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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과 조선일보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것에 격한 비난이 쏟아지는 사태에 대하여. 1. 노회찬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당신에게 일부에서는 소녀시대가 참석한 것에 대해서는 '니들이 뭔 죄가 있겠냐, 소속사가 나쁜 색키'라고 감싸준다. 이런 애정과 관대함의 1할이라도 노회찬한테 베풀었으면 한다. 진정 당신이 노회찬의 지지자였다면. 정치인을 지지하고 말고 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히 손바닥 뒤집 듯 하는 것인가? 그게 무슨 지지자인가? 진정한 지지자는 대상이 잘못했을 때 따끔하게 비판하고 더 철저한 관심과 연대를 보여서 잘못을 바로 잡도록 만든다. 그게 좋은 지지자다.라고 생각한다. 노회찬의 행동이 못마땅하고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건 당연히 각자 자유다. 그런데 '노회찬을 지지했는데 이번에 ..

opinion 2010.03.09

여성의 권리

3월8일. 여성의 날을 맞아, '낙태는 여성의 권리다'에 대하여 잠깐 학습하다. 무엇보다 낙태찬성은 생명경시이고, 낙태반대는 생명존중이라는 식의 이분법은 옳지 않다고 본다.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어미의 심정이 어찌 생명을 경시하는 행동일 수 있겠는가. 또 낙태를 불법화하여 낙태시술을 음지로 내몸으로써 임신여성의 생명을 위험하게 하는 일이 과연 생명존중인가. 국가를 비롯한 낙태반대론자들이 진정으로 여성과 태아의 생명, 행복을 소중히 여긴다면, 출산과 육아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함께 강조해야 이치에 맞다. 하지만 일단 낳고 보자는 식으로 일관하는 국가와 일부 낙태반대론자들을 보면, 그들이 진정 걱정하는 것은 재생산권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노동력 공급을 위한 적정한 인구증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낙..

opinion 2010.03.08

반도체와 노동자의 죽음

3년 전 3월 6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그녀의 동료였던 이숙영씨, 같은 생산라인의 엔지니어였던 황민웅씨도 백혈병으로 숨을 거뒀다. 이후 '반도체 산업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라는 단체가 꾸려져 반도체 공장에서 일어나는 노동자 건강권 침해에 대한 조사와 산재인정을 위한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피해자 현황 및 작업환경(방사선, 화학물질등)관련 제보들 보기 (반올림에서 정리)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전혀 취재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피해 노동자 유족들에 따르면, 꽤 많은 기자들이 취재를 해갔고, 방송국 카메라도 여러 번 촬영해갔다고 한다. MBC의 '피디수첩'..

opinion 2010.03.08

정치성향

한겨레21이 재미있는 기획을 내놨다. 한국의 정치인, 지식인, 유명인사들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그들을 정치성향 좌표에 표시해본 것. 좌파냐 우파냐, 진보냐 보수냐 하는 건 일단 개념 정의에서부터 논란이 붙기 때문에 꽤나 골치 아픈 문제다. 그래도 남들을 어떤 기준에 의해서 줄세우는 건 제법 재미있다. (이런 재미 때문에 일제고사를 강요하는 것일지도. ㅋ) 여하간 자초지종은 여기에서 꼼꼼히 확인하시기 바란다. 묵묵히 긴 글 읽을 용자는 별로 없을 듯 하지만. 참고 읽어 두면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유명인사들이 응한 것과 똑같은 설문문항도 올려둬서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 자신의 정치성향은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해보시라. 물론 절대적인 결과는 아니고. 이거 보면서 든 생각은. 고등학교 정치 수업시간에..

study 2010.03.05

좋은 사진

자가용 없는 집이 거의 없듯이(우리 집엔 없다. 흠...) 한 집에 디카 하나 정도는 갖추고 사는 세상이 되었으나, 넘치는 건 사진이 아니라 이미지다. 디카의 대중화는 사진의 대중화보다는 이미지의 홍수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내 생각이다. 뭐 사진과 이미지는 과연 다른 것이냐 하는 건 매우 중요한 질문이긴 하다. 하지만 사진은 이미지와는 다른 고유의 영역을 지키고 있는 건 분명하다. 아직까지는. 내가 지인들의 사진을 찍고, 여유 있을 때 인화해서 선물하는 까닭은 스토리텔링을 원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스토리텔링이 산업이나 마케팅 영역에서 주로 회자되지만, 원래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사진은 순간의 정지된 화상이다. 좋은 사진은 아름다운 구도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무엇보..

opinion 2010.03.03

나에 대해서 대충 아는 사람들은 내가 옷차림에 무신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를 좀 아는 사람들은 내가 은근히 멋 부리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안다. 나에게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면, 나도 꽤나 유명 브랜드의 옷을 즐겨 입으면서 몸 치장에 신경 쓰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옷보다는 밥을 우선해야 하니까 그냥 순응하고 살아왔다. 내 인생에 새옷이라는 건 별로 없었다. 어렸을 적에는 물려 받은 헌옷을 입었고, 다 컸을 때부터는 주변에서 사주는 옷을 마르고 닳도록 입었다. 옷장에 있는 옷들은 어림잡아 4~5년 이상 입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나서서 옷을 사는 일은 라이딩용 져지나 등산의류 따위가 거의 전부다. 이것도 수퍼헝그리한 것들이다. 남들 장갑 하나 살 돈으로 상,하의 져지에 양말까지도 산다. ㅋ 수트는..

diary 2010.03.03

아름다운 사람이 아름답다 말할 수 있다

김제동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다. 순천만에 갔다더니, '아름다운 금지'라는 근사한 평을 트윗했다. 이걸 '아름다운 금지'라고 말할 줄 아는 김제동이야말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김제동은 연예계의 보석 같은 존재다. 도시에서도 이런 출입금지가 활개쳤으면 좋겠다. 보행자와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할 곳이 도시에는 지천에 널렸으니까. 이런 금지라면 언제나 대환영이다.

diary 2010.03.01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2007년 1월 30일 독일 영화 독일 사회의 파시즘을 냉랭한 시선으로 파헤친 감독 파스빈더의 작품이다. 남편은 죽고 자식들은 떠나버려 홀로 지내는 50대 여성 청소부가 있다. 그는 독일인이다. 술집에서 우연히 아랍 남자를 만난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다. 둘은 사랑한다. 인종과 국적, 스무살 넘게 차이 나는 나이 따위는 장벽이 아니었다. 장벽은 타인들의 시선이다. 둘을 바라보는 타인들, 사회의 시선은 따갑기 그지없다. 그들의 미천한 신분, 인종적 차이, 나이 차이를 용납할 수 없었던 거다. 사랑이 언제부터 용납의 대상이 되었을까? 나에게 이 영화가 참으로 크게 다가왔던 이유는 단순히 파스빈더의 사회의식 때문은 아니었다. 파스빈더는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착하고 성실한 아랍 남자에게 주변 사람들은 그를 벌..

movie 2010.02.26

사형제 합헌 유감

헌법재판소가 사형제 합헌 결정을 내렸다. MBC에서 뉴스특보로 생중계를 하길래 내심 '이거 위헌 결정 나는 거 아냐'라고 기대했는데. 기자들이 위헌 결정에 대한 모종의 정보를 얻었으니까 생중계까지 하는 거 아니냐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아니다. 기자들도 싱거웠던지 대충 합헌 결정 소식만 전하고 생중계 끝. 사형제 존폐에 대한 토론이나 법리 논쟁은 사실 매우 싱겁다. 양쪽의 논거는 너무 뻔한 말들이라서. 이건 팩트를 둘러싼 싸움이 아니라 어떤 믿음의 영역에 속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예를 들면, 사형제가 범죄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그렇다. 외국의 통계만 들이대도 그냥 박살나는 논거다. 미국 사례만 봐도 개구라가 되는 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냥 믿는다. 왠지 그럴 것 같으니까. 사형 선고를 받..

opinion 2010.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