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

    영산강 죽이기 사업 시찰 라이딩

    지난 8월 8일 일요일. 광주 라이더의 레전드라 할만 한 김 라이더, 광주 다큐계의 레전드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최 라이더와 함께 영산강 죽이기 사업 시찰을 빙자한 라이딩을 다녀왔다. 이른 아침에 출발했는데도, 아주 삶아 먹으려는 듯 태양은 활활 타오르고. 밤새 얼려둔 물이 금새 미지근해지는 폭염을 뚫고 역사의 현장에 도착. 나주 학산리에서 자행되고 있는 승촌보 공사 현장. 학산교 중간 쯤에 '목표 수위'라고 크게 적혀 있는 거대한 눈금 기둥이 있다. 눈금의 높이는 학산교 보다 훌쩍 높다. 그러시겠지. 배를 띄워야 항게롱. 근데 여름에 폭우라도 내리면 인근 마을과 논은 순식간에 잠겨버릴 것 같던데. 이 무슨 미친 짓인지. 4대강을 따라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전국일주를 하게 해준다는 게 가카의 은혜로운 계..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가카의 사람들

    명박의 사람들은 피디수첩을 한번 꺾어주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그들의 더러운 짓 덕분에 피디수첩은 날개를 달게 된 형국이다. 못보게 했으니 봐야겠다는 사람들은 많아질 것이고. 그냥 방송하게 뒀으면 한동안 논란이 되다 말거나, 기껏해야 몇몇 하수인들 내세워 도마뱀 꼬리 자르면 그만이었을 일을 대놓고 키운 꼴이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제 할 일 성실히 하는 언론인들이었을 피디수첩을 정의로운 저널리스트로 만들어준 건 명박의 사람들이다. 피디수첩이 평범한 프로그램이라는 말은 아니고. 권력에 대한 감시견은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언론의 임무라는 뜻. 이게 방송 못하게 한다고 감춰질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학살자가 대통령 하던 시절, 80년 5월 광주를 담은 비디오테잎이 몰래몰래 전국을 돌았다. 지금과는 비..

    강한 사람

    강한 사람과 강한 척 하는 사람의 결정적 차이는 자신의 약한 면을 대면하느냐 아니면 외면하느냐이다.

    <악마를 보았다>를 보았는데

    감독 김지운, 딱 하나 믿고 봤는데. 소감은 '에잇 이건 뭐' 그렇다.화면이 잔혹해서도 아니고, 서사가 빈약해서도 아니다만, 실망스럽다. 내가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꼭 찾아보는 까닭은 비쥬얼이 멋지기 때문이다. 특히 은 화면이 아름다운 영화로 강렬한 인상을 갖고 있다. 아마도 이후로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서사에 신경 쓰면서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나에게 김지운 감독은 이창동 감독이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었던 셈. 는 꼭 극장 가서 봐야지 했던 영화인데, 하드고어를 김지운은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하는 게 궁금해서다. 결과는 갸우뚱. 에게 이게 무슨 김지운이야 싶은 정도. 기가 막힌 양과 각도의 조명을 사용해서 인물과 상황을 극적으로 묘사해내는 것도 에서 더 나아..

    홍세화

    '나이'라는 걸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에고 벌써 나이가 이 만큼'이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늙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종종 몇몇 인물들을 상정해놓고 나름 롤모델을 정해보는 짓을 한다. 나도 저렇게 늙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물들 중 으뜸은 홍세화 선생이다. 홍세화 선생의 글과 말과 실천, 그리고 외모와 패션까지. 홍세화 선생은 긴 코트가 참 잘 어울린다. 와 나도 저렇게 나이 들었으면 좋겠다. 홍세화 선생을 보면 사람이 나이 들어서 멋있어지는 것은 좋은 옷이나 재력, 권위 따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어떤 생각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삶 속에서 행동하는가에 달린 일인 것 같다. 홍세화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건 대학 1학년 때 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