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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지 않은 첫눈

오늘 첫눈이 내렸다. 그런데 별로 반갑지가 않다. 잔차 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눈은 내리자마자 그대로 녹아버려서 도로가 젖었고, 잔차의 바퀴와 체인 부위에도 물이 묻어 더러워졌다. 물기 때문에 브레이크의 제동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날씨는 또 왜 이렇게 추운지... 어제와 같은 복장을 입었는데 밤에 집에 가는 길은 추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잔차 타고 5분만 지나면 히터가 나와서 몸이 따뜻해졌는데, 오늘은 20분 쯤 지나서야 히터가 작동했다. 그래도 히터가 과잉난방하여 땀 날 일은 이제 없을 것 같다. mp3플레이어도 꽤 추웠는지, 주행 중에 꺼져버리고 말았다. 몇 번을 다시 켜도 'Low Battery' 메시지가 나오면서 꺼져버렸다. 혹시나 해서 집에서 다시 켜보니까 배터리 만땅이다. 추..

bicycle 2006.12.02

볼펜 잉크가 떨어지다.

백도에서 열공 중, 볼펜의 잉크가 다 떨어졌다. 잉크가 다 떨어질 때까지 볼펜을 쓴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리라. 흔하고 흔한 것 중의 하나가 볼펜이니까. 게다가 컴퓨터로 작성하여 프린터로 출력하는 것이 대세라는 현실까지 감안하면 값진 경험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 3달 동안 두 자루의 볼펜을 잉크 떨어질 때까지 썼다. 괜히 자랑스럽다. ㅎㅎ 그런데 내 글씨는 왜 저렇게 삐뚤빼뚤할까.

diary 2006.12.01

비가 싫어욧!!!

오늘도 변함없이 자출을 위해 복장을 갖추고 잔차를 끌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 젠장.... 다시 잔차를 끌고 집에 들어왔다. 심각하게 갈등했다. 잔차를 두고 버스를 타고 갈까, 비가 그치기를 조금 기다려볼까... 기상청 예보에서는 분명히 강수확률이 30%밖에 안됐는데... 구라청 같으니라고. 학교에 조금 늦게 가더라도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 컴퓨터 켜고 인터넷이나 함시롱~ 날씨는 잔뜩 흐린데, 비가 그친 것 같다. 길바닥도 심하게 젖은 편은 아니고... 다시 잔차 끌고 나가봐야지. 정말 추운 거, 더운 거 다 참을 수 있어도, 눈 or 비가 내리는 건 참을 수가 없다!!

bicycle 2006.12.01

안전한 자출퇴

오늘 자출퇴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좀 있었다. 아침 자출길에는 도로 끝 차선에서 달리고 있는데 버스가 따라 붙었다. 그 차선은 버스전용차로였지만, 난 잔차를 타고 있어서 맨 끝 차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내 딴에는 버스 주행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가능한 한 차선 바깥쪽으로 바짝 붙어서 주행했다. 어느새 버스 한 대가 뒤에 따라붙었고, 금새 교차로가 나오기 때문에 나는 그대로 주행했다. 빨간 불이라 어차피 멈춰야 하니까. 그런데 주행하면서 전방의 신호등을 보니까 파란불로 턱 바뀌는 게 아닌가. 순간 판단을 내려야 했다.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여 횡단보도를 이용해 건널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직진 주행하여 차도로 건널 것인가. 이미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상태이고 교차로로 순식간에 진입했기 때문에 그냥 직..

bicycle 2006.11.30

아톰의 교훈

어렸을 적, 그러니까 1980년대 초반 무렵이나 됐을까.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다. 당시 우리 세대들 사이에서 아톰은 요즘 말로 하면 문화아이콘이었다. 웬만하게 사는 집 애들은 모두 아톰 장난감을 하나씩 갖고 있었다. 비교적 웬만하지 못했던 우리 집 살림 때문에 나는 녀석들을 부러워하기만 했다. 곱게 말해 부러웠지, radical하게 표현하자면 난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아톰 장난감을 갖고 싶은 욕망을 억압당해야 했다. 난 사실 이게 매우 불만이었다. 왜 저 녀석들은(특히 나보다 공부도 못하는 녀석들 말이다) 아톰 장난감을 가질 수 있는데 난 그럴 수 없을까? 물론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어린 아이의 정치의식으로는 내 욕망을 거세한 자본주의의 실체를 알아챌 순 없었다. 하지만 불만이 있으면..

diary 2006.11.25

원효사 라이딩

이제는 증심사까지 가는 라이딩은 시시하다. 그래서 오늘은 원효사(무등산 산장)를 목표로 삼았다. 엄청난 업힐 구간들이 있어서 가다가 정 힘들면 돌아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잔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일단 시내를 관통해서 산수동에 도착. 산수5거리부터 업힐의 시작. 오늘 처음으로 앞 기어를 1단에 놓고 페달질을 했다. 무등산 전망대 휴게소까지 올라오니 숨이 턱까지 차 올랐다. 여기까지 오르막 경사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다행히(!) 여기만 지나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4수원지를 지나면 다시 업힐~ 갓길이 매우 좁아서 조금 위험하기도 했다. 일요일이라 차들이 많이 다녔다. 초반에 심하게 업힐을 타서 그런지 그 다음부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오늘 라이딩 하면서 죽을 고비를 3번 넘겼다. 먼저, ..

bicycle 2006.11.19

생맥주를 마시다 노무현의 '코드인사'를 떠올리다.

두 고수님들을 앞에 두고 통닭 안주에 생맥주를 마셨다. 나는 노무현의 견해와 노선 대부분을 반대하는데, 딱 한가지 이해되는 것이 있다. '코드인사' 역시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있어야 유쾌하고 즐거운 법이니까! ㅎㅎㅎ 이래저래 좋은 소리 못 듣는데 주변에서 부리는 사람들이라도 코드가 맞아야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그냥 우스개다. '코드인사'의 정치적 셈법에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니, 정색하진 말 것. 부담스럽게 앉아 있지 않아도 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도하거나, 끼어들 수도 있고, '부어라 마셔라'보다는 원하는 만큼 각자 알아서 마시는 나름대로 자율주의적 분위기도 좋다. 그런데 간혹 대화가 우울모드로 빠질 때도 있다. 워낙 삶의 성찰을 즐기는 분들이라. ㅎㅎ

diary 2006.11.13

[한겨레21] 이보다 더 행복한 이혼은 없다

좋은 기사다. 특히 아래쪽에 신윤동욱 기자의 라는 글은 무척 공감한다. 나이가 들수록(사회적으로 주어지는 역할과 기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자동차 소유에 대한 압박은 심해질 것이다. 다른 압박은 개의치 않을 자신이 있는데, '불효'에 대한 부담감은 눈 딱 감고 모른 척 하기가 어려운 문제다. 아버지가 20대부터 자동차를 운전했고, 지금도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만, 여태 '자가용'을 소유해보지 못한 우리 집의 상황은 그런 부담감을 갖게 한다. 자가용을 거부하고 자전거를 타겠다는 자식의 선택에 당신들은 속으로 서운해 하실텐데 이는 당연하다. '자동차 권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가용을 굴리지 않는다는 것은 일종의 무능력으로 치부되어 버리니까. '자가용을 굴리는 능력 있는' 자식이 되지 않겠다는 것은 의도와는 ..

bicycle 2006.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