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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이 산다 - 신자유주의 저항가?

장기하와 얼굴들 하면 '싸구려 커피'를 먼저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겠다만. 나는 첫번째 정규앨범 수록곡 중에서 '별일 없이 산다'를 최고로 친다. 작년에 발매된 이후 들었을 때에는 이별(정확히 말하면 차인거지)을 견디는 중인 자가 '너 없이도 나는 잘 산다'는 식의 자기방어적 심리를 노래한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런 노래일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가사를 음미하고 음미하다가 문득 이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팍 쳤다. 이건 그냥 좀 튀는 가사가 아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을 노래하고 있다는 황당무계한 생각. 별일 없이 산다 - 장기하 작사/작곡 니가 깜짝 놀랄만 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거다 뭐냐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music 2010.06.01

심상정을 울린 씨발놈들

어제 오후부터 심상치 않은 소식들이 들리더니, 오늘 일이 나긴 났구나. 심상정 후보가 사퇴하고 거기다가 유시민 지지까지 호소해버렸다. 당원도 아닌 내가 봐도 분통 터지고 서글픈 일인데 진보정당 가시밭길에 몸 바쳐 시간 바쳐 돈 바쳐, 그러니까 인생을 바쳐온 당원들 속은 오죽하겠냐. 지금 쏟아지는 당원들의 격한 반응을 심상정은 온전히 받아야 할 책임이 있다.(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 것이고 그럴 자질도 충분한 사람이다) 솔직히 욕을 안할 수가 없다. 도대체 언제까지 보수정당의 '비판적 지지' 사기극에 한줌도 안되는 진보정당의 씨를 희생해야 한단 말이냐. 씨발놈들. 한두번도 아니고. 선거 때마다 존나 짜증난다. 실력이 안되면 안되는대로 인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거 아니냐. 평소엔 반성도 성찰도 정책..

opinion 2010.05.31

저질 선거

1. 언제쯤에나 제대로 된 선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하다. 북풍, 노풍, 역풍. 풍풍풍. 무슨 아라한장풍대작전도 아니고. 저기서도 바람, 여기서도 바람. 바람만 불어대는 저질 선거다. 뭐 모든 바람이 나쁜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북풍 따위는 고약한 냄새 풍기는 더러운 바람이라는 건 명약관화한 것이고, 노풍은 이해되는 면도 있다. 그래도 바람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를 치르겠다는 건 좀 얕은 수이고, 정치발전이나 인민의 이익과는 꽤 거리가 멀다. 바람이 불면 정책과 공약이 설 곳은 사라진다. 더군다나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이 되어야 하는 건 씁쓸한 일이다. 하긴 선거 역사상 모든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대리전이었다. 재보궐 선거마저 아무개 정권의 심판, 중간평가 따위 논리로 평정되다시피 했으니...

opinion 2010.05.27

'체계와의 불화'

2007년 5월 8일 실습 2주째, 체계가 개인을 얼마나 무력화하는지를 체감하는 중이다. 체계의 견고한 그물은 끊임없이, 야금야금 개인을 옭아매고 무장해제시킨다. 그리하여 믿음을 조각내고, 조금씩 체계에 기대어 자기합리화를 하게 만드는 것 같다. 체계 속에서 맺는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타인의 타성적인 행동, 매너리즘에 빠진 집단의 모습을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자기변명의 근거로 내면화해버리기 쉽다. 버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체계 속에서 개인의 자율과 자존을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철학하는 사람 k는 '체계와의 불화'를 말했다. 체계와 화합하는 것이 아니라, 쉼 없이 갈등을 만들고, 스스로 긴장을 가진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공교육이라는 체계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지만, '공'이 어떤 '공'이..

diary 2010.05.24

투표의 기준

6·2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운동이 내일부터 시작한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진보신당에 대한 후보단일화 압박이 협박 수준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긴 하다. 늘 그래왔으니 어쩌겠냐 싶기도 하고. 그 놈의 '비지론'은 어찌 된 게 세월이 갈수록 줄어들기는커녕 더 심해지는지 모르겠다. 여하간 선거라는 게 존재하는 한 '비지론'의 생명도 영원할 것 같긴 하다. '비판적 지지'론을 줄여서 '비지론'이라고 하는데, 자꾸 콩비지가 떠오른다. '싼게 비지떡'의 '비지'가 '비지론'의 '비지'와 가장 가까운 뜻으로 통하지 않을까 싶다. 뭔 소리냐. '비지론'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비지떡 수준이다 뭐 그런 소리다. 이런 말 하면, '닥치고 단일화'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지금은 비지떡이라도 지켜야 할 시국이다'는 식으로 겁을 주겠..

opinion 2010.05.19

장래희망

한국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변천사를 정리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물론 초등학생 때 꿈꿨던 장래희망대로 어른이 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을 통해 당대의 사회상을 읽는 게 뜬금없는 일은 아닐 것 같다. 내 생각엔 왠지 제법 정확하게 사회상을 반영하지 않을까 싶다만. 아이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를 정확하게 따라 배우는 법이니까. 이런 추정을 한번 해보는데, 음... 60-70년대에는 군인이라는 직업이 장래희망인 아이들이 꽤 있었을 것 같다. 90년대 들어 오늘에 이르면 그 수는 가파르게 줄었을 것 같고.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80년대에도 장래희망이 '장군'인 놈들이 꼭 있었다. 요즘 초등학생들 중에 군인이 장래희망인 아이들이 있을까 싶다. 군인 가족이라면 모르겠다만. 과학자는 ..

opinion 2010.05.16

이건희가 부럽냐?

최근 삼성생명 상장으로 이건희씨가 소유한 삼성생명 지분가치가 4조 5천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 지분 가치 4조 1천억원 등을 합하면 무려 8조 8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당신은 이건희씨가 부럽습니까? ①매우 부럽다 ②부럽다 ③그저 그렇다 ④부럽지 않다 ⑤전혀 부럽지 않다 이런 여론조사 한번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리고 이건 뽀나스. 다음 지문을 읽고 질문에 답하삼. 은 삼성생명이 병원과 건강보험관리공단, 경찰 등에서 보험계약자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보험금 불지급률과 불지급액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활용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위해 각 기관 실무자들을 '협력자'로 분류하여 '관리'해왔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당사자도 기억 못하는 오래된 의료정보들을 불법으로 ..

opinion 2010.05.16

518 산성

광우병 촛불집회 때 경찰은 대형 컨테이너를 동원해 광화문 광장 촛불과 청와대 사이를 막았다. 사람들은 'MB산성'이라고 불렀다. 경찰의 발상 자체가 기괴한 것이기도 했고, 주권자와 소통하기를 대놓고 거부하는 주권 피위임인 MB를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주권자와 주권 피위임인 사이에는 거대한 '산성'이 있었다. 말할 권리가 있는 자와 들을 의무가 있는 자 사이에 놓인 대형컨테이너들은 외면의 상징이 되었다. 말하지만 듣지 않고, 듣지 않으니 말하지 않는다. 나는 감히 '518 산성'이라는 개인적인 조어를 세상에 내놓는다. 518 산성은 MB산성과 다른 점이 있다. MB산성은 듣지 않으려는 자가 쌓은 것이라면, 518 산성은 말하려는 자와 들어야 할 자, 침묵하는 자 모두가 함께 쌓아 올린 것이라는 것..

opinion 2010.05.15

누군가는

"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 있어야 한다" 내가 한명숙, 유시민이 아니라 노회찬, 심상정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노와 심이 우리에게 '누군가'가 되어줄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선거는 확실한 편가르기다. 주저없이 노동자를 말하고, 당당하게 노동자의 편에 서 있는 후보가 누구냐. 이런 게 중요하다. 되냐 안되냐 하는 당선 가능성이나, 닥치고 반MB 따위보다는 확실한 '누군가'를 가려내는 것이 우리 삶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원문보기 >>>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7932 삼성전자와 IBM & 죽음과 침묵 고 박지연씨를 생각하며…"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야 한다" 며칠 전 가까운 친구가..

study 2010.05.13

벽걸이 형(?) 헤드폰 거치대 제작기

아쉬운대로 저렴하게 헤드파이로 음감하는데, 헤드폰을 보관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 지금까진 책장 빈 곳에 대충 구겨 넣어두고 살았는데, 나름 마음 먹고 산 놈이라 미안하기도 하고. 단선 걱정도 되고 해서. 짱구를 좀 굴려봤다. 테이블 위에 두고 쓸 수 있는 스탠드형 헤드폰 거치대 상품들이 있긴 하다. 요로코롬 멋지구리한 놈도 있다 말이지. 근데 헤드폰 하나 걸어두는데 화폐씩이나(?) 쓰긴 좀 그렇고. 책상도 좁아서 스탠드 형은 별로다.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아이디어가 번쩍! 세탁소 옷걸이로 벽걸이 형을 만드는 거다. 요런 걸 구상했다 이말이지. 돈 안들고, 공간활용도 좋고. 근데 헤드폰 위쪽을 감싸고 있는 저 비니루 같은 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택배시대에 없어선 안될 뽁뽁이다. 헤드폰 기스 날까봐 감아놓..

diary 201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