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접속
누구나 '내 인생의 영화'라 할만 한 영화들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욕심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기준이란 게 고무줄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 목록이 조금 긴 편이다. 그래도 상위에 자리를 잡은 영화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긴 하다. 그 중 한 편이 영화 이다. 은 1997년에 개봉했지만, '내 인생의 영화' 목록에 오른 것은 몇년 되지 않았다. 을 세번째 보았다. 이번엔 사운드트랙이 귀에 팍팍 꽂혔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잘 몰라서, 'Pale Blue Eyes'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엔딩에 나오는 'A Lover's Concerto'를 훨씬 더 좋아했더랬다. 97년 당시 PC통신을 소재로 한 멜로 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신선한 접근이었다. 10년 하고도 2년이..
타임 리셋
“내 생각엔….” 저우치가 말했다. “당신과 나는 같은 운명인 것 같아요. 우린 모두 상대방의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죠.” 안안은 말을 하지 않았다. “만약 어느날 그가 당신을 잃는다면, 그는 마침내 당신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이해하게 되겠죠. 지나간 잘못을 아파하며 뉘우칠 거고. 그러고는 그가 다음 여자를 만날 때는 더 나아지는 거예요. 그는 그녀와 결혼할 거고, 아주 좋은 남편이 되겠죠.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당신이 있을 거예요….” “그럼 그 부인은 어떻게 그런 운명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사실 그의 부인도 좋은 운명은 아니에요. 그녀는 결혼하지만. 사랑은 얻을 수 없을 테니까. 그 남자는 자신을 바꿀 수는 있겠지만, 그녀를 사랑하지는 않죠. 솔직히 난 그의 부인이 아주 운이 나..
어긋남, 다시 마주 보기 위하여
#1 사랑을 하면 하나가 될 수 있는 걸까? 사람들은 하나가 된다는 걸 어떤 의미로 생각하는 것일까? 구태한 주례사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처럼 결혼을 하면 하나가 되는 것일까? 좀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사랑을 하면 하나가 되는 일이 가능하기는 하냐고. #2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원통형 인간'이었다고 한다. 남성과 여성, 양성이 한 몸으로 이뤄진 원통형 인간. 이들이 신에게 도전하기 시작하자, 분노한 제우스가 원통형 인간을 반으로 잘라버렸다. 이 신화로부터 후대의 사람들은 잃어버린 반쪽을 찾고자 하는 욕망을 원초적 에로스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원래 하나였으니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인간은 에로스적 욕망을 좇으며 살아간다는. #3 열 다섯살 소년과 서른 여섯 여인의 사랑. 마이클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