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세경을 위한 컴필레이션 앨범 <세경's Theme>

    01. Rachael Yamagata - Duet (with Ray LaMontagne) 02. Amos Lee - Arms of a Woman 03. Eleanor McEvoy - Did I Hurt You 04. The Swell Season - Alone Part 05. Pink Floyd - If 06. Glen Hansard & Marketa Irglova - If You Want Me 07. Travis - Indefinitely 08. Portishead - It Could Be Sweet 09. Izzy - L'elisir D'Amore, Act II Una Furtiva Lagrima 10. Oasis - Let There Be Love 11. Keri Noble - Look At Me ..

    연애는 화폐로 하는 것인가?

    우리 시대의 연애가 썰렁해진 건 무엇보다 '차이'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수준은 물론 학벌, 가족관계, 거기다 외모까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 어떻게 열정이 폭발하겠는가. ...사랑에 빠지기에는 둘 다 몸이 너무 무거운 탓이다. 자가용과 아파트, 그럴듯한 직업과 연봉 등이 척도가 되는 한 몸은 한없이 무거워진다. 동시에 욕망은 잠식되어간다. 화폐야말로 욕망의 흡혈마왕이라는 것, 잊지 마시라. 그러니 이 화폐가 쳐놓은 저지선을 뚫지 않고서야 어찌 사랑의 열정을 누릴 수 있겠는가? ...쇼핑은 자가용에 대한 욕망과 포개진다. 쇼-쇼핑-자가용, 이렇게 이어지는 회로를 차단하는 것도 화폐 권력과의 대결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틈나는 대로 걸어야 한다. 아니면 자전거를 타거나. 사랑..

    말이 통해야

    광범위한 사례연구에 의하면 결혼에 대한 만족도는 성격, 지능, 학력, 수입, 외모 등과는 전혀 관련이 없답니다. 정서적으로 친밀하고 대화가 잘 통할 수 있는 부부의 결혼 만족도가 제일 높다네요. 하지만 이런 유의 결론에는 늘 크고 작은 이견(異見)이 뒤따릅니다. 돈을 많이 벌어 오면, 한예슬만큼 예쁘면, 모태범처럼 명랑한 성격이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졌으면... 친밀하지 않고 대화가 안 통한들 그게 무슨 대수냐는 거지요. 그 정도는 능히 참고 살 수 있다 생각합니다. 착각(錯覺)입니다. 자동차 매장에서 디자인, 성능, 가격을 까탈스럽게 따진 뒤 아직 운전 면허증이 없다고 얘기하는 격입니다. 성능 뛰어나고 디자인 마음에 들고 가격 적절하다면 그깟 면허증이야 무슨 문제냐는 거겠지요. 명백한 착각..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2007년 1월 30일 독일 영화 독일 사회의 파시즘을 냉랭한 시선으로 파헤친 감독 파스빈더의 작품이다. 남편은 죽고 자식들은 떠나버려 홀로 지내는 50대 여성 청소부가 있다. 그는 독일인이다. 술집에서 우연히 아랍 남자를 만난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다. 둘은 사랑한다. 인종과 국적, 스무살 넘게 차이 나는 나이 따위는 장벽이 아니었다. 장벽은 타인들의 시선이다. 둘을 바라보는 타인들, 사회의 시선은 따갑기 그지없다. 그들의 미천한 신분, 인종적 차이, 나이 차이를 용납할 수 없었던 거다. 사랑이 언제부터 용납의 대상이 되었을까? 나에게 이 영화가 참으로 크게 다가왔던 이유는 단순히 파스빈더의 사회의식 때문은 아니었다. 파스빈더는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착하고 성실한 아랍 남자에게 주변 사람들은 그를 벌..

    사랑은 실존적으로

    2007년 9월 9일 어쨌든, 사랑은 교훈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실존적으로 하는 거다. 어느 시에 그런 구절이 있었다. 서른 살이 넘으니 세상이 재상영관 같다고. 단 하나의 영화를 보고, 보고, 또 보는 것 같다고, 대체 우리는 어떻게 성숙해야 하는 것일까...... 선은 텅 비고 추상적이기만 하고, 일상은 자고 먹고 섹스하고 사냥하는 욕망의 습관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니. -전경린 소설 中에서- 사랑은 무언가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되어지는 것은 아닐지. 사랑은 어떠한 가치가 아니라, 그리 되는 삶의 형태는 아닐지. 분명한 것은 제도가 사랑을 책임져주지는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