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

    가사 분담

    당연히 해야 할일을 하면서 자신이 특별히 이해심과 배려심이 많다고 착각하는 남자들이 좀 있다. 속으로 자만해주면 다행인데, 꼭 겉으로 생색을 내는 바람에 산통을 깨기도 한다. 가사와 육아의 분담은 당연한 일이지 남성이 여성을 배려하는 게 아니라는 말.

    복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이걸 처음 봤을 때 완전히 반해버렸어요. 내가 20대 때 사랑했던 여자와 똑같이 닮았어요. 이게 내 복수죠." "복수?" "그림 속에 갇혀 있잖아요. 나는 보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볼 수 있죠. 그녀는 한마디도 못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어요." '복수'에 대한 재미있는 견해라서 옮겨둔다. 머리 속에 비워내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나는 가끔 프랑스 영화를 고른다. 철학 책 읽는 것처럼 골치 아픈 프랑스 영화를 보면 딴 생각이란 확실하게 떨쳐낼 수 있으니까. 최소한 영화 보는 동안에는. 사전 정보 없이 고른 는 골치가 아니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영화다. 그래서 잘못된 선택. ㅋ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연기는 어떤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시체가 관에서 ..

    세경을 위한 컴필레이션 앨범 <세경's Theme>

    01. Rachael Yamagata - Duet (with Ray LaMontagne) 02. Amos Lee - Arms of a Woman 03. Eleanor McEvoy - Did I Hurt You 04. The Swell Season - Alone Part 05. Pink Floyd - If 06. Glen Hansard & Marketa Irglova - If You Want Me 07. Travis - Indefinitely 08. Portishead - It Could Be Sweet 09. Izzy - L'elisir D'Amore, Act II Una Furtiva Lagrima 10. Oasis - Let There Be Love 11. Keri Noble - Look At Me ..

    경계도시2 - 누가 레드콤플렉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홍형숙 감독의 시사회에 다녀왔다. 이 다큐영화는 송두율이라는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한국 사회가 유린하고 무릎 꿇게 만들고, 그 뒤 동시에 합심이라도 한 듯 집단적으로 망각한 사건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의 처참한 지적 수준과 앙상한 교양을 끄집어 낸다. 여기에는 진보세력이나 시민사회단체 세력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증언한다. 물론 '개인보다는 운동대오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명분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송두율씨에게 사실상 전향을 '훈수'한 것은 진보세력조차 레드콤플렉스를 뛰어넘지 못했음을 자인한 것이었다. 극우세력은 성난 얼굴로 송두율씨에게 전향하라고 윽박지르고, 진보세력은 안타까운 얼굴로 전향을 요청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가보안법에 희생당하고, 국가보안법을 온몸으로 반대하지만, 결국 국가보안법의 프레임..

    지붕킥은 명품 좌빨 시트콤

    TV 보기를 돌 같이 하는 나도 꼬박꼬박 챙겨본 것이 바로 이다. 시트콤이 나를 웃기고 울리는 '작품' 노릇을 할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절묘하게 건드리고 가는 걸 보면서 좌빨 성향의 불경스런(?) 시트콤이 아닌가 의심을 했는데, 마지막회에서 본색을 확 드러낸다. 지붕킥은 계급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좌빨 시트콤이 분명하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지훈의 자가용 안에서 세경의 슬픈 사랑 고백을 빙자하여, 지붕킥은 '내가 바로 좌빨 시트콤이오!' 하고 자백하고 만다. 검정고시 보고 대학 가고 싶었다며, 계급의 사다리를 한칸 더 올라가고 싶었다던 세경이. 하지만 자신이 한 칸 올라섰을 때 그 밑에 다른 사람이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는 세경이. 부잣집에서 식모살이를 하면서 식탐 많은 동생이 먹을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