하느라 머리털 쥐어뜯으며 봤던 경제학원론처럼 눈알 돌아가게 만드는 그래프와 수식이 판 치는 그런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만한 책은 역시 아니다. '거대한 전환'을 읽다가 거대한 두통을 앓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중세시대부터 19세기 전후까지 역사적 사실들을 종횡무진하는 바람에, 이게 경제학 책인지 문화사 내지 ..

    읽을 책 1

    임용시험이 끝나면 칼 폴라니의 을 탐독해볼 생각이다. 내가 좋아하는 홍박사가 새로 번역해서 펴냈다고 하여 살짝 관심을 가졌는데, 얼마전 홍박사가 나오는 대담 동영상을 보고 필독서 목록에 올리게 되었다. 일단 알라딘 보관함에 넣어 놓고, 임용시험 끝나면 질러야겠다. 시장자본주의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 극단에는 하이에크 선생이, 왼쪽 극단에는 마르크스의 진영이 맞섰다. 여기에 시장 자체에 근본적인 물음표를 던진 이가 칼 폴라니다. 그런데 극단의 진영 싸움에서 중간자나 제3의 입장은 딱히 설 곳이 없다는 게 역사의 진리. 칼 폴라니는 우리에게 매우 낯설다. 여하간 홍박사가 쌩고생해서 번역해 내놨으니, 정성껏 읽어주는 것이 독자의 도리. 쫌만 기둘리시라. 표지 그림이 참 마음에 들어서 검색해보았다. 윌리엄 블레이..

    지대추구자가 되어버린 진보세력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가 처한 현실을 명쾌하게 분석한 홍기빈의 글을 소개한다. 보수는 '보수적'이지 않다 보수는 '보수적'이지 않다 '지대추구자' 개념을 통해 보수세력은 보수가 아니고, 진보세력은 진보가 아니게 된 현실을 흥미롭게 꼬집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명박 정부가 '혁신가형 정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에는 수긍이 간다. 그리고 '지대추구자'가 되어버린 진보세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동의할만 하다. 요즘 시간 되는대로 여러 글을 읽으면서 나름의 논리를 정립하고 있다. 탈당계에 서명한지 일주일을 넘기고 있지만, 아직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마음은 기울었는데, 결심이 어렵다. 과연 탈당이 올바른 정치행위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