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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놈이 도둑놈

내가 진보신당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게 잘한 일인지 아닌지 아직 잘 모르겠으나, 정말 잘했다고 확신하는 건 민주노동당 탈당이다. 요즘 서울 관악과 울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확실히 잘한 일 맞다. 일단 불거진 곳이 전국에서 이 두 곳인데, 불행히도 다른 지역에서도 지저분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리라는 의심을 버리기 어렵다. 정말 제 버릇 개 못준다는 말이 맞긴 맞나 보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진보정당 통합 운운하는 걸 보면, 이 분들이 정말 진보정당이 맞나 싶기도 하다. 나는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이 아니라 민주당과 통합해서 민주당 내 왼쪽의 역할을 맡는 것이 진보정당은 물론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본다. 그나저나 진보신당 보기가 참 딱 하다. 민주당에 무시당하더니, 그나마 동지인 민노..

opinion 2010.04.01

'조국'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료해지기는커녕 미궁과 의혹이 꼬리를 문다. 알고 있을만 한, 아니 알고 있어야 하는 쪽에서 설명하기를 회피하고 있으니 인민들은 음모론에 솔깃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어찌나 답답한지 저쪽에서 원하는 게 음모론으로 정국이 혼탁해지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저쪽에서 뭔가 감춰야 할 게 있는 건 분명해 보이는데. 그들의 은폐를 위해 무고한 병사들의 목숨이 희생당한다는 것이 참 가카스럽다. 어떤 추악한 음모 때문이든 아니면 위기관리의 무능력 때문이든, 이 상황에서 분명해지는 건 딱 하나다. 대한민국 군대가 인민의 자식들에게 '애국' 어쩌고 '조국' 어쩌고 하는 게 개지랄이었다는 걸 국방부 스스로 자백한 꼴이다. 오늘 기사를 보니 실종자 가족 인터뷰 중 이런 내용이 있었다. "엊그제 2함..

opinion 2010.03.31

연대의 시작

지난 2월27일 한국젠더법학회가 주최한 ‘저출산 시대, 낙태를 처벌해야 하나’ 세미나에 참석한 김은애 홍익대 법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원치 않는 임신을, 여성이 과연 혼자 하는 것인가’ 먼저 반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낙태를 비난하는 이들은 ‘문란한 성 관계’가 원치 않는 임신을 낳았다고 간주한다. 그러나 하다못해 여성이 피임을 요구할 ‘성적 측면에서의 자기 결정권’을 제대로 갖고 있느냐고 김씨는 되묻는다. 2005년 복지부가 고려대 의대에 의뢰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혼 여성 낙태는 연간 19만 건(58%), 미혼 여성 낙태는 14만 건(42%)으로 기혼 여성 낙태율이 더 높다. 기혼 여성도 이렇게 피임에 실패하는 것이야말로 성 관계에서 여성이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opinion 2010.03.30

100장의 음반 중 48개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 배철수가 뽑은 100장의 음반 목록을 살펴보니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제법 눈에 띤다. 쓸데없는 호기심이 발동. 배철수의 목록을 보면서 하드 디스크를 뒤진다. 그 결과 100장의 음반 중 48개가 있다. 오! 이 정도면 기대 이상이다. ㅋ 아래 '100장의 음반' 목록에서 굵게 표시한 것이 소장한 음반이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것은 해당 음반은 없지만, 그 뮤지션의 Collection이나 Greatest Hits 등 컴필레이션 앨범은 있다는 뜻. 그나저나 70년대의 음반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음악사의 면에서나 배철수 개인사의 면에서나 중요한 시대였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1. 1950년에서 1960년대까지 로..

music 2010.03.30

기네스 필통

기네스 드래프트 써져 유닛용 캔으로 필통 만들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캔 따개가 있는 윗부분을 잘라냈다. 도구는 와인 오프너에 달려 있는 작은 톱니칼. 와인병의 주둥이를 감싸고 있는 알루미늄 캡을 벗겨낼 때 쓰는 거. 캔을 앞에 놓고 적당한 도구가 없을까 생각하던 중 퍼뜩 떠오른 게 와인 오프너였다. 톱니 칼로 캔 상단의 외곽선을 따라 절단 작업을 했다. 얇은 알루미늄이라 많은 힘이 들진 않는다. 캔의 외관에 기스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관건. 또 캔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잡아야 한다. 다 잘라낸 다음엔 날카로워진 곳을 사포로 문질렀다. 물로 헹궈서 말리니 기네스 필통 완성. 만족스럽다. 휴일엔 오직 나만을 위한 노동의 시간을 갖는다. ㅋ

diary 2010.03.29

마음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한다는 것은, 그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해주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나쁜 결과를 낳는 경우도 다반사다. 마음이 가는대로 한다는 것은, 그것이 편하고 쉽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제법 큰 용기가 필요하고 고난을 비켜갈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니까 '내 맘대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대로 하라는 조언은 올바른 것일 수 있으나, 꽤 신중해야 할 일이다. 분명한 건, 마음 가는대로 하는 사람과 마음 가는대로 하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diary 2010.03.28

복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이걸 처음 봤을 때 완전히 반해버렸어요. 내가 20대 때 사랑했던 여자와 똑같이 닮았어요. 이게 내 복수죠." "복수?" "그림 속에 갇혀 있잖아요. 나는 보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볼 수 있죠. 그녀는 한마디도 못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어요." '복수'에 대한 재미있는 견해라서 옮겨둔다. 머리 속에 비워내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나는 가끔 프랑스 영화를 고른다. 철학 책 읽는 것처럼 골치 아픈 프랑스 영화를 보면 딴 생각이란 확실하게 떨쳐낼 수 있으니까. 최소한 영화 보는 동안에는. 사전 정보 없이 고른 는 골치가 아니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영화다. 그래서 잘못된 선택. ㅋ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연기는 어떤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시체가 관에서 ..

movie 2010.03.26

경계도시2 - 누가 레드콤플렉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홍형숙 감독의 시사회에 다녀왔다. 이 다큐영화는 송두율이라는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한국 사회가 유린하고 무릎 꿇게 만들고, 그 뒤 동시에 합심이라도 한 듯 집단적으로 망각한 사건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의 처참한 지적 수준과 앙상한 교양을 끄집어 낸다. 여기에는 진보세력이나 시민사회단체 세력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증언한다. 물론 '개인보다는 운동대오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명분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송두율씨에게 사실상 전향을 '훈수'한 것은 진보세력조차 레드콤플렉스를 뛰어넘지 못했음을 자인한 것이었다. 극우세력은 성난 얼굴로 송두율씨에게 전향하라고 윽박지르고, 진보세력은 안타까운 얼굴로 전향을 요청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가보안법에 희생당하고, 국가보안법을 온몸으로 반대하지만, 결국 국가보안법의 프레임..

movie 2010.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