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오늘 집에 들어오니 내 책상 위에 만원권 지폐와 편지가 놓여 있었다. 내일 대학원 졸업식인데, 부모님이 못 오시게 되었다. 아들놈 서운할까봐 걱정하시는 게 역력하다. 주무시고 있는 아버지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우리 집안에서 석사는 나 뿐이라며 '최고 학벌'이라고 하신다. 지난 설날에는 은근슬쩍 내 학위논문을 거실의 장식장 위에 꺼내놓으신 적도 있다. 친척들 보라는 듯. 병원에 계시는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괜찮다'고 했다. 어머니는 '네가 괜찮으면 나도 괜찮다'고 하신다. 나는 정말 괜찮다. 졸업식 따위야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다. 오히려 가는 게 좀 귀찮긴 하다. 다만 부모님에게 석사모 씌워드리고 사진 몇 장 찍어드리는 도리를 지키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그러지 못해서 부모님이 서운할.. diary 2008.02.26
헝그리 렌즈 어제 중고로 구입한 EF 50mm f1.8 II 렌즈가 오늘 도착했다. 헝그리 포토그래퍼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광각부터 망원까지 최강 헝그리 렌즈군을 완비할 수밖에. 광각~표준 줌렌즈는 EF-s 18-55mm f3.5-5.6 USM (번들렌즈) --> 6만원 밝은 표준 단렌즈는 EF 50mm f1.8 II (쩜팔) --> 8만원 망원 줌렌즈는 EF 70-210mm f3.5-4.5 USM (애기흑통) (오늘 중고거래 성사, 배송중) --> 18만5천원 광각부터 망원까지 전 화각을 완비하는 데 총 32만5천원 들었다. 캐논의 웬만한 L렌즈 1개의 중고가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비싼 렌즈가 좋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비싼 렌즈가 좋은 사진을 확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가.. diary 2008.02.26
캐논 EOS 20D 장만, 기분 좋은 거래 얼마 전 다시 카메라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 동한 후 속을 꽤 앓았다. 내 주머니 형편에 DSLR을 다시 시작한다는 게 잘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결심을 번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돌아서버린 마음을 되돌려 놓는 것은 쉽지 않았다. 번복을 거듭하다 결국 마음 먹었다. 최신 기종은 포기했다. 대신 가격이 많이 내려간 중고 기종으로 눈을 돌렸다. 캐논 EOS 20D 외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사실 성능으로 치면 여전히 매우 쓸만하다. 워낙 최신 기종에 대한 유혹이 심해서 그렇지. 렌즈는 아직 EF 18-55mm f3.5-5.6 II USM 하나 뿐이다. 중고 6만원짜리 번들렌즈. 이보다 저렴한 렌즈는 없다. 앞으로도 장만해야 할 게 많다. 예전처럼 헝그리 정신으로 버텨야 한다. 장비는 헝그.. diary 2008.02.20
욕심 "... 사회적으로 사람을 인정하는 데 제일 쉽게 판단하는 기준이 그 사람의 소비생활입니다. 마을 공동체 안에서는 특별히 꾸미지 않아도 저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미리 다 알고 있으니까 관계가 없지만, 대중사회가 되면서 길에서 잠깐 스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판단할 기준이 그것밖에 없어요. 자기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가 하는 것은 스스로의 내면적인 느낌에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 (녹색평론 2008년 1-2월호 신년대담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p.33) 누군가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는 배경에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할 것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는 것은 그이와의 관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꾸밈만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잠.. diary 2008.02.17
새 핸드폰 그리고 X5L 수리 핸드폰을 바꿨다. 4년만이다. 쓰던 핸드폰에 당장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통화와 메시지 송수신 기능만으로도 충분했다. 신기종으로 바꿀 이유가 없었다. 기계를 바꿔봤자 폐기물 하나 더 내놓는 것 뿐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결국 바꾸고 말았다. 왜? 공짜라는 말에 혹 해서! 엄밀히 공짜는 아니다. 번호이동을 해서 가입비를 내야하니까. 기계값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뿐. 쓰던 구식 핸드폰이 갑자기 고장나면 저장된 전화번호가 모조리 망실될 수도 있다는 지인들의 우려도 한 몫 했다. (294명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었다. 정리가 필요하다!) 내심 최신 핸드폰에 대한 소유욕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의 낡은 핸드폰이 나름 가치가 있긴 했다. 좀처럼 보기 힘드니까! 새 핸드폰으로 mp3 음악도 들.. diary 2008.02.13
광주천의 쇠백로 요즘 광주천에 가면 겨울철새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청둥오리, 고방오리, 왜가리, 쇠백로... 도시 하천에서 철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광주천에서 수달도 발견되었다는데, 우연히 맞닥뜨릴 행운이 있을까? diary 2008.02.09
인터뷰+기사작성=돈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쓴다. 요즘 이런 일로 돈을 벌고 있다. 인터뷰하는 대상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종사자들이라 쉽지 않다. 인터뷰를 해도 감을 잡기 어렵다. 쓰는 용어조차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인터뷰가 튼실하지 못하니 당연히 기사 작성이 곤욕스럽다. 돈 벌기가 어찌 쉽겠는가! 하고 스스로 위안 삼을 뿐. diary 200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