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ycle 127

자전거도로, 이러지 말자구

최근 극락교에서부터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까지 자전거 도로가 신설됐다. 행안부가 국비지원해서 구간까지 정해준 사업이라는데. 그런데 그 구간은 자전거는커녕 보행자 찾아보기도 힘든 곳이다. 자동차들만 살벌한 속도로 달리는 구간이지, 자전거 탈만 한 곳이 아니다. 서구청은 '국가 시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적극 동참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설했다고 주장(!)한다만. 한마디로 돈낭비다. 완전히 무용지물이란 말은 아니다만, '녹색성장'이니 'CO2 배출량 감축'이니 뻥치지는 말아야 한다구. 저 길로 자전거가(레저 말고 교통수단) 몇대나 다니겠냐. 18억원이나 썼다는데 와 정말 그럴 돈 있으면 밥 굶는 사람들 한끼라도 먹이는 데 쓰는 게 낫다. 자전거(전용)도로는 도심 한복판에, 자동차가 가장 ..

bicycle 2010.07.15

드들강 라이딩

미니벨로에서 MTB로 전향(?)한 최 형의 첫 라이딩. 예전에 혼자 싸돌아 다니면서 개발한 코스로 안내했다. 목적지는 드들강솔밭유원지.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생략하고. 최 라이더와 함께하는 라이딩은 먹을 게 좀 있다. 이번에 준비된 건 오이와 참외. 더운 날 라이딩엔 오이가 최고다. 그건 그렇고. 주말이라서 드들강 유원지에 사람이 좀 많이 왔다. 평일엔 썰렁하더니. 가족끼리 와서 자리잡고 여기저기서 고기를 굽는다. 흠냐... 한점이라도 얻어 먹어볼까 주위를 어슬렁거리...... 기에는 우리의 나이가 좀 많다. 그냥 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초코파이를 하나씩 까먹었다.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이 정도로도 우리는 즐겁고 신난다. 다시 페달을 돌려서 광주로 귀환. 냉면과 콩물국수로 점심식사. 라이딩 후에는 ..

bicycle 2010.06.10

너릿재는 발파중

광주 라이더의 성지 너릿재 옛길이 훼손되고 있다. 너릿재 옛길은 광주에서 자전거 좀 탄다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오르게 되는 아름다운 길이다. 봄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벚꽃이 눈처럼 흩어 내린다. 좀 과장하면,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해도 될만 한 근사한 길이다. 오늘 실로 오랜만에 너릿재 옛길 라이딩에 나섰다. 만발한 벚꽃을 기대하며. 룰루랄라 즐겁게 페달링 하는데 너릿재 부근의 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고가도로 공사장이 눈에 들어온다. 산의 한쪽 면을 왕창 헐어내버리고 도로를 내고 있었다. 징허다 징해. 아무리 토건족들이 인민의 혈세를 쪽쪽 빨어먹고 산다고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 토건족의 아가리에 갖다 부을 세금은 많고, 밥 굶는 사람들을 위해..

bicycle 2010.04.07

자전거는 위험하지 않아

라이딩 도중 공원이나 벤치에서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흔히 겪는 일이 있다. 바로 주변에 있던 사람들(90% 이상이 아저씨들이다)이 다가와서 자전거에 관심을 보이는 것. 은밀히(?) 접근하여 내 자전거를 슬그머니 살펴본다. 그러고나서 나에게 건네는 첫 질문은 이런거다. "이런 건 얼마나 하요?" 정해진 나의 답변은 이렇다. "제 건 별로 안 비싸요." 이쯤 해서 다른 주제로 대화가 넘어가기도 하지만, 간혹 끈질기게 가격을 묻는 경우도 있다. 가격을 말해주면 이 분들은 별말 없이 가신다. 생각보다 싸서 죄송합니다. ㅋ 그 다음으로 자주 듣는 질문은 '자전거 타면 안 위험하요?'다. 이건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문제다. 하지만 나는 정색을 하고 반박한다. "위험한 건 자동차죠. ..

bicycle 2010.03.14

Debut

최*욱 라이더의 데뷔 라이딩. 제주도 관광라이딩 무산의 원죄를 오늘 라이딩으로 씻을 수 있다고는 감히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의 데뷔전을 함께 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쁘다 아니 할 수가 없다. 갑작스런 콜에 즉각적인 ok를 해준 최 라이더에게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 다만, 다음부터는 좀더 풍족한 열량 덩어리들을 준비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을 털어 놓지 않을 재간이 없다. 물론 나도 뜨끈한 물 정도는 챙겨갈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오늘 라이딩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면, 역시 블랙보다는 화이트의 격조가 높다는 사실. 그래도 최 라이더의 방풍보온 장갑은 정말 부러웠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씨바 내 장갑은 얼음같은 칼바람을 너무 환영하신다.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져... ㅠㅠ

bicycle 2009.12.26

새 코스

요즘 새로 구성한 코스로 라이딩을 한다. 집->풍암저수지->매월동->서창뚝방길->극락교 찍고 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이렇게 왕복하면 총 22km 정도 되는 거리다. 자동차를 가장 피할 수 있는 코스이다. 그래서 매연도 덜 마시고, 시끄러운 소음도 없고, 무엇보다 뚝방길 한쪽으로 푸른 벼가 익어가는 논이 펼쳐져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영산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풍광이 제맛이다. 뚝방길에는 간간히 자동차들이 다니는데 몇몇은 고속도로인양 살벌한 속도로 달린다. 좀 한다는 라이더들에게는 뚝방길이 제법 알려져 있어 간혹 마주치기도 한다. 생면부지의 사람이지만, 두 바퀴를 굴리고 있다는 동질감만으로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눈다. 고개 한번 까딱할 뿐인데도 슬며시 미소지어지는 재미는 해본 사..

bicycle 2009.09.02

다시 페달을 밟으며

지난 해 9월 사고 이후 거의 1년만에 다시 페달을 밟는다. 하루에 잠깐씩 운동삼아 타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한다. 처지가 처지인지라 장거리 라이딩은 떠날 수 없지만, 좋다. 그런데 인근에 마음놓고 속도를 낼만한 코스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몸이란 것이 참 대단하다. 거의 1년여만에 타는 거라 몸이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예상했는데, 웬걸. 며칠 타고 나니까 몸은 금새 예전의 라이딩 스킬을 모조리 재생해냈다. 물론 아직 근력이 예전만 못하니까 페달링할 때 RPM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낸다든가 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좋다. 나는 자전거 타는 것이 좋다. 돈 들이지 않아도 내가 사는 곳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해주고,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거리 만큼 자유롭게 이동시켜주며 내..

bicycle 2009.08.11

오랜만에 라이딩

오늘 저녁에 참으로 간만에 라이딩을 다녀왔다. 자출사 회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너릿재로 고고싱! 땀을 잔뜩 흘리고 올라가서 밤하늘에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에 감탄하며 뜨겁게 달아오른 몸을 식혔다. 역시 너릿재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성지 1호다. 집에 와서 샤워하고 미숫가루 한사발 마시고 복숭아 하나 깎아 먹고 선풍기 바람을 쐬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몇 개 줄었다. ㅋㅋ 일찍 자고 내일도 열공해야겠다.

bicycle 2008.08.10

펑크패치의 재발견

7년째 신는 샌들이다. 세월의 힘을 감당하기 힘들었는지 바닥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한다. 급기야 동전크기 만하게 깨진 곳이 생겼다. 나름 의미 있는 샌들이라 계속 신고 싶어서 수선해야겠다 생각. 집에서 깨진 부위에 붙일 만한 소재를 찾았는데 마땅한 게 없다. 그러다가 머리에 번쩍 하고 떠오른 게 펑크패치(자전거 튜브 펑크났을 때 붙이는 고무). 크기도 딱 맞다. 주저없이 본드 바르고 붙였다. 가장자리 부분은 잘 안 붙어서 순간접착제를 이용했다. 아주 좋다. 오늘 신고 다녔는데 접착도 잘 되었고 만족스럽다. 펑크패치의 재발견이다. ㅎㅎㅎ

bicycle 2008.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