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ycle 127

아픈 역사의 고갯길

음력 3월2일. 제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라이딩을 다녀왔습니다. 코스는 너릿재 옛길.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라 조용하고 위험하지도 않아서 참 좋더군요. 너릿재 옛길은 아픈 역사가 깃든 곳입니다. 1971년에 너릿재 터널이 완공되기 전에는 바로 이 길로 사람들이 넘나들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 때에는 이 곳에서 수많은 농민들이 처형당했다고 합니다. 1946년 8월 15일. 해방 1주년이지요. 이 날 광주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가하고 너릿재를 넘어가던 화순 탄광 노동자들이 미군에 의해 학살당하기도 했습니다. 30여명이 죽고, 500여명이 부상당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전국노동조합평의회 소속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이 학살 사건은 같은 해 '9월 총파업'의 불씨가 되었다고 합니다. 1980년 5·18민중항쟁 때..

bicycle 2007.04.19

휴일엔 라이딩이 최고!

오늘은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을 달리기로 마음 먹었다. 이래저래 복잡한 마음을 좀 달래보려고. 조용한 길을 달리고 싶었다. 예전에 '5·31모임' 때 두 번 정도 가본 서창 향토문화마을을 목적지 삼아 페달을 밟았다. 서창동 쪽으로 가면 한적한 시골길을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월동을 지나니 도로도 한적하고 무엇보다 조용해서 참 좋았다. 스피커의 볼륨을 낮춰도 흥겨운 음악소리를 방해하는 소음이 없었다. 호기심에 한 마을로 들어갔다. 슬렁슬렁 페달링하면서 마을 안을 돌아다녔다. 자전거 탄 이방인의 등장에 우연히 마주친 마을 사람들이 흘깃 쳐다보는 게 좀 뻘쭘하긴 했다.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좀 아쉬워서 광주천 자전거도로 왕복해줬다. 총 라이딩 시간 약 3시간.

bicycle 2007.04.15

마음이 동하면 가는 거다

점심을 먹고 봉지의 잔디밭에서 담소를 나눈다. 어제와는 달리 바람도 거의 불지 않고, 햇살은 따사롭다. 봄날이다! 속없는 마음은 벌렁대기 시작한다. 동한 마음 어찌하지 못하고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전남대->광주교도소 앞->5.18 묘역 진입로 입구->광주호->식영정->무등산 전망대->전남대 2시간 남짓 달렸다. 땀을 한 바가지 쏟고,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로 학교로 돌아왔다. 배고프다. 몹시. 배불리 저녁밥을 먹었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니 조금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bicycle 2007.04.05

새 라이딩 복장

어제 주문한 7부 쫄바지와 윈드자켓이 도착했다. 택배 받을 주소를 학교 대학원실로 적었는데, 잘 한 짓이다. 오전에 대학원실에서 일하던 중에 물건을 받고, 바로 착용. 오호~ 그런대로 어울린다. 쫄바지는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볼수록 익숙해지는 것 같다. 아마도 나만 그러할 듯. ㅎㅎㅎ 몸에 착 달라붙어서 페달링할 때 무척 편하고, 속패드도 나름대로 승차감을 높여주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오늘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아서 라이더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하던 일 팽개치고 복장 갖춰서 자전거 끌고 나섰다. 담양 쪽으로 해서 5.18 묘역 들러서 학교로 복귀. 성욱이 형이 밥 사준다고 해서 후문에서 만났다. 밥 먹고 후문 체육공원에서 새 복장 구비 기념으로 사진촬영. 이 사진들은 성욱이형으로부터 파일을 받으면..

bicycle 2007.03.31

비 때문에

점심 때까지만 해도 날씨가 참 좋았다. 일하기에는 더 없이 불리한 날씨. 왜냐고? 마음을 동하게 해서 떠나게 만드니까! 그랬던 날씨가 오후에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저녁밥 먹으러 갈 때에는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졌다. 대학원실로 돌아와서 노트북 부여잡고 일하는데, 밖에서 우두두 소리가 났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세찬 바람과 함께 본격적으로 쏟아붓기 시작한다. 자전거를 대학원실에 두고 가야한다. 하룻밤 작별이지만, 안타까움의 깊이는 잴 길이 없다. 비 때문일까. 소주 한 병과 새우깡 한 봉지가 절절히 그리운 밤이다. 아니면, 그걸 빌미로 어떤 사람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bicycle 2007.03.29

비와 자전거, 그리고 Shes gone

집에 가려고 복장을 갖춰 자전거를 끌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비가 내린다. 많이 내리지는 않아서 자전거 타고 갈만 했다. 집 도착 10분 전. 비가 제법 내린다. 그 순간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곡은 Steelheart의 'She's gone'. 늦은 밤 비를 맞으며, 페달링하는데 이 노래를 들으니 그 운치가 썩 괜찮다. 교차로에서 서로 먼저 가겠다고 앞머리 들이대는 자동차들이 뒤엉켜 그 사이로 아슬아슬 지나가야 하는 바람에 그 운치가 오래 가진 못했지만.

bicycle 2007.03.23

혹시 DM 아메리칸 이글 자전거 도난당하신 분?

네이버 '자출사' 카페 광주/전라방에 올린 글. 방금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심상치 않은 일이 있어서 일단 글 올려봅니다. 그러고 보니 전라/광주 방에는 처음으로 글 올리는 것 같네요. ^^;; 시각은 오늘 밤 11시 05분쯤 되었을 겁니다. 화정4거리에서 광주시교육청 방향 도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 중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탄 학생(중3~고1쯤으로 보였음.까까머리에 약간 마른 체형)이 뒤에서 '저기요'라고 부르면서 제 옆에 섰습니다. 그러더니 대뜸 자기 자전거를 가리키며 '이 자전거 얼마쯤 해요?'라고 물어보더군요. 그 순간 왠지 '도난' 두 글자가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그 학생에게 좀 공격적으로 물어봤습니다. '본인이 산 자전거 아니예요? 산 거면 가격을 왜 몰라요?' 그랬더니, '삼촌이 준거라서 몰라요...

bicycle 2007.03.22

속도 조절

새 자저거를 탄 이후로 속도가 좀 빨라졌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집까지 보통 40분쯤 걸렸는데, 요즘에는 30여분만에 도착한다. 좀더 좋은 자전거라 페달링이 조금 수월해진 감은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속도감을 즐기는 것 같다. 타이어 사이즈가 1.95에서 2.1로 더 두꺼워져 속도내기도 힘든데... 내 엔진도 업글됐나보다. ^^ 여하간 속도 조절해야겠다. 자전거나 보행자를 별로 개의치 않는 한국의 교통문화에서 살아남으려면. ㅎㅎㅎ

bicycle 2007.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