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

    주장

    1. 현실이 시궁창일수록 당연하고 상식적인 주장은 비현실적이고 급진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2. 체벌과 성매매를 금지하는 일이 찬반논쟁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슬픈 현실이다. 금지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금지는 당연한 일이고, 그 후의 대책을 가지고 논쟁할 일이다. 이제 진도 좀 빼자구. 3. 살면서 진실이 진실로써 드러날 때 상황이 더 나빠지는 때가 있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지만, 진실보다 거짓이 필요할 때가 오는 법이다. 애석하게도 늙을수록 그런 때가 늘어나고 거부감은 줄어들며, 능숙해진다. 적어도 사적 삶의 영역에서는 그렇다.

    악순환

    '믿을 건 돈 밖에 없다'는 이념은 꼭 돈의 힘이 막강하다거나 돈이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돈에 대한 물신화된 이념은 돈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 삶이 그닥 들뜨지 않고, 편안하지도 않고, 느긋하지 않으며,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에는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정작 타인의 고통에는 연대하지 않게 되면서 믿을 건 돈 뿐인 재미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다시, '믿을 건 돈 밖에 없다'는 이념은 우리 삶을 팍팍하게 만들고, 타인과의 연대는 '손해'라는 차가운 계산을 하게 만든다. 악순환이다. 아무리 일해도 행복은 멀어지는 더러운 악순환.

    방학

    지난 몇년 동안 방학 때면 나오는 단골 언론보도 중 하나가 밥 굶는 아이들에 대한 것이었다. 학기 중에는 급식지원을 받지만, 방학이 되면 그마저도 끊긴다고 지적하는 보도들. 근데 올 여름방학 때에는 다른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초딩'도 계급사회…우주비행 체험 vs PC방 '메뚜기' 맞벌이를 해야 하는 가난한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재미없는' 공부방이나 PC방을 전전한다. 부자 부모를 둔 아이는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영어, 수학, 피아노, 논술, 수영 등 사교육마저 전인교육(?)을 받는다. 이런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경쟁력 있는 스펙을 소유하게 되고, 외고나 과학고, 자립형사립고 따위에 진학할 것이며 결국 최상위 서열의 대학을 졸업해서 돈과 권력의 노른자위를 어렵지 않게 차지할 것이다. 그렇게..

    록페

    럴 수 럴 수 이럴 수가.... 이번 지산밸리 록페에 코린 배일리 래가 왔다. 제기랄. 다이안 버치도 와서 공연했다. 록페에서 소울과 가스펠 류의 음악까지 들을 수 있었다니. 지산밸리 록페, 쫌 하는군. ㅋ 매시브 어택이나 뮤즈, 펫 샵 보이즈 같은 헤드라이너에 혼을 빼앗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다양한 장르를 한큐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은 록페다. 늦게나마 공연 후기 따위 찾아 읽으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죽기 전에 록페 한번 못 가겠냐 하면서 담배에 손이 가는... 쩝. 그나저나 한국 밴드가 헤드라이너급으로 무대에 서는 그런 날이 오기는 올까? 갤럭시 익스프레스나 코코어 같은 밴드가 뮤즈와 함께 헤드라이너로 소개되는 그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