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석

    만화책

    내년에 부모가 될 어느 부부를 위한 선물로 을 샀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선물은 책으로 하는 편인데, 저렴한데다가, 교양 있는 척 폼도 좀 나고, 선물을 주게 된 이유와 관련된 의미도 부여되고, 여러모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선물 하기 전에 미리 읽어볼 수 있는 얕은 속셈도 부릴 수 있다. 은 대학 시절 학생회실로 배달되는 한겨레를 꼬박꼬박 찾게 한 이유 중 하나였다. 솔직히 그때에는 '소시민적 삶'에 대한 치기어린 거부감도 없진 않았으나, 그냥 외면하기에는 너무 재미있었다. 다운이는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고 그랬다. 이번에 구입을 위해 인터넷 서점에 갔더니, 벌써 7권까지 나왔다. 다운이가 벌써 초등학교에 갔다니. 그나저나 이러다가 다운이가 청년이 되고, 연애를..

    '민주화'의 실체

    나 를 본 사람들이라면 최규석의 만화가 파고드는 현실의 깊이에 가슴 서늘한 적이 있지 않을까. 나는 그의 만화를 보면 도대체 얼마나 깊은 성찰과 고민과 학습을 한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그의 만화를 볼 때면 늘 가슴이 서늘하다. 그는 어쩌자고 이렇게 정직하게 날 것 그대로 현실을 드러내 보여준단 말인가! 얼마전 새 만화책 가 나왔다. 일단 알라딘 보관함으로. 한겨레21은 시급 4천원짜리 워킹푸어의 노동과 생활을 기자가 직접 체험한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7,80년대에나 나올법한 '슬픈 노동'의 현장 르포가 2009년 시사주간지에 실려 있다. 아래는 최근 한겨레21에 실린 만화가 최규석의 일러스트레이션들이다. 이것이 바로 6월항쟁은 떠들썩하게 기념하면서도, 같은 해 여름에 벌어졌던 노동자 대투쟁은 철..

    짧은 만화 <불행한 소년>의 강박

    만화가 최규석의 '불행한 소년'이라는 짧은 만화가 김규항이 발행인으로 있는 라는 어린이 잡지에 실렸다. 그런데 그 만화를 두고 논란이 생겼다. 그 만화를 본 구독자들(의 부모!)이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하고, 절독 선언까지 불사했다고 한다. 일단 만화를 감상하시라. '불행한 소년' 그리고 항의와 해명 요구에 대한 김규항의 답장을 읽어보시라. 나는 김규항의 입장과 주장에 대하여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특히 가짜 천사에게 평생을 속은 사람에게는 분노할 권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에게 현실의 추악함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 것은 결국 아이들이 아닌 어른의 속을 편하게 하려는 심사라는 것. 또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하는 강박이 있다는 것. 이것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