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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으니까 하느냐, 가능하니까 하느냐

옳은 일이니까 한다는 것과 가능한 일이니까 한다는 건 아주 다른 일이다. 옳다는 건 알지만, 불가능하다고 느껴져서(이거 '느낌'인 경우가 많지 않냐?) 하지 않는 사람은 많고, 옳은 일이니까 일단 시작해서 가능성을 높이는 사람은 눈물나게 적다. 이런 숫적 열세 때문에 옳은 일은 대부분 정말로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거나,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로 취급당하기도 하고 그런다. 마이너리티의 비애 비슷한 게 된다. 정의와 가능성. 둘 사이에서 이리저리 줄타기 하면서, 그때 그때 입장 바꿔가면서 약간은 비겁하게 사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꼴이다.라는 생각은 든다. 누군가의 비겁함을 탓하려면, 비겁하냐 안하냐가 아니라 얼마나 비겁하냐가 정확한 질문이 되겠다. 이게 나쁘다고 말할 자신은 나에게 없고. 우리가 일..

opinion 2010.05.11

광주-윤난실, 부산-김석준, 서울-노회찬, 경기도-심상정

살면서 꼭 한번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곳 중에 법정이 있다.(피고인이나 검사, 변호사로 말고 그냥 방청객으로) 그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들을 차분히 보고 있으면 고단한 삶과 그마저도 긍정하고 살아가는 징한 의지력이 느껴져서 마음이 짠해지고, 겸허해지기도 하고. 뭐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을 갖게 된다. 비슷한 이유로 시내버스 첫차도 살면서 꼭 한번은 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타보면 안다. 노회찬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새벽 4시 시내버스 첫차에 타는 사람들(강북에 살면서 강남 빌딩을 청소해야 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이야기하는 거 꽤 의미 있는 일이다. 노회찬은 지금까지 투명인간이어야 했던 그들을 복원하겠다고 했다. 이게 단순히 그들의 임금을 올리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일을 뜻하는 건 아닐 거다. ..

opinion 2010.05.09

주식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금이 '사상 최대'라고 언론회사들이 삼성을 기사로 빨아주신다. '공모주 청약'이라는 그럴싸 한 말로 둔갑시켰지만, 쉽게 말해 돈 놓고 돈 먹기 하는 거잖아. 이게 다 돈 놓는 자 따로 있고, 돈 먹는 자 따로 있는 게임이라는 건 희극이고. 이런 불멸의 법칙을 알면서도 '자신만은 예외', 또는 '이번만은!'이라고 믿게 만드는 돈의 사악한 마법에 걸려들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게 비극이고. 주식으로 돈 벌었다(그러니까 다른 누군가의 피눈물에 기반한 불로소득!)는 말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고, 그 사람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건 참극이다. 주가가 계속 오르려면 기업은 계속 이윤을 올려야 한다. 작년보다 올해 이윤을 더 올리지 않으면 주가는 오르기 어렵다. 이윤을 내지 않는 회사에..

opinion 2010.05.05

개콘 포에버

아. 어제 개콘을 했구나. 드디어. 하고 부랴부랴 다운 받아 봤다. 무려 한달 만인가.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추모분위기 어쩌고 하며 개콘 방송을 한달 넘게 중단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 설마 한달동안 동혁이 형 큰집으로 불러서 '쪼인트' 깐거야? 이런 초현실적인 현실이야말로 개콘보다 더 한 개그가 아니냐. 내가 거의 유일하게 보는 TV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나를 분노케 했다. 지들 맘대로 인민의 웃음을 통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런 정신 상태의 소유자들은 정말로 추모를 하는 것이냐, 추모.하.기.로. 한 것이냐? 세상 참 더러워지긴 했다. 세상 더러워도, 개콘 포에버!!!!!!!

diary 2010.05.03

이장혁 vol.2 ...... Oświęcim

어떤 식으로든 음악은 사람의 영혼에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인 나는, 이장혁의 존재는 한국 음악계가 가질 수 있는 축복으로 이해한다. 이장혁의 두번째 앨범에 실린 '아우슈비츠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좀 오래된 사진들을 꺼냈다. 음악과 사진의 결합이 내 안의 정서들을 증폭시키기를 기대했으나, 웬걸. '이 때만 해도 사진 참 못 찍었군' 싶다. 그렇다고 지금은 잘 찍는거냐 묻는다면, 그저 웃을 뿐이고. 어쨌든 플래시 파일을 뚝딱 만들어주는 유틸을 구해서 후다닥 슬라이드쇼 하나 만들었다. 음악이 메인 요리고, 사진은 깍두기 정도로 봐주시길. 끝으로 사용된 사진들은 어떤 의미에 따라 선정된 건 아니고, 곡의 길이에 맞추다보니 막 집어 넣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ㅋ 아래 '더보기'를 클릭하면 음악..

music 2010.04.30

중경삼림

"살다보면 낙담에 빠질 때가 있다. 가슴이 아프면 나는 자전거를 탄다. 한참 정신 없이 타다 보면 몸 속의 수분이 빠져나간다. 그러면 더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영화 에서 '경찰 223'(금성무)의 대사 패러디- 을 처음 본 게 1995년 비디오방에서다. 수업을 제끼고 갔나, 공강시간에 갔나 기억나진 않지만, 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던 건 분명하다. 그 땐 금성무나 양조위나 '찌질한 녀석'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반감은커녕 보면 볼수록 공감되는 찌질함. 살면서 누구나 찌질해지는 때가 있는 법이니까. 어쩌면 자신이 찌질하다는 걸 모를 때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일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자기 감정에 솔직하게 살고 있는 것이니까. 나의 구체적 현실이었다면 찌질하기 이를 데 없는 모..

movie 2010.04.29

너는 쥐

지난 달 나온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EP앨범 에는 무서운 곡이 하나 있다. 루저들의 정서를 톡 까놓고 노래하던 그가 이렇게 오싹한 곡을 만들 줄이야 누가 알았겠냐. 당신이 조금이라도 예민한 사람이라면, 앨범 제목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전운이 감도는 걸 이미 눈치 깠으리라. 전투형! 달빛요정의 전투. 너무 솔직한 거 아니냐. 앨범 커버 노골적인 것 좀 봐. 풉. 설마 저게 청계천이겠냐. 게다가 설마 '너'가 그 분이겠냐. 4번 트랙 '피가 모자라'도 아주 그냥... ㅋㅋ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나는 개 내가 멍멍대면 너는 찍찍대고 나는 개 너는 쥐 내가 멍멍대면 너는 찍찍대고 나는 개 너는 쥐 나는 개 너는 쥐 왜 날 빨갱이로 만들어 왜 날 혁명가로 만들어 니가 아니어도 나는 개 왜 날 광장으로 내몰아 왜 ..

music 2010.04.23

양식

두고 두고 일용할 양식들. 음악도 식성 따라 가는 건가. 주면 다 먹듯이, 있으면 다 듣는다. ㅋ 거의 10년 넘게 모아온 것들. 돈과 시간, 열정(?), 집요함(?), 승부욕(?)의 결과물. 작년부터 야금야금 태그정리하여 집대성. 드디어 PC-FI의 소스를 갖추게 됐다. 문제는 앰프와 스피커인데. 이건 나중을 기약. ㅠㅠ 음악 폴더에서 'cover.jpg'로 검색해서 '미리보기'로 하니까 썸네일 이미지가 좌르륵 뜨고, 이걸 그대로 스크롤 캡쳐하니까, 어마어마한 이미지를 얻었다. 통으로 안 올라가서 2개로 잘라서 올렸음. 나중에 대형인화해서 한쪽 벽을 도배하면 어떨까 하고 흐뭇한 상상 중. 자전거, 사진, 음악. 내 인생의 비타민. 기가 막힌 건 세가지를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거다.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

music 2010.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