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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대학원 동기 모임

    2월 24일. 이런 것도 다 1, 2차로 나눠서 하나 싶다만. 2차 대학원 동기 모임을 했다. 1차 때 못온 사람들을 위한. 나는 뭐 평생 자동참석 의무를 지고 있어서 당직근무의 피곤함 따위 변명하지 않고 갔다. 결혼식 이후 몇년 만인가. 올해 학부모가 된다니. 내가 늙었구나 새삼 생각하지 않으려면 이들을 만나지 말았어야... 대학원 다닐 때 치던 장난을 십몇년만에 해도 유쾌한 시간. 하나도 안변했다고들 하지만, 그건 우리가 공유했던 그 때의 시간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참 좋았던 시절을 불러와서 생기는 착시일 뿐이라고. 정말로 우리가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속으로 혼자 생각했다. 나도 산통 깨지 않을 눈치 정도는 있으니까.종종 만나기를 바라지만. 살다보면 참 어려운 일이 만나고..

    몇년만에 대학원 동기 모임

    반가운 얼굴들. 작년 12월에 살짝 바람 넣고 배후조종한 결과 오늘 모임 성사. 대학원 입학 13년이 흘렀고, 이제는 각자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빛나는 사람들. 사실 이제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대화가 줄어든 건 부정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만나서 수다 떨 수 있는 건 들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 어쩌면 우리는 서로 비슷해서 만나면 즐거운 것이 아니라, 최소한 들어주는 태도를 기본으로 깔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즐거운 것은 아니었을까. 그나저나 이 사람들 참 안 늙는다. 그리고 역시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어야. 화질이 이게 뭔가.

    잭 다니엘

    부지런히 칼퇴근 해서 미용실 들렀다가 집에 와서 샤워하고 빨래를 개던 중, S형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 명절 선물이라고 술을 받아왔다. 이 형은 항상 뭔가를 준다. 뭐라도 하나 줘서 보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처럼. 그런데 '혼자 적적할 때 한잔씩 해라' 이 멘트는 좀.

    맷집

    살면서 중요한 것은 맷집이다. 전투력 높은 것도 뭐 중요하겠다만, 맷집 좋은 것만 못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살다보면 잽도 던져야 하고 훅도 날려야 하며, 때로는 제법 강한 어퍼컷도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이것도 일단 맷집이 기본은 되어야 써먹을 수 있다. 한방에 나자빠져서야 잽 던질 기회도 없을테니. 진짜 복싱에서는 펀치의 위력이 가장 우선하겠지만, 인생에는 맷집이 더 중요하다.영화 '주먹이 운다'는 맷집의 서글픈 위대함을 보여준다.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이지만 지금은 먹고살기 위해 돈을 받고 맞아주는 일을 하는 강태식(최민식). 타고난 건 금수저가 아닌 맷집 뿐. 그거라도 생계수단으로 삼아야 하는 태식의 인생은 밑바닥에서 허욱적거릴 뿐이다. 허세는 태식의 밑바닥을 더 선명하게 드러낼 뿐이다.영화에..

    눈길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구간이 제법 있다. 심장 쫄깃쫄깃 하면서 지나간다. 뒷바퀴가 좌우로 미끌 할 때마다 온몸에 긴장이. 다행히 오늘도 짜빠링은 없었다. 오래 전 빙판길에서 어랏 할 겨를도 없이 길바닥에 나뒹굴었던 경험 때문인지 눈길 지나갈 때면 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