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세대

    연애는 화폐로 하는 것인가?

    우리 시대의 연애가 썰렁해진 건 무엇보다 '차이'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수준은 물론 학벌, 가족관계, 거기다 외모까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 어떻게 열정이 폭발하겠는가. ...사랑에 빠지기에는 둘 다 몸이 너무 무거운 탓이다. 자가용과 아파트, 그럴듯한 직업과 연봉 등이 척도가 되는 한 몸은 한없이 무거워진다. 동시에 욕망은 잠식되어간다. 화폐야말로 욕망의 흡혈마왕이라는 것, 잊지 마시라. 그러니 이 화폐가 쳐놓은 저지선을 뚫지 않고서야 어찌 사랑의 열정을 누릴 수 있겠는가? ...쇼핑은 자가용에 대한 욕망과 포개진다. 쇼-쇼핑-자가용, 이렇게 이어지는 회로를 차단하는 것도 화폐 권력과의 대결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틈나는 대로 걸어야 한다. 아니면 자전거를 타거나. 사랑..

    <식코>- 의료의 목적은 돈이 아니다

    마이클 무어가 이번에는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체제를 들쑤셔 놓고 있다. 새 다큐멘터리 영화 (SiCKO)에서 마이클 무어는 미국의 의료보험정책이 자국민들의 건강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에는 전국민 의료보험체제라는 게 없다. 한국에서 의무가입인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체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자신의 소득에 따라서 사기업의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물론 빈곤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제도가 있다는 말도 있는데, 사실상 별 의미는 없는 것 같다. 마이클 무어는 이 영화에서도 특유의 유머가 넘치는 풍자를 보여준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쉽고 명료하게 드러내준다. 그의 전작들을 두루 봐왔던 탓일까? 에서는 약간의 식상함이 느껴졌다. 미국의 의료보험체제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대충이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