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

    늘 해오던 것

    도대체 넌 기분이 나쁜 때가 언제냐고 묻길래 좋아하는 게 잘 안될 때 기분이 나빠지고 기분이 나빠지니까 신경질이 나고 신경질이 나니까 욕이 나오고 욕 하다 보니까 명박이 떠오를 뿐이고 부부젤라 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데 세상은 원래 더러운 거라는 말에 정말 세상은 좋았던 적이 없을까 궁금한데 불만이 기록되지 않은 시대가 없고 살인이 중단된 적도 없고 질병과 오염에서 벗어난 때가 없고 전쟁과 강간은 끊임없이 저질러지고 이야 이럴바에 문명의 발달이 무슨 소용이냐 싶다만 그거라도 해왔으니까 이 정도야 라고 안심하다가 아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하고 다시 돌아가보면 정말 좋아한 게 맞아 라는 질문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어서 아휴 기분이 나쁠 때에는 항상 질문들이 던져지는 게 갑갑하고 질문도 가끔은 돌과 같아..

    진보를 밟는 사람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고는 '나를 밟고 진보로 가라'였는데, 사람들은 진보를 밟고 노무현 시대로 돌아가려 한다" 한국사회당 전 대표 금민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그런 당도 있느냐 할 사람이 많겠다만. 진보신당보다 더 왼쪽에 있는 정당이다. 1998년 청년진보당에서부터 출발했으니 민주노동당보다 더 오래된 정당이기도 하다. 물론 이번 지방선거 때 유효득표 2%를 넘지 못해 선거법상 등록이 취소되긴 했으나, 한국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정당이다. 그건 그렇고. 지방선거를 앞뒤로 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가장 선명하고 간결하게 드러내는 명문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노무현 시대는 마음껏 대통령 욕할 수 있는 아름다운 민주주의의 시절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노무현 시대는 거리에서 농민들이..

    페어 러브 : '페어'한 사랑

    '예쁜 영화'라는 게 있나? 예쁜 배우가 나온다거나 배경이 예쁘다거나 그런 거 말고. 그냥 영화가 예쁜 거 있잖냐. 참 오랜만에 예쁜 영화 하나 봤다. 늙은 아저씨 안성기와 젊은 처자 이하나가 보여주는 예쁜 사랑 이야기, '페어 러브'는 예쁜 영화다. 포스터 한가운데에다가 '사랑스런 로맨스 탄생'이라는 글자를 아주 노골적으로 박아 놓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표현이긴 하다만. 이 영화 예쁘다. 남은(이하나)은 형만(안성기)의 죽은 친구의 딸이다. 대략 줄거리는 검색 해보든가, 영화를 직접 보든가 하시고. 이 영화가 마음에 든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소품과 배경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먼저 카메라. 형만은 오래된 클래식 카메라를 수리하는 사람이다. 콘탁스네 스티글리츠네 하는 말들이 막 나온..

    드들강 라이딩

    미니벨로에서 MTB로 전향(?)한 최 형의 첫 라이딩. 예전에 혼자 싸돌아 다니면서 개발한 코스로 안내했다. 목적지는 드들강솔밭유원지.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생략하고. 최 라이더와 함께하는 라이딩은 먹을 게 좀 있다. 이번에 준비된 건 오이와 참외. 더운 날 라이딩엔 오이가 최고다. 그건 그렇고. 주말이라서 드들강 유원지에 사람이 좀 많이 왔다. 평일엔 썰렁하더니. 가족끼리 와서 자리잡고 여기저기서 고기를 굽는다. 흠냐... 한점이라도 얻어 먹어볼까 주위를 어슬렁거리...... 기에는 우리의 나이가 좀 많다. 그냥 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초코파이를 하나씩 까먹었다.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이 정도로도 우리는 즐겁고 신난다. 다시 페달을 돌려서 광주로 귀환. 냉면과 콩물국수로 점심식사. 라이딩 후에는 ..

    남탓 말고 자기반성 좀!

    한명숙 결국 안됬구나. 우리 편은 아니다만, 수고하셨수. 그나저나 서울 경기 둘다 져버리니까, 자칭 '민주개혁세력'들은 아주 정신줄을 놓는 것 같다. 지들이 준비 부족했고 인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은 없고, 희생양 찾기에 혈안이구나. 가장 손쉬운 희생양은 당연히 진보신당이고. 좀 말이나 되는 소리를 하면서 남탓 하면 속타는 심정이라도 이해해줄텐데. 이기면 노풍 탓이고, 지면 단일화 거부한 진보신당 탓이고. 세상 참 편하게 산다. 사퇴해준 경기도에서도 지니깐, 사퇴가 너무 늦었다고 지랄이네. 압권은 경기도에서 무더기로 쏟아진 무효표가 다 진보신당 때문이라고 남탓 하는 거. 무효표가 18만표가 넘게 나온 것 같은데, 경기도에서 진보신당 당원이 1천명 조금 넘는 것으로 안다. 그 넘 말대로 진보신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