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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범자들 : 언론을 몰락시킨 이명박근혜 9년의 기록

    미루고 미루다가 '공범자들'을 보았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별 생각 없이 영상 앞에 앉아있기가 망설여지는. 1시간 30분 동안 예상치 못하게 몇번을 울컥 울컥했는지 모른다. 짠해서 울컥, 화나서 울컥, 감동 받아 울컥. 그리고 미안해서 울컥. 아무리 나쁜 놈이어도 사람이라면 사람에게 하면 안되는 일이 있다. 최소한 문명화된 사회라면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되는 일, 벌어져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 지난 이명박근혜 시대에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아야 했다. '공범자들'은 이명박근혜(특히 이명박) 정권이 어떻게 언론을 장악하고, 저항하는 언론인들을 어떻게 내쳤는지를 보여준다. KBS 방송국을 경찰버스와 경찰들로 에워싼 채 이사회를 열어 정연주 사장을 해임한 것을 시작으로 '광우병..

    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

    원제는 'Score: A Film Music Documentary'인데 한국 개봉시 제목은 '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이다.일단 나는 '~~의 모든 것' 류의 작명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모든 것'을 다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도무지 동의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확실히 마케팅이 덧칠된 표현에는 신뢰가 없다.원제를 그대로 직역해서 '스코어 : 영화음악 다큐멘터리'라고 하는 게 가장 맞는 것 같은데. 흠 그렇다.여하간 칼퇴근을 하고 일찌감치 광주극장에 갔는데, 생각보다 관객이 좀 있다. 단 둘이 영화 본 적도 있고, 평소 기껏해야 5~10명 정도가 최대 관객이었다. 이 영화는 내가 앉은 1층만 해도 20명은 되어 보였으니 흥행 성공이라 해야 하나.영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좋..

    황해 : 웰메이드만으론 부족해

    한국 액션영화의 불길한 미래를 보고 온 것 같다. 물량공세를 방불케 하는 대형 자동차 액션 씬과 배우들이 고생깨나 했을 것 같은 거친 싸움 씬에도 불구하고 영화 는 기억에 남는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졸작이라고 폄훼할 정도는 아니다. 에서 느꼈던 몰입도를 기대해도 좋고 꽤 웰메이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피칠갑과 지나치게 잔인한 폭력, 칼과 도끼가 살을 파고드는 섬뜩한 사운드에 의존하는 액션 씬은 시즌 2(?)를 보는 것 같았다. 잔인한 장면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아니다. 필요하다면 목을 베고 피가 솟구치는 B급 장면인들 어떠랴. 하지만 시각과 청각을 말초적으로 자극하는 것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면 관객에게 남는 건 실망이다. 이소룡의 마지막 영화 에서 거울의 방에서 벌어진 마지막 결투 씬을 떠올려 ..

    봄날은 간다 :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영화 는 볼 때마다 어떤 사안들(삶에서 중요한 것들이지만 대개는 별 생각없이 넘어가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는 것들)에 대하여 잠정적인 문장을 만들게 한다. 사람은 안 변하지만, 사랑은 변한다. 를 네번째 보고 나서 든 생각이다. 허진호 감독이 상우(유지태)에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대사를 준 이유는 뭘까? 관객들로 하여금 사랑이 변한 은수(이영애)를 비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거나, 상우의 사랑에 순수함을 덧칠(?)하여 애절함을 더욱 드러내기 위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은수의 사랑이 변한 건 상우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우가 은수로부터 '헤어져'라는 말을 듣고, 난 안 변했는데 어떻게 사랑이 변하느냐고 묻고 있다는 건 여전히 자신의 문제를 모른다는 뜻이다. 사랑이 변한 건 상우가 안변했기 때..

    추억이란

    불꽃놀이는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보고 있어. 내가 불꽃놀이를 보고 있는 지금, 어디선가 옛날 친구가 같은 걸 보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면 즐겁지 않아? 그럴 때 그 친구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추억이란 건 아무렇지도 않게 떠오르는거야. 내가 떠올리고 있을 때 상대방도 그럴 거라고. - 영화 중에서 추억이란 건 아무렇지도 않게 떠오르기도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잊혀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