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

    기네스 PPL

    영화 에 나오는 장면. 저 여자가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내눈에 포착된 검은색 캔. 앗! 기네스다. 단박에 알아챘다. 그리고 한캔을 꺼내서 따개를 따자 솟아오르는 크림거품. 천천히 들이키면서 관객에게 캔에 인쇄된 기네스 브랜드를 대놓고 보여준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여섯개의 기네스 캔. PPL이 확실하다. PPL까지 하는 걸 보니 기네스가 한국시장에도 마케팅을 좀 해보려는 생각인 것 같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웬만한 술집에선 기네스 구경하기도 어려웠는데. 얼마전 약속장소로 가다가 좀 화려한 치킨집에서 기네스를 파는 걸 보고선, 기네스 너무 흔해지는 거 아니냐 했더랬다. 기네스가 흔해지면 안되는데. 안타깝다. 내가 말릴 수도 없고.

    ~만 하면

    아이는 '어른만 되면' 하는 생각으로 살고, 고등학생은 '대학만 가면'이라는 생각으로 버틴다. 실업자는 '취업만 하면' 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수험생은 '합격만 하면' 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문다. 천대받는 보행자와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승용차만 사면'하는 생각으로 오늘도 참는다. 세들어 사는 사람들은 '내집마련만 하면' 하고 설움을 삼킨다. 나이가 꽉찬 미혼은 '결혼만 하면' 하는 생각으로 오늘을 보내고, 기혼자들은 '자식만 낳으면' 하고 산다. 자식을 키운 사람들은 '손주만 보면' 하고 노년을 맞이한다. 인생을 '~만 하면'으로 나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빡 친다. 언젠가 친구 M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주제로 난상토론(?)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개나 소나 행복으로 사는 거 아니냐..

    쥐20은 민폐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민폐'란 민간에 끼치는 폐해다. 쥐20은 민폐다. 회의장 주변에서 집회시위를 금지한다는 위헌적 발상은 차라리 예상했던 거다. 얻는 것도 없으면서 되게 신경 써야 하고 돈은 돈대로 쓰고 시민사회로부터 좋은 소리도 못 듣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하라 해도 안한다는 쥐20 의장국을 넙죽 받아오더니, 민폐가 이만 저만 아니다. 원래 올해말 완공예정이었던 광화문 현판 복원은 광복절 행사와 쥐20 일정에 맞추느라 석달 앞당겨졌고, 결국 쥐20을 코앞에 두고 금이 가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공항 근처 음식물쓰레기처리장 가동을 중단하니까 인민들한테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자제하란다. 쥐20 정상들이 지나가는 길에 악취가 나면 안된다고 그 난리다. 아니 그들이 무슨 오픈카 타고 퍼레이드라도 하냐 말..

    '한국형 체벌 매뉴얼'을 수출하라

    학교에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면, 더불어서 군대에도, 감옥에도, 회사에도, 청와대에도, 사회 모든 영역에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야 한다. 폭행범을 체포해서 재판을 받게 하고 감옥살이 시키는 것보다는 곤장 몇대 때리고 돌려보내는 게 더 '인간적'이라는 주장도 해야 한다. 재벌 회장님들한테 쓸데없이 사회봉사 따위 시키지 말고, 추징금 따위 뜯어내지 말고, 엉덩이 까고 곤장을 때려야 한다고.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어디에서나 '말로 안되는 놈'은 꼭 있으니까. 아이들은 어느 정도 미성숙한 면이 있고 판단과 결정에 오류의 가능성도 어른보다는 높을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고. 이런 아이들에게조차 교육이 아닌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면, 다 큰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말로 안되는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