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ycle 127

새 자전거를 소개합니다.

지난 2일, 주문한 새 자전거가 도착했습니다. 2007년형 MERIDA SUB40 입니다. 이전 자전거를 도난당한지 꼭 일주일만이었죠. 더 좋은(비싼) 자전거입니다. 내 자전거 훔쳐간 도둑놈 보란듯이, 더 좋은(비싼) 자전거를 장만했습니다. 도둑놈에게 나는 좌절하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다시는 내 자전거를 홀로 남겨놓고 집에 가지 않을 것입니다. 번거롭더라도 되도록 실내 보관을 원칙으로 할 생각입니다. 새 자전거를 소개하며, 역시 시 한편을 적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내 손으로 잡은 변속레버로 따스하게 번져오는 감촉을 주고 받으며 걸레를 들어 그대에게 묻은 흙먼지를 닦아주고 얼어붙은 내 엉덩이를 그..

bicycle 2007.03.07

자전거를 도난당했습니다.

그리 비싼 자전거는 아닙니다만. 학생 신분에 나름대로 큰 돈 들여서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처럼 저에게도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녀석입니다. 본격적인 자전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해준 녀석이거든요. 애지중지하던 녀석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리니 마음 한 구석이 무너져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도난당한지 오늘로 3일째. 날마다 그 장소에 가서 서성입니다. 웬지 그 자리에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서요. ㅠㅠ 주변에서 보시면 꼭 연락부탁드려요. 017-608-9541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내 자전거 훔쳐간 사람이라면, 제발 제자리에 갖다 놓으세요. 4관절 자물쇠로 잠궈둬서 쉽게 절단하지도 못할 것 같은데, 팔아도 그리 큰 돈 만지지 못할텐데, 당신의 마지막 양심에 호소합니다. 내 자전..

bicycle 2007.02.27

페달질을 멈추면 자전거는 쓰러진다

입춘을 맞아 2시간 동안 라이딩 하고 왔어요. 집에 오니까 등짝에 땀이 흥건하더군요. 포근한 날씨였어요. 오늘 자전거 타다가 머리를 탁 치는 교훈을 배웠어요. 광주천변은 지금 곳곳에서 공사중이예요. 시내 음악분수 있는 곳을 지나면 공사하느라 자전거 도로를 모두 파헤쳐 놓은 지점이 나옵니다. 아스팔트를 모두 걷어낸 맨 땅에 커다란 돌덩이들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지요. 요철이 매우 심해서 사람들 걸어다니기에도 불편해요. 그곳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습니다. 쿵쿵... 변속기어를 저단으로 놓고 천천히 페달을 돌리면서 갔습니다. 나름대로 산악 코스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재미나더군요. 이런 오프로드에서는 페달질을 멈추면 안됩니다. 균형을 잃거든요. 변속기어를 저단으로 놓고, 저속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페달을 ..

bicycle 2007.02.04

두 바퀴의 축복 누려보시라

지난 1일 오전. 새해 첫날 늦잠을 즐기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광주드림 홍성장 기자의 전화. "원고 빵구났다. 니가 좀 써라." 잠결에 전화를 받은 나는 엉겁결에 그러마 했다. 전화를 끊고 나는 다시 늦잠 속으로. 잠에서 깨니 원고마감 1시간 전. 느긋하게 일어나서 머리 감고, 늦은 아침밥을 먹었다. 그제서야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판을 두들겼다. 급청탁에는 급원고로 대응한다. ㅎㅎ `두 바퀴의 축복’ 누려보시라 나의 교통수단은 자전거다. 내 몸이 살아 두 바퀴를 굴린다는 사실은 축복이다. 새해에는 더 안전하고 즐겁게 자전거를 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자전거는 다른 연료가 필요 없고, 매연을 만들지도 않고, 귀가 멍할 정도의 소음을 내지도 않는다. 또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한 번 더 바라보고, 그..

bicycle 2007.01.03

빙판길에 자빠링 하다

이틀 만에 다시 자출을 했다. 아침에 꽤 추웠는데, 잔차 타고 엔진을 가동하니 곧 히터가 작동되었다. 그런데 그만 자빠링을 하고 말았다. 자전거 도로의 빙판에 그만 앞바퀴가 미끄러지면서 나는 자전거와 혼연일체가 되어 길바닥에 너부러졌다. 넘어지면서 오른쪽 무릎을 그대로 찧었다. 다행히 주변에 지나는 사람들이 없어서 쪽 팔리지는 않았다. 거의 모든 길의 눈이 다 녹았는데 그 구간은 햇빛이 들지 않는 곳이었다. 내린 눈이 녹았다 얼었다 하면서 울퉁불퉁 얼음길로 변해 있었다. 내려서 끌바할까 하다가 그냥 귀찮아서 조심조심 타고 갔는데, 역시 자빠링하고 말았다. 무릎이 조금 벗겨진 거 말고는 다친 곳은 없다. 옆으로 넘어지면서 팔꿈치도 찧었는데 신기하게도 옷도 찢어지지 않았다. 자전거도 무사하고. 저녁에 집에 ..

bicycle 2006.12.30

아침 자출길의 여유

오늘 아침 자출하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참 예쁘다. 흉하게 떨어져 나온 전선마저 생활의 흔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먹물스러운' 감상! 생활이 곤궁하면 '예쁜 하늘'이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삶의 속도가 빨라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생활이 곤궁하더라도 과분한 속도를 내지는 말자고 다짐한다. 인간의 속도. 누군가에게 미안할 때 '미안함'을 직접 알릴 수 있는 속도. 큰맘을 먹지 않아도 작은 배려를 할 수 있는 상태.

bicycle 2006.12.05

산행 대신 라이딩

이틀간 눈, 비 속을 달렸더니 잔차가 지저분해졌다. 청소 한번 해줘야겠다고 생각. 거실에 신문지 깔고 잔차를 들여놨다. 먼저 칫솔로 잔차 구석구석에 묻어 있는 오물들을 털어냈다. 그리고 체인과 스프라켓 부위도 칫솔로 문질러 모래, 먼지, 기름 때를 어느정도 제거했다. 청소한 김에 앞 변속기 정비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물걸레로 프레임과 잔차의 곳곳을 닦아주었다. 새 잔차가 되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깨끗해지긴 했다. 조금 일찍 일어났다면 무등산에 다녀오려고 했다. 어제 눈이 왔으니 무등산에 가면 눈꽃 세상을 좀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늦잠을 즐긴데다가 잔차 청소와 정비하느라 시간이 많이 흘러가버려서, 정비를 마친 잔차를 타고 광주천 왕복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오늘 춥긴 추웠다.

bicycle 2006.12.03

반갑지 않은 첫눈

오늘 첫눈이 내렸다. 그런데 별로 반갑지가 않다. 잔차 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눈은 내리자마자 그대로 녹아버려서 도로가 젖었고, 잔차의 바퀴와 체인 부위에도 물이 묻어 더러워졌다. 물기 때문에 브레이크의 제동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날씨는 또 왜 이렇게 추운지... 어제와 같은 복장을 입었는데 밤에 집에 가는 길은 추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잔차 타고 5분만 지나면 히터가 나와서 몸이 따뜻해졌는데, 오늘은 20분 쯤 지나서야 히터가 작동했다. 그래도 히터가 과잉난방하여 땀 날 일은 이제 없을 것 같다. mp3플레이어도 꽤 추웠는지, 주행 중에 꺼져버리고 말았다. 몇 번을 다시 켜도 'Low Battery' 메시지가 나오면서 꺼져버렸다. 혹시나 해서 집에서 다시 켜보니까 배터리 만땅이다. 추..

bicycle 2006.12.02

비가 싫어욧!!!

오늘도 변함없이 자출을 위해 복장을 갖추고 잔차를 끌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 젠장.... 다시 잔차를 끌고 집에 들어왔다. 심각하게 갈등했다. 잔차를 두고 버스를 타고 갈까, 비가 그치기를 조금 기다려볼까... 기상청 예보에서는 분명히 강수확률이 30%밖에 안됐는데... 구라청 같으니라고. 학교에 조금 늦게 가더라도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 컴퓨터 켜고 인터넷이나 함시롱~ 날씨는 잔뜩 흐린데, 비가 그친 것 같다. 길바닥도 심하게 젖은 편은 아니고... 다시 잔차 끌고 나가봐야지. 정말 추운 거, 더운 거 다 참을 수 있어도, 눈 or 비가 내리는 건 참을 수가 없다!!

bicycle 2006.12.01

안전한 자출퇴

오늘 자출퇴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좀 있었다. 아침 자출길에는 도로 끝 차선에서 달리고 있는데 버스가 따라 붙었다. 그 차선은 버스전용차로였지만, 난 잔차를 타고 있어서 맨 끝 차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내 딴에는 버스 주행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가능한 한 차선 바깥쪽으로 바짝 붙어서 주행했다. 어느새 버스 한 대가 뒤에 따라붙었고, 금새 교차로가 나오기 때문에 나는 그대로 주행했다. 빨간 불이라 어차피 멈춰야 하니까. 그런데 주행하면서 전방의 신호등을 보니까 파란불로 턱 바뀌는 게 아닌가. 순간 판단을 내려야 했다.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여 횡단보도를 이용해 건널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직진 주행하여 차도로 건널 것인가. 이미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상태이고 교차로로 순식간에 진입했기 때문에 그냥 직..

bicycle 2006.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