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바보

    일상의 사소한 것에 쉽게 화를 내지만, 삶과 직결된 공적 이슈에 대해서 분노할 줄 모른다. 작은 일을 하고 크게 생색을 내지만, 사소한 것에 배려할 줄 모른다. 여러 사람 앞에서 큰 목소리 내지만, 단 한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모른다. 환경 오염을 진지하게 걱정하지만, 생태계를 지킬 수 있는 가능한 직접행동을 마음 먹을 줄 모른다. 인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모르는 게 많은 바보가 되어간다.

    음악은 내 친구

    최근에 헤드폰을 샀다. Senheiser px200 독일 제품이다. 이어폰은 귀가 아프고, 차음도도 좋지 않아서 헤드폰으로 바꾼 것이다. 언제나 내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IAUDIO X5L과 잘 어울린다. 내 인생에 아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악적 감성과 재능을 발달시키지 못했다는 것. 아쉬운대로 가끔 하모니카 연습을 하고, mp3 player를 항상 가지고 다니며 음악을 듣는다. 딱히 좋아하는 장르는 없다. 그 때 기분, 정서, 조건에 따라서 내키는대로 듣는다. 도서관에서 책을 볼 때에는 자연의 소리와 닮아 감미로운 쿠바음악을, 괜히 우울해지면 쿵쾅쿵쾅 가슴을 때리고,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락을 듣는다. 내뱉는 듯 읊조리는 힙합도 작은 우울함을 씻기에 좋다. 이런 것들이 지겨울 때에는 영화..

    대중교통, 지속가능한 도시의 선택

    영국 런던 시내의 버스 정류장이다. 지붕이 있는 이 시설물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도 있고, 각종 버스 운행 및 교통 정보에 대한 안내판도 붙어 있다. 광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시설물이다. 광주은행이 '고객 감사의 뜻을 담아' 버스 정류장마다 설치했다. 하지만 위 사진을 자세히 보라. 도로쪽이 막혀 있고, 인도 쪽이 터져 있다. 그렇다. 우리와 반대다. 차량통행 방향만 우리와 반대인 것이 아니다. 광주의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시설물은 도로쪽으로 터져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먼지를 그대로 뒤집어 써야 한다. 물론 차량 소음에도 그대로 노출된다. 비가 오는 날에는 문제가 더 심해진다. 비 피한답시고 버스정류장의 시설물 안에 들..

    약자에겐 죄가 없다.

    지리한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했다. 도시의 아스팔트와 시멘트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복사열을 확확 내뿜는다. 숨 막힌다. 한낮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무더위에 인상을 잔뜩 지푸리며 걸어다니는 사람들. 차 없는 사람들이다. 에어컨 있는 시원한 실내가 아니라, 에어컨은 없어도 뙤약볕 가려줄 지붕이 있고, 선풍기라도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그늘을 찾아 시멘트 덩어리 위에서 밥벌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지구 온난화. 더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인공적인 냉방에 시원함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책임이 더 클지도 모른다. 세상을 오염시키는 것은, 세상을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세상을 편리하고 안락하게 살아가는(또는 지배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기를 쓰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