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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특한 초등학생

집에 가는 길에 잠시 광주천 자전거도로를 달렸습니다. 시청 시민광장에서 잔차 세우고 땀을 식히고 있는데, 저 멀리서 아이 2명이 막 달려옵니다. 후미등 깜빡이는 거 보고 왔다네요. 형제인데 동생이 초등학교 2학년이랍니다.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하는데 아직 어려 위험하다며 부모님이 안 사준다네요. 제 잔차 타봐도 되냐고 물어보는데, "넌 키가 작아서 안돼." ㅎㅎㅎ 형은 초등학교 5학년인데 전동보드를 탄다네요. 얼마 전에 어떤 사람이 앞바퀴 들고 자전거 타는 거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어요. "자전거 멋있게 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뭔지 알아?" 그랬더니 바로 튀어나오는 녀석의 대답이 멋집니다. "안전하게 타는 거요."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아버지가 가르쳐줬다고 합니다. 흐뭇한 대화였습니다.

diary 2007.08.02

자전거에 전용도로를 허하라

2007년 8월 1일자 광주드림에 게재됨. 얼마 전 서울의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에서 자전거가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보행자는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자전거 운전자는 구속됐다. 이런 끔찍한 일이 남 일 같지 않다. 광주시는 에너지 절약이나 친환경을 내세우며 시민들에게 자전거를 타라고 권유한다.(정작 공무원들은 안 타지만) 그런데 주변의 자전거 관련 시설을 보면, 광주시의 권유는 시민들을 사고의 위험으로 내모는 꼴이다. 광주시는 인도 위에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만들었다. 사실 자전거와 보행자가 한 데 어울려 다닐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터무니없는 것이다. 변변한 자전거 전용도로 하나 만들어 놓지 않고, 인도 위에 페인트로 자전거 그림만 그려 놓으면 끝인가! 자전거와 ..

bicycle 2007.08.01

<화려한 휴가> 세트장 라이딩

라이딩코스가 모두 도로라서 그리 쾌적하고 낭만적이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 예정했던대로 양산동을 거쳐서 첨단지구로 들어갔습니다. 어린이교통공원 앞을 지나서 우회전 하고, 과학기술원을 찾아 달렸습니다. 과학기술원 정문이 나오길래 그냥 냅다 들어갔습니다. 학교 안으로 쭉 들어가니까 저 멀리 '화려한 휴가' 세트장이 보입니다. 그런데 넘어가는 길이 없네요. 사이에 밭이 있는데 그냥 밭두렁 길로 들어갔습니다. 실물의 1/3 크기로 축소제작되었다는데, 대충 보면 별로 작다는 느낌은 안 들더군요. 도청 앞과 금남로 일대를 옮겨놓았습니다. 그런데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더군요. 가는 길에 세트장 안내 표지판도 전혀 없는 것 같고. 시가 관리를 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교육장으로 활용해도 좋을..

bicycle 2007.07.30

자동차와 스킨십을....

오늘도 변함없이 룰루랄라 즐거운 자출을 시작했습니다. 아침 러시아워 때라 정체가 심하더군요. 신안교에서 전대 사거리 쪽으로 진행중이었습니다. 맨 끝 차선에 자동차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저는 인도와 자동차 사이 틈으로 슝슝 달렸습니다. 틈이 자전거 한대 지나갈 정도로 좁아서 속도는 별로 안 냈죠. 그런데 갑자기 정차해 있던 차가 갑자기 우회전을 시도하는 겁니다. 정체되니까 오른쪽 골목길로 진입하려던 것이었습니다. 뭐 그냥 들이받을 수밖에 없죠. 다행히 서로 속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튕겨 나가진 않았습니다. 그 차가 정차된 상태에서 우회전 막 시작한 후에 직진하던 제가 그 차의 조수석 문을 들이받았습니다. 반사적으로 제가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고 꽥(?)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전거는 포기하..

bicycle 2007.07.27

순창 메기매운탕 라이딩

7월 17일. 아침 9시. 광주천 원형광장 다리 밑. 몇몇의 짐승들이 어슬렁거리기 시작. 그 주변에는 또 몇몇의 인간들이 배회. 9시 30분 쯤 출발했습니다. 중간에 합류한 분들도 계시고. 담양을 거쳐 24번 국도를 타고 순창으로 갔습니다. 담양을 지나서부터 업힐과 다운힐이 반복되더군요. 개인적으로 오늘 최장거리 라이딩이었습니다. 왕복 100km 정도 될까요?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메기매운탕, 맛이 끝내줘요! 오늘 짐승과 인간이 함께 한 라이딩이었습니다. 짐승들에게는 인륜이란 것이 없지요. 오직 본능만 있습니다. ㅋㅋ 애초에 인간과 함께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오늘 라이딩 주관하신 쥐약님 수고하셨고 고맙습니다. 대전에서 오신 바비님과 밍구탱이님, 만나서 반가웠고 잘 돌아가시길... 그리고 ..

bicycle 2007.07.19

맹세와 경례를 쫓아내보아요

국기에 대한 경례와 맹세. 정말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악습이자 나쁜 제도이다. 아무런 감흥이나 의식도 없이 기계처럼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로 갖다대는 이 뻘쭘 액숀. 나는 군대 전역 이후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국가에 '충성'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 나에게 한국은 별로 '충성'하고 싶지 않은 국가다. 설사 내가 국가에 '충성'한다 치더라도 그걸 왜 꼭 뻘쭘한 액숀을 취해서 공개적으로 표현해야 하는가! 근엄한 행사장에서 모두가 일어서서 엄숙하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나는 멀뚱 멀뚱 서 있기만 했다. 그 때마다 상당한 쾌감을 느꼈다. 직장이나 기타 경직된(?) 단체에 소속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 거부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opinion 2007.07.16

담양 라이딩

7월15일. 오늘 일요 아침운동에 참석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간밤에 배가 아프더니 화장실을 몇번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잠도 설치고... 어제 저녁에 먹은 한방삼계탕에 무슨 문제가 있었나... ㅎㅎㅎ 결국 일어나니 9시 30분. 아침운동은 포기하고 일단 자출사에 접속. 모임 게시판을 보니 옵티민님이 담양 라이딩 번개글을 올리셨더군요. 일단 참석 댓글 달고, 거북선 레스토랑으로 갔습니다. 참가자 : 옵티민, 구름, 달빛잔차 3명. 지난 정모 때 갔던 농로를 달리고 싶었으나, 길을 잘 모르겠더군요. 게츱이님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려다가 게츱이님 번호로 통화버튼을 누르면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되는 현상이 있어서 안 했습니다. ㅋㅋㅋㅋ 두 분의 타이어가 로드타이어라서 그냥 13번 국도 타고 갔습니다. 새로 난 도로 ..

bicycle 2007.07.16

오랜만에 파란 하늘

오늘 아침 자출하는데 파란 하늘이 보이더군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태풍의 영향인지 바람은 조금 세게 불지만, 파란 하늘을 보니 또다시 야생의 본능이 되살아나는.... 날씨가 궂으나, 맑으나 이 놈의 본능은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군요. ㅎㅎㅎ 전생에 짐승이었남.. 자출하면서 하늘 몇 컷 찍었습니다. 태풍 직후의 하늘은 정말 멋집니다. 대기 중의 먼지가 모두 씻겨가서 쾌청하고, 바람의 영향으로 구름모양도 멋지죠. 자연은 인간이 근접할 수 없는 예술의 극치인 것 같습니다.

diary 2007.07.14

덩꼬를 적시며

오늘은 비가 안 올 줄 알았는데... 간헐적으로 구름도 걷히고 그러더만, 갑자기 비가 내리네요. 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잔차 타고 갔다가 사무실에서 일 보고 있는데 비가 내립니다. 보아하니 금방 그칠 비는 아닌 것 같고. 내리는 비를 보니 또다시 야생의 본능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비를 타고 오는 것은 사랑만이 아니라, 야성도 비를 타고 오는 것 같습니다. 비가 내리면 덩꼬가 움찔거리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비가 오든 안 오든 갈등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저는 용용한 덩꼬브라더스이니까요! 당당하게 비니루봉다리를 달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반투명비니루를 이용했습니다. 주방에서 쓰는 비니루인데 안장에 씌우니까 딱 맞고 좋습니다. 비니루 세겹으로 안장을 커버하고. 달렸습니다. 이내 덩꼬를 적시기 시..

bicycle 2007.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