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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

    '난민' 출신 홍세화가 법무부 장관에 보내는 편지 요즘 읽은 글 중 최고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 잘못 생각해온 것을 어려운 말 없이 깨우쳐준다. 특히 난민 심사 업무를 법무부에서 외교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번도 생각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으나 단박에 설득된다. 당연하게 생각한 것이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그것은 '내 생각'이 된다. 좋은 글은 통념과 편견이 깨지는 즐거움을 준다.

    김윤아 - 야상곡(夜想曲)

    피는 꽃보다 지는 꽃에서 진심을 보리라. 피는 꽃에 누구나 흔하게 눈길 주어 부질 없으니, 지는 꽃에 비로소 진심을 다 하리라.

    두개의 진실

    사랑을 할 때 그 사람이 살인을 하더라도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사랑이 끝날 때 그 사람이 살인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사람은 살인을 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그래서 사랑은 그 자체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이 되지 못한다.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끝날 때까지 사랑한다는 믿음을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그리고 그 시작과 끝을 스스로 책임지면 된다. 둘은 모두 진실이기 때문이다.

    턴테이블 1

    # 1어렸을 적 우리 집에는 전축이 있었다. 태광 에로이카. 유치원 다닐 때부터 있었던 것 같은데, 내 가슴 높이 만큼 큰 스피커가 있었다. 음악감상을 취미로 하는 그런 집안 분위기는 아니었고, 트로트나 경음악 테잎이나 라디오가 켜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빠는 늙으면서 자꾸 잘 나갔던 왕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이 전축이었다. 주변 사람들 중에 최초로 전축을 샀었다 뭐 이런 이야기다. 아빠 말에 따르면 왕년에 '최초로' 산 것들이 많다. 카메라도 최초로 사고, 전축도 최초로 사고. 물론 믿거나 말거나.턴테이블도 있었는데, 태광 에로이카 CM송 같은 게 담겨 있는 LP판이 있었다. 아마도 전축 살 때 끼어있었을 것 같다. 아빠로부터 턴테이블을 돌리는 법을 배우고, 나..

    제시하지 말 것

    정답(이라고 생각한 어떤 것)을 제시하거나 기준을 만들지 말 것.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기준은 많지만 정답은 없다.그렇게 살아도 되고,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이렇게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좋지만, 이렇게 살지 않아야겠다는 결심도 좋은 거다.가끔은 후자의 결심이 더 중요해지는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