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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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이걸 처음 봤을 때 완전히 반해버렸어요. 내가 20대 때 사랑했던 여자와 똑같이 닮았어요. 이게 내 복수죠."
"복수?"
"그림 속에 갇혀 있잖아요. 나는 보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볼 수 있죠. 그녀는 한마디도 못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어요."

'복수'에 대한 재미있는 견해라서 옮겨둔다.

머리 속에 비워내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나는 가끔 프랑스 영화를 고른다. 철학 책 읽는 것처럼 골치 아픈 프랑스 영화를 보면 딴 생각이란 확실하게 떨쳐낼 수 있으니까. 최소한 영화 보는 동안에는.
사전 정보 없이 고른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는 골치가 아니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영화다. 그래서 잘못된 선택. ㅋ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연기는 어떤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시체가 관에서 나와 연기를 한다면 아마도 저렇게 할 듯 싶다. 별다른 사건 하나 없이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갖게 되는 건 그녀의 연기가 끼친 영향이 크다. 이 영화에서도 프랑스 영화 특유의(?) 지루함은 예외가 아니지만, 스킵한다거나 도중에 중단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가족은 오랫동안 사랑한다. 오랫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