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

    황당 가사

    푸바에서 Bond의 'Classified' 음반을 플레이하였다. 첫곡이 Explosive인데, 푸바의 실시간 가사 창에 가사가 나오는 거다. Bond가 언제부터 노래까지 불렀단 말인가! 두눈이 휘둥그레지며 가사 창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연주는 시작되고 가사가 나온다. 역시 Bond는 노래를 부른 적이 없다. 그런데 가사는 계속 흘러나온다. 이렇게..... [00:01.00](뜨르드르 드 드드 뜨 드드 든~) [00:06.50](!@#$@#^#$%$@#) [00:09.01](뜨르드르 드 드드 뜨 드드 든~) [00:16.02]뚜둥 뚜둥 뚜둥 뚜둥 쿵 [00:18.03]빠라바람 빠라바람 [00:19.54]빠라바람 빠라바람 [00:22.05]빠라바람 빠라바람 [00:24.56]빠라바람 빠라바람 [00:26...

    거대한 두통

    요즘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홍기빈 옮김)을 읽고 있다. 통 수험서만 보다가 간만에 책 다운(?) 책을 읽자니 머리통이 아프려고 한다. 임용시험이 끝나고 약 15만원 어치의 책을 주문했는데, 일빠로 집어든 책이 '거대한 전환'이다. 가장 궁금했던 책이라 별 갈등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과 경제학 책이라는 사실을 너무 쉽게 본 것 같다. (책값도 ㅎㄷㄷ하다.) 시험공부하느라 머리털 쥐어뜯으며 봤던 경제학원론처럼 눈알 돌아가게 만드는 그래프와 수식이 판 치는 그런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만한 책은 역시 아니다. '거대한 전환'을 읽다가 거대한 두통을 앓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중세시대부터 19세기 전후까지 역사적 사실들을 종횡무진하는 바람에, 이게 경제학 책인지 문화사 내지 ..

    부자

    얼마 전에 영화 (Moon)을 봤는데, 좀 심심하게 봤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감독 던컨 존스가 데이빗 보위의 아들이라네. 뭔가 영화를 잘못 봤나 하는 걱정이 들면서 다시 봐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또 뭐냐. 데이빗 보위는 데이빗 보위고 던컨 존스는 던컨 존스인데, 데이빗 보위가 아버지라는 이유만으로 던컨 존스가 달리 보이는. 이 무슨... 낡아빠진. 그래도 시간 되면 다시 봐야겠다. ㅋ

    왈왈

    붕어빵 5천원 어치 & 오뎅 2천원 어치, 그리고 다소 비싼 와인. 이게 과연 어울리는 궁합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다만 둘이 먹기에 붕어빵 5천원 어치, 즉 15마리는 많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붕어빵 파는 아주머니가 나보고 훈남이라며 2마리를 더 넣어주셨으니까 3천원 어치 정도가 적당량일 것이다. 훈남은 어딜 가나 굶어 죽을 염려는 없다. 어떤가? 싸구려 미니벨로 위에 앉아 있어도 훈남은 훈남이다!(photo & bike 성욱)

    접속

    누구나 '내 인생의 영화'라 할만 한 영화들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욕심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기준이란 게 고무줄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 목록이 조금 긴 편이다. 그래도 상위에 자리를 잡은 영화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긴 하다. 그 중 한 편이 영화 이다. 은 1997년에 개봉했지만, '내 인생의 영화' 목록에 오른 것은 몇년 되지 않았다. 을 세번째 보았다. 이번엔 사운드트랙이 귀에 팍팍 꽂혔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잘 몰라서, 'Pale Blue Eyes'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엔딩에 나오는 'A Lover's Concerto'를 훨씬 더 좋아했더랬다. 97년 당시 PC통신을 소재로 한 멜로 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신선한 접근이었다. 10년 하고도 2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