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50

꽃은 흔들리며 핀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잖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흔들리잖고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서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비바람 속에 피었나니 비바람 속에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빗물 속에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젖지 않고서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이것은 '우동'이다. '우아한 라이더 동영상' ㅎㅎ

diary 2007.04.29

길 / 정희성 아버지는 내가 법관이 되기를 원하셨고 가난으로 평생을 찌드신 어머니는 아들이 돈을 잘 벌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어쩌다 시에 눈이 뜨고 애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 나는 부모의 뜻과는 먼 길을 걸어왔다 나이 사십에도 궁티를 못 벗은 나를 살 붙이고 살아온 당신마저 비웃지만 서러운 것은 가난만이 아니다 우리들의 시대는 없는 사람이 없는 대로 맘 편하게 살도록 가만두지 않는다 세상 사는 일에 길들지 않은 나에게는 그것이 그렇게도 노엽다 내 사람아, 울지 말고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아라 평생에 죄나 짓지 않고 살면 좋으련만 그렇게 살기가 죽기보다 어렵구나 어쩌랴, 바람이 딴 데서 불어와도 마음 단단히 먹고 한 치도 얼굴을 돌리지 말아야지 초등학교 때였다. 담임선생님이 무슨 신상조사서같은 것을..

diary 2007.04.24

황사

올해 들어 가장 심한 황사가 왔다. 그나마 광주지역은 좀 나은 모양이다. 서울/경기지역은 정말 숨 쉬기도 싫을 정도일 것 같다. 참다 참다 참다 못하여, 오후에 자전거 타고 나갔다. 어제도 비 때문에 라이딩 못했는데, 오늘마저 쉴 순 없었다. 국가공인연구소(?)에서 검증받았다는 황사차단 마스크로 무장하고 달렸다. 도로를 달리는데 자전거 한대도 못봤다. ^^;; 내일은 황사가 좀 약화된다니 다행이다. 얼마전 영광 쪽에 60미터가 넘는 파도가 해변을 덮쳤다는데, 기상이변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다. 두렵다. 지구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아니, 인간의 산업문명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diary 2007.04.01

흔들리며 피는 꽃

범능스님이 부르는 노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잖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흔들리잖고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서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비바람 속에 피었나니 비바람 속에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빗물 속에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젖지 않고서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자연에서 시상을 떠올리고, 그것을 인간사에 조화시키는 시인의 섬세함.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하지만 시들 때까지 흔들리기만 하는 꽃도 없다. 흔들리다가도 보란듯이 우뚝 서는 때가 있다. 흔들리기만 한다면, 꽃도 사랑도 어찌 견딜 수 있을까. 흔들릴까..

diary 2007.03.03

행동하지 못했다.

시내에서 볼 일을 보고 학교로 돌아왔다. 배가 고파서 바로 1생 학생식당으로 갔다. 식권 판매소로 가서 줄을 섰다. 내 앞에는 한 여성이 꼬마 아이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아이는 급기야 엄마의 손을 놔버리고 저만치 가서 혼자 막 돌아다닌다. 아이가 걱정된 그 여성은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식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야 하니까 아이를 다시 데리러 가지도 못하는 눈치다. 엄마의 속도 모르고 아이는 돌아오라는 엄마의 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 여성이 식권을 살 차례가 되었는데 아이를 지켜보랴, 식권값을 치르랴 안절부절 못하는 게 역력했다. 나는 바로 뒤에서 그 광경을 느긋하게 지켜보고만 있었다. 최소한 서두르라고 눈치를 주지는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밥을 타와서 혼자 테이..

diary 2007.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