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분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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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분탕질

또 그짓이다. 자극적인 소재로 무대를 만들고 강제로 선수들을 올려보내 싸움을 붙인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짓은 성공적이다. 이국종 교수와 김종대 의원은 그렇게 언론의 무대 위에서 희생양이 되었다.

김종대 의원의 표현이 과한 것을 비난한다면 타당한 면이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한 본질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이국종 교수도 환자에 대한 정보를 과하게 공개한 것이라고 나는 판단한다. 국민의 '알권리' 차원이라고 하지만, 환자 상태에 대해서 그정도 디테일까지 과연 알아야 하는 걸까.

두 분 다 어떤 면에서 과한 것이 있었을지 몰라도, 이 정도 싸움으로 번질 정도는 아니다. 김종대 의원은 할말을 한 것이고, 이국종 교수는 최선을 다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그 와중에 실수나 잘못이 있다면 서로 지적하고 반박하고 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서로 딱 그만큼 의료인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지면 된다.

무엇보다 졸렬한 무대를 만들어놓고 정의당에 '종북주의'를 덧씌우는 것은 아주 치사한 짓이다. 정의당이 어떤 당인가. 민주노동당 특정 정파의 '종북주의'와 맞서다가 결국 분당까지 한 당이다. 그런 그들에게 '종북주의'라니 가당치도 않다.

언론의 분탕질은 참 약도 없다. 그들의 무대 안에서 내편 니편 나눠 싸울 게 아니라, 저 무대는 우리를 위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언론이 저 모양이니 우리 스스로 비판적으로 읽는 수고를 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