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

    미리 우는 사람

    눈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짐작했겠지만, 기쁨의 눈물과 슬픔의 눈물. 하지만 기쁨의 눈물에도 근원에는 진한 슬픔이 묻어 있다. 찬란한 기쁨을 맛보기 위해 겪어야 했던 모든 패배와 좌절, 실망, 괴로움, 번뇌, 희생, 상실, 불안 등이 없다면 기뻐서 흘리게 될 눈물은 없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흘리는 눈물에는 그저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닌거다. 당연하게도. 로또 1등에 당첨되었다고 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사람은. 글쎄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모든 눈물에는 슬픔이 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가장 가슴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눈물은 미리 울어서 흘리는 눈물이다. 미리 우는 사람을 두번 본 적이 있다. 미리 울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백만분의 일만 헤아리더라도 가슴을 찌르는 송곳을 피할 길이 없다...

    계획

    "도대체 써먹지도 않을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학교 선생님들은 공부를 못한다. 평소 너희들이 보는 시험을 선생님들이 본다면 너희들 같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어른이 되면 공부를 못하게 된다. 그 이유는 너희들이 지금 하고 있는 입시 공부가 나중이 되면 다시는 쓸일이 없는 것들 뿐이기 때문이다. 입시 공부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고생해서 들어간 대학에서 배우는 공부는 훨씬 더 쓸모가 없다." "그럼 공부를 안해도 된다는 건가요?" "아니. 공부는 하는 게 좋다."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면 금새 까먹을 거 아니에요?" "그렇지. 다만... '벌새의 물 한방울'이라는 이야기 아냐? 남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에서 전해지는 민담 같은 건데. 어느날 숲에 불이 났다. 숲 속 동물들은 앞다퉈 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