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공동정범 : 불편하더라도 또다른 진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화재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의 사망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솔직히 궁금한 게 많았다. 2009년 1월 20일 이후 '용산'을 생각할 때면 '진실'에 대한 궁금증은 어김없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런 궁금증들이 풀린다고 진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다큐영화 '공동정범'은 진실의 또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용산 참사의 공동정범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징역살이를 하고 출소한 생존자 5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동정범'은 첫번째 이야기 격인 '두 개의 문'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다. '두 개의 문'이 다양한 증거와 증언을 토대로 참사의 실체를 들여다보려고 했다면, '공동정범'은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당시 용산 남일당 건물에 있던 사람들은 용산 철거민만 있었던 ..

    생각보다 똑똑해

    정운찬씨가 국무총리에 내정되었다는 뉴스에 다들 호들갑이다. 대부분 정운찬씨를 민주당 측 성향으로 알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이명박의 부름에 ok를 했다는 사실에 당황하는 눈치다. 엄밀히 말해 정운찬씨는 민주당 측과 공식적인 관계를 맺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항상 주변에서 말만 무성했을 뿐. 지난 대선 때에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 역시 주변에서 일으킨 것일뿐 정작 본인은 가만히 계셨다. 어쨌거나 나는 정운찬씨가 이명박의 국무총리에 ok했다는 것보다는, 이명박측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카드를 생각해낸 것이 더 놀랍다. 이것들이 완전 꼴통 돌대가리들은 아닌 거다. 오히려 민주당보다 똑똑해보인다. 정운찬씨가 소신을 지킬 수 있느냐, 아니면 이명박의 수하가 되느냐 따위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

    어떤 '소녀시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 2008년 5월 10일 금남로. 운동권이 사라진(물론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무대차량과 음향시설 준비 같은 실무만 맡고, 진행과 내용은 시민들이 알아서 하는) 집회문화는 신선하다. 운동권 명망가나 '어른'들의 격렬하지만 지루한 연설이 없다. 대신 학생과 시민들이 발언을 위해 줄을 선다. 세련되고 선동적인 연설은 아니다. 무대로 올라온 학생들은 알아듣지도 못할 발음으로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댄다. 하지만 웃음과 환호는 가득하다. 말과 몸짓에 자유로움이 넘친다. 당당함과 진정성의 힘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에 개사한 랩이 금남로의 흥을 돋운다. 자유발언에 나선 이들의 태반이 학생들이다. 특히 여학생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해야 했던 시..

    지대추구자가 되어버린 진보세력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가 처한 현실을 명쾌하게 분석한 홍기빈의 글을 소개한다. 보수는 '보수적'이지 않다 보수는 '보수적'이지 않다 '지대추구자' 개념을 통해 보수세력은 보수가 아니고, 진보세력은 진보가 아니게 된 현실을 흥미롭게 꼬집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명박 정부가 '혁신가형 정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에는 수긍이 간다. 그리고 '지대추구자'가 되어버린 진보세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동의할만 하다. 요즘 시간 되는대로 여러 글을 읽으면서 나름의 논리를 정립하고 있다. 탈당계에 서명한지 일주일을 넘기고 있지만, 아직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마음은 기울었는데, 결심이 어렵다. 과연 탈당이 올바른 정치행위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 시대 5년, 이것을 해보자!

    이명박 대통령 시대 5년, 이것을 해보자! "돌아와요, '이념의 시대'!" *2007년 12월 25일 프레시안에 게재. 결과는 확정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특검이 남아 있긴 하지만, 대선 결과를 뒤집어 놓을 것이라 보이진 않는다. 종교적인 기적을 바라지 않았다면, 대부분 예상했던 결과일 것이다. 그래도 이명박 후보가 거의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되었다는 현실이 눈앞에 벌어지자 충격을 받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이명박 후보를 반대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허탈과 좌절, 분노, 슬픔, 냉소와 같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 사실 그럴 만하다. BBK 주가조작 사건부터 자녀 위장취업, 위장전입 같은 온갖 의혹의 주인공이자 '특검의 피의자'인 후보가 우리의 주권을 위임받을 대통령이 되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