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

    나이

    2007년 7월 3일 저녁식사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출사 카페에 들어갔다. 7시30분 번개모임 글이 있다. 오늘 중요한 몇 가지 업무도 끝냈겠다 수고한 기념으로 한 바리 뛰어줘야겠다 싶어서 나갔다. 17명이 모여서 너릿재 다녀왔다. 라이딩 끝나고 수일통닭에서 시원한 맥주로 뒷풀이까지 즐겼다.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하는데 닉네임과 실명, 그리고 나이를 말한다. 이른바 자기소개의 양식이 그러했다. 그런데 이름은 그렇다 치고 왜 나이가 마치 필수요소처럼 들어갔을까. 나이가 밝혀지는 순간 '뿅뿅뿅'님 하던 사이가 형님, 동생, 누나, 오빠, 언니 이렇게 질서가 잡힌다. 다들 그러한 질서가 편하고 좋은 것이라고 한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나는 그냥 '땡땡땡'님 하면서 존대하는 것이 더 편하던데. ..

    나를 '나'라고 말한다는 것

    말은 사회적 산물이다. 그 사회의 구조와 통념이 반영되지 않은 말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 군사독재정권은 '곧 전향할 것'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미전향 장기수'를 고집했다. 이 말은 나중에 '비전향 장기수'로 바로 잡혔다. 결혼을 당위나 의무쯤으로 전제(이건 폭력!)해버리는 '미혼'이라는 말은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존중하는 '비혼'으로 바꿔 쓰인다. 불안정감을 주는 '편부모' 대신에 '하나로도 완전하다'는 의미의 '한부모'가 쓰인다. 당하기만 하고 약하다는 느낌을 주는 '피해자'는 폭력에 대항해 살아남은 적극적인 존재를 의미하는 '생존자'로 대체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대인관계에서 쓰이는 호칭도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호칭은 관계의 성격을 반영하고, 지위와 연령, 성별 등 위계와 힘의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