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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을 닮은 사람

아침 등교길. 뜨겁지만 찬란한 햇살에 이끌려 자전거를 돌려 용지로 갔다. 생각지도 않은 연꽃을 만날 줄이야. 조금만 속도를 늦추고, 느긋해지면 보이는 것들이 많다. 연꽃의 열가지 특성을 닮은 사람 이제염오(離諸染汚)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주변의 부조리와 환경에 물들지 않고 고고하게 자라서 아름답게 꽃피우는 사람을 연꽃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을 연꽃의 이제염오(離諸染汚)의 특성을 닮았다고 한다. 불여악구(不與惡俱) 연꽃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 물이 연잎에 닿으면 그대로 굴러떨어질 뿐이다. 물방울이 지나간 자리에 그어떤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이와 같아서 악과 거리가 먼 사람, 악이 있는 환경에서도 결코 악에 물들지 않는 사람을 연꽃처럼 사는 사..

study 2007.08.22

경제대통령 유감

이명박씨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었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가지 도드라지는 사실은 이른바 '경제대통령' 담론이다. 이명박씨의 정치인 이력은 그리 길지도 않을 뿐더러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 그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성공한 경제인'이다. 여기에 서울시장 재직시 '청계천 복원 사업'과 '시내버스 노선개편'을 '해냈다'는 사실이 일종의 '업적'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돼 있다. 또 '경제대통령' 담론은 도덕성 문제를 쉽게 용납하게 만들 정도로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해 '경제'만 살려준다면 도덕성에 하자가 있더라도 상관 없다는 인식이 이명박씨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곧 '경제 성장'을 뜻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경제문제는 단순히 ..

opinion 2007.08.21

시내버스 위협운전, 시청에 민원신청하다

시청 교통불편신고센터에 아래와 같이 민원신청하였다. 2007년 8월 20일 오후 21시 43분 경, 저는 자전거를 타고 전남대 정문에서 전대 사대부중 방향으로 가장자리 차선으로 주행중이었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자동차 경음이 들려서 후방을 확인했더니 시내버스가 저의 옆 차선에서 뒤따라 오고 있었습니다. 당시 전방 20미터에 사대부중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버스가 정차하려는 것으로 판단하여, 버스에게 길을 내주기 위해 속도를 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을 참지 못한 시내버스 운전자는 주행중이던 저의 왼쪽 측면으로 버스를 바짝 붙이면서 제가 주행중이던 차선으로 들어왔습니다. 순간 사고의 위험을 느낀 저는 속도를 줄이면서 인도 쪽으로 자전거를 바짝 붙여 야 했고, 당황한 나머지 넘어질 뻔 하였습니다. 저는 자동차의..

bicycle 2007.08.21

두번째 사랑 : 사랑은 영원하지 않아

소피, 파란 눈과 금발을 가진 여자. 남편은 성공한 한인 2세 남성.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들의 삶. 그러나 남편의 신체적 문제로 그들은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지하, 뉴욕에 불법체류 중인 한국 남성. 연인이 한국에 있다. 하루 빨리 돈을 벌어서 연인을 미국으로 데려오려고 한다. 하지만 불법체류자가 돈 벌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정자라도 팔아서 돈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그마저 거부당한다. 불법체류자는 신분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 임신을 위해 정자가 필요한 소피. 정자를 팔아서라도 돈을 모아야 하는 지하. 거래는 그렇게 시작됐다. 삭막한 섹스는 수단에 불과했고, 거래의 목표는 소피의 임신이다. 소피의 임신을 위한 섹스는 계속 된다. 어느날 우연히 소피의 남편을 보게 된 지하는 소피의 속사정을..

movie 2007.08.20

걷기 좋은 문화전당

얼마전 광주드림에 투고한 글이다. 걷기 좋은 문화전당 국립아시아문화전당내 주차장 규모를 크게 줄이기 위한 조례 개정안이 입법예고되었다고 한다.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문광부의 방침에 광주시가 협조한 결과다. 주차공간 대신 문화공간 확보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자동차의 도심 진입을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화전당 주변을 문화공간과 보행중심 거리로 가꾸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자동차의 역사는 보행 공간의 잠식과 궤를 같이 해왔다. 차도가 넓어지면서 보행자는 ‘갓길’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지금 보행현실을 보라. 보행자가 최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할 인도와 횡단보도에서조차 자동차의 위협과 눈치에 시달려야 한다. 잠시 눈을 돌려 네덜란드를 보자. 네덜란드는 자전거와 보행의 천국으로 유명하다. 자전..

opinion 2007.08.15

안도현의 시배달 - 박형준의 '저곳'

저곳 / 박형준 공중(空中)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방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공중(空中)이라는 말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가지 날아가는 새떼 시·낭송 / 박형준 출전 / 박형준 시집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창작과비평사(2002) "박형준의 『저곳』을 배달하며" '공중(空中)'이란 말, 한자의 형상을 오래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비어 있는 중심입니다. 비어 있으면서 꽉 차 있습니다. '그대'하고는 아직 지지며 볶는 사랑을 나누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간절한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그대'와 화자 사이는 아직 '공(空)'일 따름입니다. 그러하기에 채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우는 것은 욕망과 관련되는 일이지만 그 장소..

study 2007.08.13

너릿재 옛길 업힐 8분대 진입

8월10일. 블루네임의 너릿재 옛길 야간 라이딩 번개. 너릿재 옛길 업힐에서 9분대를 깨고 드디어 8분대 진입. 광주 자출사 최고의 짐승이라고 하는 토스트님이 7분대. 허벅지 근육이 터질 것 같고, 심장은 목구멍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 같고, 온몸에 땀이 강이 되어 흐르고, 입가에는 침이 질질.... 다음 목표 7분대 진입을 위하여 토할 때까지 페달링하는 거다!

bicycle 2007.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