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선운사 야유회 11월 11일, 대학원 동기들과 선운사에 다녀왔다. 비가 내린다던 기상예보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주말이라 사람 참말로 많았다. 산책로 같은 산행로를 따라 선운사-도솔암-마애불상-낙조대까지 오르고 내려왔다. 나는 혼자서 낙조대에서 천마봉까지 갔다가 뛰어 내려오고. ㅎㅎ 풍천장어에 복분자술로 깔끔하게 뒷풀이까지 하고 광주로 돌아왔다. 버스 뒷자리에 앉았는데 히터가 나오는 곳이라 더워 죽는 줄 알았다. diary 2006.11.12
멜로 영화를 혼자 보고 영화 를 보고 왔다. 혼자. 아마도 멜로 영화를 혼자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영화 보는 내내 얼마나 아플까, 얼마나 슬플까,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보고싶을까 했다. 오늘은 영화평이고 뭐고, 그냥 그렇다. 1995년 여름 대한민국은 애먼 사람들을 생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백화점이 무너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 살아도 산 목숨이었을까! 그 자리엔 아파트가 들어서고, 세월이 지나자 대한민국은 그 엄청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사회가 이래서는 안된다. movie 2006.11.10
높이, 더 높이 한국의 도시 풍경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대형크레인의 모습. 도시의 곳곳에서는 연중 공사가 벌어진다. 높이, 더 높이 아파트가 올라간다. 크레인이 올라갈수록 아파트가 올라간다. 아파트가 올라갈수록 집값이 올라간다. 집값이 올라갈수록 가진 자들의 소득이 올라간다. 가진 자들의 소득이 올라갈수록 못 가진 자들의 고통이 깊어진다. 세상은, 세상은 잘도 올라가는데, 노동자의 삶은 오르기는커녕 추락하기만 한다. 세상이, 세상이 노동자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크레인을 움직이는 것은 노동자다. diary 2006.11.09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논쟁에 주목하게 하는 힘 을 보고 혹자는 '형제의 비극'을 본다. 그래서 한국 영화 가 떠올랐다고 한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그건 착각이다. 은 형제가 주인공이지만, 영화의 주된 메시지는 '형제'와는 무관하다. '형제'는 갈등 고조를 위한 영화적 요소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형과 동생에 대한 비극적인 드라마가 아니라, 영국 제국주의의 야만성과 아일랜드 독립투쟁에 대한 감독의 역사적 성찰을 담고 있는 무거운 영화이다. 이 영화에 담긴 감독 켄 로치의 성찰은 단순히 아일랜드 독립투쟁에 대한 거대하고 영웅적인 서사시를 그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켄 로치는 아일랜드 독립투쟁 과정에서 벌어지는 입장의 차이들에 주목한다. '형제의 비극'은 바로 입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아일랜드 공화국 수립을 인정한 '런던협약'에 대한 입장의 차이들... movie 2006.11.06
진다. 꽃이. 진다. 꽃이. 오래 가지 않았다. 흐드러지게 꽃잎을 피운 시절은. 짧은 시절 시끌시끌 주목을 받았지만, 볼품 없어지자 사람들은 쉽게 거두어 들였다. 어여삐 바라보던 눈길을. 정호승이 쓴 시에 백창우가 곡을 붙이고, 김광석이 노래를 불렀다. '부치지 않은 편지'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주목받기는 쉬워도 사랑받기는 어렵다. diary 2006.11.05
자전거와 노을 자전거는 노을과 잘 어울린다. 해질녘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실루엣으로 묘사된 자전거의 풍경을 나는 동경해왔다. 오늘 우연히 그런 풍경을 찍을 기회가 왔다. 그리 황홀한 노을도 아니었고, 주변 풍경이 썩 아름답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의 잔차가 그 자리에 있었기에, 장면은 풍경이 되었다. bicycle 2006.10.31
잔차 오디오 시스템 완비!! 드디어 잔차 오디오 시스템을 완비하였다. 에서 공동구매한 휴대용 스테레오 스피커 'X-TURBO JSP-808'. 이번 공동구매를 위해서 자전거 거치용 브라켓까지 제작되어 함께 배송되었다. IAUDIO X5L 거치가 문제였는데, 예전에 뭐 샀을 때 사은품으로 박스 안에 동봉되어 왔던 핸드폰 케이스가 유용하게 쓰였다. 케이스가 좀 작아서 X5L을 집어 넣는 게 좀 빡빡하긴 하지만, 오히려 꽉 조여서 잡아주니 든든한 장점이 된다. 조그버튼과 재생 버튼 조작을 위해서 해당 부위를 이쁘게 오려냈다. 그리고 뒤에 붙어 있는 고무밴드를 이용해 핸들바에 장착된 스피커 브라켓에 걸어놓으니 거의 흔들리지 않고 아주 좋다.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큰 도로에서는 소음 때문에 음량을 상당히 높여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차라.. bicycle 2006.10.31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에서 발췌 나누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가끔 이 곳에 옮겨 놓을 생각이다. 저자 케이티 앨버드 | 역자 박웅희 | 출판사 돌베개 | 출간 2004년 04월 30일 1999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대기오염 물질과 유독성 화합물에 노출되는 정도는 차 밖보다 차 안이 2~10배 높다. 2년 동안 캘리포니아 주에서 조사한 결과, 일산화탄소, 벤젠, MTBE 등 유해 화합물의 수치가 도로변의 검출시설보다 차 안이 더 높았다. .... 차내 오염의 일부는 자동차 부품과 내장재에 사용되는 합성 화학물질의 대기 방출로 발생할 수 있다. 터프츠 대학교 의과대학원의 애너 소토는 "새 차에 탔는데 인조 가족 냄새가 난다면 당신은 (내분비교란물질을) 흡입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p.112~113 "자동차 소유자는 두번 기쁨.. bicycle 2006.10.30
사람 반, 억새 반 어제 오늘이 단풍 절정기라 해서 무등산 한번 다녀오리라 주초에 마음 먹었다. 그러나 무등산은 아직 알록달록 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았다. 물론 나도 그 중 일부였지만... 중봉과 장불재의 억새밭을 못 보고 내려온 것이 아쉽지만, 고흥에서 근무하시는 조응현 선생님이 함께 한 산행이어서 조금 특별한 산행이 되었다. 산에서 먹는 김밥과 막걸리는 왜 그리 맛나는지! 잔차 타고 집에 오는 길에 광주천 잔차도로를 타고 상무지구까지 달렸다. 어제 택배로 도착한 스피커를 잔차에 달아놔서 이제는 음악 들으며 라이딩할 수 있다. 와우! 행복해~ diary 2006.10.29
<라디오 스타>- 진부한! 그러나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 의 스토리는 진부하다. 한 때 날렸던 스타가 강원도 소도시의 라디오 방송 디제이를 맡고, 우여곡절 끝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라디오 방송은 인기를 얻는다. 여기에 잠깐의 찡한 에피소드도 곁들여지고, 영화는 관객들에게 따스한 기분을 안겨주면서 끝난다. 스토리 얼개뿐만 아니라 캐릭터도 결코 참신하거나 특별하지 않다. 한 때는 날렸지만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88년도 가수왕' 최곤은 한 때의 화려함을 잊지 못해 현재의 곤궁함을 전혀 모르는(아니면 외면하는) 스타 캐릭터의 전형을 보여준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좋게 밴드나 하고 있던' 최곤을 발견해 가수왕까지 만든 매니저 박민수는 끝까지 최곤의 손발 노릇을 마다 하지 않는 착하고 희생적이며, 순박하기까지 한 '형'(매니저라기보다는!)의 전형적인 모.. movie 200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