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5명 : 우리는 최선을 다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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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5명 : 우리는 최선을 다했는가?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수색종료 방침을 수용하고 18일 합동추모식 후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했다.


오늘 기자회견문에서 가슴을 찌르는 문장.


"일각에서는 저희 가족들을 못마땅하게 보신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가족을 잃고 3년 7개월 동안 시신조차 찾지 못한 채 풍찬노숙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거리에서 싸워야 했던 이들이 '못마땅한' 부류들에게 인륜을 기대할 수 있을까. 차라리 무관심이 그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륜일지도 모르겠다. 하긴 그들의 '못마땅한' 시선은 사적 이익을 위한 추악한 정치행위이지 인륜으로 논할 것은 아닐지도. '국민세금 축낸다'고 손가락질하는 이들은 자기들이 내야 할 세금은 착실히 내고 있는지도 의문이고. 그리 소중하고 신성한 '국민세금'을 제 돈인 듯 가져다 쓰고 상납한 부류들에게도 같은 잣대로 비난을 하는 일은 일어난 적이 없는 걸 보면, 확실한 목적을 가진 정치행위가 틀림 없다. 그리고 세금은 이런 데 아낌 없이 쓰라고 기꺼이 내는 돈이지, 권력자들이 뒷구멍으로 받아 쳐 잡수시라고 내는 게 아니다.


"이제는 저희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에 대한 아픔을 조금 내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또한번 울컥. 그 아픔이 말처럼 내려놓아지겠는가. 가족을 잃은 아픔과 고통이 시간이 지난다고 잊혀지겠는가. 우리는 다시 살던대로 살게 될 것이다. 애인과 데이트를 할 것이고, 예능을 보면서 낄낄댈 것이며, 맛집을 찾을 것이며,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갈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4월이 되면 조금씩 희미해진다는 걸 애써 외면하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할 것이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가족들이 타인들을 위로한다. 가장 힘들고 아픈 사람들이 타인들을 다독인다. 위로를 넘어 다시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가자고 한다. 


세월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트라우마가 되었고, 미안함이 되었으며, 연대의 씨앗이 되어 거대한 변화를 경험하게 했다. 세월호는 끊임없이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들에게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정부에 책임을 제대로 물었는가? 책임 있는 공무원들을 처벌하였는가? 진상은 한점 의혹 없이 규명되고 공개되었는가? 향후 참사를 막을 대책은 마련되었는가?

우리가 미안함과 참담함을 잊고 질문을 던지지 않는 순간 또다른 세월호를 목격하는 끔찍한 일이 되풀이 될지도 모른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미수습자 5명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