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중흥동 공공미술 프로젝트

    선한 의도, 평범하지 않은 상상력, 성실한 수행... 그러나 안타깝게도 주민이 별로 없다. 하긴 이런 프로젝트가 너무 귀한 대한민국이니까! 자꾸자꾸 많아졌으면 좋겠다.

    생맥주를 마시다 노무현의 '코드인사'를 떠올리다.

    두 고수님들을 앞에 두고 통닭 안주에 생맥주를 마셨다. 나는 노무현의 견해와 노선 대부분을 반대하는데, 딱 한가지 이해되는 것이 있다. '코드인사' 역시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있어야 유쾌하고 즐거운 법이니까! ㅎㅎㅎ 이래저래 좋은 소리 못 듣는데 주변에서 부리는 사람들이라도 코드가 맞아야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그냥 우스개다. '코드인사'의 정치적 셈법에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니, 정색하진 말 것. 부담스럽게 앉아 있지 않아도 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도하거나, 끼어들 수도 있고, '부어라 마셔라'보다는 원하는 만큼 각자 알아서 마시는 나름대로 자율주의적 분위기도 좋다. 그런데 간혹 대화가 우울모드로 빠질 때도 있다. 워낙 삶의 성찰을 즐기는 분들이라. ㅎㅎ

    대학원 선운사 야유회

    11월 11일, 대학원 동기들과 선운사에 다녀왔다. 비가 내린다던 기상예보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주말이라 사람 참말로 많았다. 산책로 같은 산행로를 따라 선운사-도솔암-마애불상-낙조대까지 오르고 내려왔다. 나는 혼자서 낙조대에서 천마봉까지 갔다가 뛰어 내려오고. ㅎㅎ 풍천장어에 복분자술로 깔끔하게 뒷풀이까지 하고 광주로 돌아왔다. 버스 뒷자리에 앉았는데 히터가 나오는 곳이라 더워 죽는 줄 알았다.

    높이, 더 높이

    한국의 도시 풍경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대형크레인의 모습. 도시의 곳곳에서는 연중 공사가 벌어진다. 높이, 더 높이 아파트가 올라간다. 크레인이 올라갈수록 아파트가 올라간다. 아파트가 올라갈수록 집값이 올라간다. 집값이 올라갈수록 가진 자들의 소득이 올라간다. 가진 자들의 소득이 올라갈수록 못 가진 자들의 고통이 깊어진다. 세상은, 세상은 잘도 올라가는데, 노동자의 삶은 오르기는커녕 추락하기만 한다. 세상이, 세상이 노동자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크레인을 움직이는 것은 노동자다.

    진다. 꽃이.

    진다. 꽃이. 오래 가지 않았다. 흐드러지게 꽃잎을 피운 시절은. 짧은 시절 시끌시끌 주목을 받았지만, 볼품 없어지자 사람들은 쉽게 거두어 들였다. 어여삐 바라보던 눈길을. 정호승이 쓴 시에 백창우가 곡을 붙이고, 김광석이 노래를 불렀다. '부치지 않은 편지'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주목받기는 쉬워도 사랑받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