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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을 반대한다.

오늘 집에 일찍 들어왔더니 8시부터 북한 '핵실험'에 대한 뉴스로 거의 모든 공중파 채널이 도배되었다. 물론 매우 중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게다가 드라마까지 밀어내고 긴급 편성한 뉴스에서 내보내는 것들이 영 시답지 않다. 자료화면도 보여준 거 또 보여주고. 이 사안에 대한 한국언론의 진지한 논평과 분석은 거의 보이지 않고, 남의 나라 언론의 보도 내용을 요약해서 전하고 있다.(물론 이게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기껏해야 코스닥이 어쩌고 하는 돈 타령 분석을 내보낸다. 친절하게도 이번 실험의 파괴력이 TNT 몇 톤의 규모이고,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위력이 훨씬 덜 하다는 정보도 제공한다. 이런 한심한! 차라리 평소처럼 드라마나 내보낼 것이지... 김대중 전 대통령..

opinion 2006.10.09

본의 아니게 비엔날레를 무료 관람하다.

오늘 잔차 라이딩의 목적지는 비엔날레 공원이었다. 거기서 사진 찍고 있을 성욱이 형이나 잠깐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생각으로 패달을 밟았다. 어린이 대공원 후문 쪽으로 진입하여 비엔날레 전시관 쪽으로 가는 도중에 차도엔 바리케이트가 쳐 있고, 인도엔 매표소가 설치돼 있었다. '전시관에서 표를 팔면 혼잡하니까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미리 표를 구입하게 하려는 거군. 괜찮을 발상이야.' 라고 혼자 생각하며 바리케이트와 인도 사이의 틈으로 아주 부드럽게 주행해 들어갔다. 비엔날레 전시관에 도착해서 성욱이 형한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만난 성욱이 형이 물었다. "표 사가지고 들어왔냐?" "아니. 전시관은 안 보고 그냥 형 잠깐 보고 가려고." "아니. 게이트로 들어올 때 표 안 샀어?" "표? 전시관 안 ..

opinion 2006.10.08

다 같이 가난해질까요?

한국 언론기업의 대부분은 이른바 대기업 노동자의 '고임금'을 문제 삼아왔다. 물론 한국의 정부도 '고임금'을 문제시하는 데 더 하면 더 했지 부족함이 없었다. 심지어 대기업 노동자의 '고임금'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인상이 어렵다고 생떼를 쓰기도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고임금'이 아니라 저임금이 문제다. '고임금'이라는 것 역시 따지고 보면 일정한 이익을 자본이 가져간 이후에 노동자의 수중에 떨어지는 것일 뿐이다. 노동력의 생산활동에 대한 완전한 대가가 아니라는 거다. 저임금을 문제 삼으면 고임금을 지향할 수 있지만, 고임금을 문제 삼으면 저임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공기업의 경비 노동자가 받는 고임금이 문제라면,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할 줄 모르는 언론기업들의 종업원인 기자들의 고임금과 ..

opinion 2006.10.05

디오니소스 대 그리스도

"십자가에 달린 신이 삶의 저주라면... 디오니소스는 토막토막 잘리었으면서도 삶을 약속하고, 영원히 다시 살아나며 파괴로부터도 돌아온다." 디오니소스의 잔혹한 죽음은 죄의식을 수반하기는커녕, 죽음으로 삶의 긍정을 볼 수 있는 반면, 그리스도의 죽음은 죄의식을 불러온다. 그 죄의식은 대개 삶을 부정하고 삶으로부터의 구제를 기원하게 만든다. 죄의식은 그리스도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무시무시한 심판을 예고한다. '죄 지은 자들'을 위해 '죄 없는 자'가 희생한다는 것은 사랑보다는 보복과 심판을 불러오기 십상이다. -고병권, 을 읽는 중-

study 2006.10.04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

출처: http://blog.naver.com/kkk_12_23/100029248942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 저자 케이티 앨버드 | 역자 박웅희 | 출판사 돌베개 | 출간 2004년 04월 30일 * p.219 최소한 한 건의 연구는 자전거를 오래 탄 사람이 자동차 이용자에 비해 혈중 오염물질 수치가 더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연구의 데이터를 해석한 한 의사는 이렇게 추정했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호흡계통은 차 안에 수동적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에 비해 훨씬 활발하므로 체내의 오염물질을 더 잘 배출한 것이다." * p.222 자전거 통근을 장려하기 위해 샤워 시설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캘리포니아의 한 회사는 자전거 통근자들에게 샤워는 물론 일주일분의 사무 복장을 보관할 수 있을 정도의 로커까지 제공..

bicycle 2006.10.03

점빵

어렸을 적 명절이 되면 아이들은 풍족했다. 멋쟁이 삼촌은 언제나 아이들 앞에 '종합과자선물세트'를 턱 내놓았다. 소란을 막기 위해 할머니는 직접 상자를 열고 나이순으로 과자를 하나씩 분배해주었다. 이 과자를 다 먹고 아이들은 '점빵'으로 달려갔다. 도시처럼 다양한 과자가 있을 리 없지만, 명절을 맞이한 아이들에게 그런 건 고려사항이 되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점빵'은 도시의 백화점 못지 않았다. '점빵'에서는 늘 막걸리 냄새가 풍겼다. '점빵'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면, 나는 아련한 막걸리 냄새를 맡는다. 이제는 명절이라고 '종합과자선물세트'를 기다리지도 않고, 동전을 쥔 채 '점빵'으로 달려가지도 않는다. 이런 사진을 꺼내 보지 않았다면, '점빵'이라는 단어와 그로부터 추억되는 나의 과거는 뇌 한 구석에..

diary 2006.10.01

개인과 조직

민주노동당 심재옥 최고위원이 '육아' 관련 발언이 당내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미FTA 관련 최고위원들이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지역별 책임순회를 하자는 안건에 대하여 최고위원 회의를 하던 중, 심 최고위원이 자신은 '업무를 중단할 수는 있어도 육아는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책임지역을 맡기보다는 보조적으로 배치해달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심재옥 최고위원의 관련 글 보기 이 발언에 대하여 몇몇 당원들이 '최고위원으로서 책무를 방기한다'는 요지의 비판을 했다. 나에게 심 최고위원의 발언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일반 당원이든, 당직자이든, 최고위원이든, 당 대표든 간에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 특히 육아는 여건이 허락될 때까지 미룰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게다가 심 최..

opinion 2006.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