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71

별일 없이 산다 - 신자유주의 저항가?

장기하와 얼굴들 하면 '싸구려 커피'를 먼저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겠다만. 나는 첫번째 정규앨범 수록곡 중에서 '별일 없이 산다'를 최고로 친다. 작년에 발매된 이후 들었을 때에는 이별(정확히 말하면 차인거지)을 견디는 중인 자가 '너 없이도 나는 잘 산다'는 식의 자기방어적 심리를 노래한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런 노래일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가사를 음미하고 음미하다가 문득 이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팍 쳤다. 이건 그냥 좀 튀는 가사가 아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을 노래하고 있다는 황당무계한 생각. 별일 없이 산다 - 장기하 작사/작곡 니가 깜짝 놀랄만 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거다 뭐냐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music 2010.06.01

이장혁 vol.2 ...... Oświęcim

어떤 식으로든 음악은 사람의 영혼에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인 나는, 이장혁의 존재는 한국 음악계가 가질 수 있는 축복으로 이해한다. 이장혁의 두번째 앨범에 실린 '아우슈비츠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좀 오래된 사진들을 꺼냈다. 음악과 사진의 결합이 내 안의 정서들을 증폭시키기를 기대했으나, 웬걸. '이 때만 해도 사진 참 못 찍었군' 싶다. 그렇다고 지금은 잘 찍는거냐 묻는다면, 그저 웃을 뿐이고. 어쨌든 플래시 파일을 뚝딱 만들어주는 유틸을 구해서 후다닥 슬라이드쇼 하나 만들었다. 음악이 메인 요리고, 사진은 깍두기 정도로 봐주시길. 끝으로 사용된 사진들은 어떤 의미에 따라 선정된 건 아니고, 곡의 길이에 맞추다보니 막 집어 넣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ㅋ 아래 '더보기'를 클릭하면 음악..

music 2010.04.30

너는 쥐

지난 달 나온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EP앨범 에는 무서운 곡이 하나 있다. 루저들의 정서를 톡 까놓고 노래하던 그가 이렇게 오싹한 곡을 만들 줄이야 누가 알았겠냐. 당신이 조금이라도 예민한 사람이라면, 앨범 제목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전운이 감도는 걸 이미 눈치 깠으리라. 전투형! 달빛요정의 전투. 너무 솔직한 거 아니냐. 앨범 커버 노골적인 것 좀 봐. 풉. 설마 저게 청계천이겠냐. 게다가 설마 '너'가 그 분이겠냐. 4번 트랙 '피가 모자라'도 아주 그냥... ㅋㅋ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나는 개 내가 멍멍대면 너는 찍찍대고 나는 개 너는 쥐 내가 멍멍대면 너는 찍찍대고 나는 개 너는 쥐 나는 개 너는 쥐 왜 날 빨갱이로 만들어 왜 날 혁명가로 만들어 니가 아니어도 나는 개 왜 날 광장으로 내몰아 왜 ..

music 2010.04.23

양식

두고 두고 일용할 양식들. 음악도 식성 따라 가는 건가. 주면 다 먹듯이, 있으면 다 듣는다. ㅋ 거의 10년 넘게 모아온 것들. 돈과 시간, 열정(?), 집요함(?), 승부욕(?)의 결과물. 작년부터 야금야금 태그정리하여 집대성. 드디어 PC-FI의 소스를 갖추게 됐다. 문제는 앰프와 스피커인데. 이건 나중을 기약. ㅠㅠ 음악 폴더에서 'cover.jpg'로 검색해서 '미리보기'로 하니까 썸네일 이미지가 좌르륵 뜨고, 이걸 그대로 스크롤 캡쳐하니까, 어마어마한 이미지를 얻었다. 통으로 안 올라가서 2개로 잘라서 올렸음. 나중에 대형인화해서 한쪽 벽을 도배하면 어떨까 하고 흐뭇한 상상 중. 자전거, 사진, 음악. 내 인생의 비타민. 기가 막힌 건 세가지를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거다.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

music 2010.04.17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2, 3

최뿅뿅 누이가 생일 선물로 준 상품권을 총동원(?)하여 질렀다. 누이께서는 공부하는 데 필요한 책을 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을 샀다. 음악 공부하려고. ㅋ 책을 쓴 박종호씨는 정신과 의사이자 국내 최초 클래식 음반 전문매장 '풍월당'의 대표다. 이 책들은 클래식 동호인이나 입문자에게 가장 많이 '강추'되고 있다. 법정 스님도 생전에 이 책을 읽으며 클래식 음악을 들으셨다는. 여하간 좋은 책을 얻어서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찜찜한 게 좀 있다. 이 책의 출판사가 시공사라는 사실 때문. 알다시피 시공사의 대표 자리에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그래 맞다. 전 전 대통령. ㅋ '전재산 29만원'의 레전드를 자랑하는 그 분의 아들이 시공사 대표다. 그쪽 업계에서는 준재벌로 통한다는데. 자수..

music 2010.04.14

뜨거운 감자 - 시소

영화는 없고 사운드트랙은 있다. 뜨거운 감자의 프로젝트 앨범 '시소'는 그래서 OST가 아니라 'IST'(Imaginary Sound Track)이다. 1번 트랙부터 10번 트랙까지 음악을 들으며 각자의 영화를 상상하게 된다.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예전에 보았던 어느 사랑 영화가 떠오를 수도 있다. 아니면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도. 김C의 목소리가 이렇게 감미로웠나 싶고, 배두나의 짧은 나레이션도 감정선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시적인 가사는 앨범을 통째로 들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10개의 트랙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구성되는 방식은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불현듯 연애를 시작하게 되고, 행복한 시간이 영원하리라는 믿음을 공유하다가, ..

music 2010.04.13

아빠 한대수는 행복하다

예전에 어쩌다 텔레비전을 켰다가 한대수가 나온 걸 보고 바로 채널고정한 적이 있다. 한대수가 텔레비전에 출연한 것 자체가 드문 일인데, 게다가 아침 토크프로그램이라니. 여하간 횡재다 생각하고 시청했다. 한대수는 어린 딸과 함께 출연했었다. 옥산나와 결혼 16년만에 갖게 된 첫 자식. 한대수는 나이 예순에 아빠가 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를 꼽으라면 단연 한대수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마초 기질도 좀 있고, 어떤 면에서는 보수적이기도 하지만. 영원한 보헤미안 한대수가 즐겨 쓰는 독특한 어휘가 있다. 그는 '좋다'는 느낌을 '양호하다'고 표현한다. 맛있는 음식도 '양호하다'고 하고, 멋진 옷도 '양호하다'고 한다. 어떤 인터뷰 기사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양호하다'는 말을 썼더니 사람..

music 2010.04.02

100장의 음반 중 48개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 배철수가 뽑은 100장의 음반 목록을 살펴보니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제법 눈에 띤다. 쓸데없는 호기심이 발동. 배철수의 목록을 보면서 하드 디스크를 뒤진다. 그 결과 100장의 음반 중 48개가 있다. 오! 이 정도면 기대 이상이다. ㅋ 아래 '100장의 음반' 목록에서 굵게 표시한 것이 소장한 음반이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것은 해당 음반은 없지만, 그 뮤지션의 Collection이나 Greatest Hits 등 컴필레이션 앨범은 있다는 뜻. 그나저나 70년대의 음반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음악사의 면에서나 배철수 개인사의 면에서나 중요한 시대였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1. 1950년에서 1960년대까지 로..

music 2010.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