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
opinion

맷집

살면서 중요한 것은 맷집이다. 전투력 높은 것도 뭐 중요하겠다만, 맷집 좋은 것만 못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살다보면 잽도 던져야 하고 훅도 날려야 하며, 때로는 제법 강한 어퍼컷도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이것도 일단 맷집이 기본은 되어야 써먹을 수 있다. 한방에 나자빠져서야 잽 던질 기회도 없을테니. 진짜 복싱에서는 펀치의 위력이 가장 우선하겠지만, 인생에는 맷집이 더 중요하다.

영화 '주먹이 운다'는 맷집의 서글픈 위대함을 보여준다.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이지만 지금은 먹고살기 위해 돈을 받고 맞아주는 일을 하는 강태식(최민식). 타고난 건 금수저가 아닌 맷집 뿐. 그거라도 생계수단으로 삼아야 하는 태식의 인생은 밑바닥에서 허욱적거릴 뿐이다. 허세는 태식의 밑바닥을 더 선명하게 드러낼 뿐이다.

영화에 실제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시나리오에는 태식의 독백이 담겨 있다. 

(태식의 나레이션)

그놈들은 투지가 있어도 나보다 더 있을거고.

체력이 받쳐줘도 나보다 더 받쳐줄 거며.

내가 주먹을 한번 뻗을 때 두세 번 뻗을 스피드도 있을 거다.

내가 살아남을 방법은 맷집뿐이다. 펀치 쎈 놈은 지쳐도 맷집 쎈 놈은 버틴다!

인생은 생각대로 술술 살아지는 것도 아니고, 성공하는 일보다는 실패하고 망치는 일이 더 많다. 그래서 인생은 비극.은 아니고. 그래서 인생에는 맷집이 중요하다. 많이 맞아봐야 맷집이 키워지듯, 실패하고 좌절하고 바닥에 쳐박혀봐야 인생의 맷집도 단단해진다. 어제도 지고 오늘도 비루하였으며 내일도 실패할테지만. 맷집이 좋으면 별거 아니다. 버티고 버티면 한번은, 단 한번은 이기는 날도 온다. 뭐 안 올 수도 있고. 버티고 버텼는데 결국 패배가 주어지더라도 맷집이 좋으면 다시 버틸 수 있다. 그렇게 인생은 버티는 것이고 버티는 자의 맷집은 그대로 삶의 철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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