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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도 난다>-아이들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사람이든, 책이든, 영화든 나는 교훈적인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교훈이 갖고 있는 계몽적인 자기 권위, 그리고 어떠한 가치에 대한 교화와 주입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교훈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분명히 존재하는 사실에 대하여 우리가 눈 감고 귀 막고 있을 때. 그 사실을 깨우치려면, 사실에 대하여 우리의 눈과 귀를 열려면 교훈을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 영화 는 나에게 교훈적인 영화다. 그것도 점잖게 타이르거나 차분히 가르치는 교훈이 아니라, 매섭게 내려치는 회초리다. 바만 고바디 감독의 또다른 영화 도 그러했다. 그의 영화들은 전쟁(어른들의 전쟁!)으로 인해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스런 생활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의 영화가 회초리가 되어 나의 ..

movie 2006.08.21

지리산 문수골

교육대학원 1학기 수업이 모두 끝났다. 이로써 총 6학기 중에 딱 절반이 끝났다. 학기가 끝나자마자 대학원 동기들과 함께 1박2일 야유회를 다녀왔다. 태풍 '우쿵'이 접근 중이었지만, 오히려 구름 낀 날씨가 놀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여름 휴가철 막바지라 계곡은 무척 한산했다. 이번 야유회는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지난 주 압도적인 지지로 3기 대의원에 선출된 나의 임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야유회가 남기는 것은 피곤함 뿐이 아니다. 좀더 관계의 깊이를 도모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이들과 함께 한 이후에 늘 남는 것은 바로 이 아쉬움이다.

diary 2006.08.21

음악은 내 친구

최근에 헤드폰을 샀다. Senheiser px200 독일 제품이다. 이어폰은 귀가 아프고, 차음도도 좋지 않아서 헤드폰으로 바꾼 것이다. 언제나 내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IAUDIO X5L과 잘 어울린다. 내 인생에 아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악적 감성과 재능을 발달시키지 못했다는 것. 아쉬운대로 가끔 하모니카 연습을 하고, mp3 player를 항상 가지고 다니며 음악을 듣는다. 딱히 좋아하는 장르는 없다. 그 때 기분, 정서, 조건에 따라서 내키는대로 듣는다. 도서관에서 책을 볼 때에는 자연의 소리와 닮아 감미로운 쿠바음악을, 괜히 우울해지면 쿵쾅쿵쾅 가슴을 때리고,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락을 듣는다. 내뱉는 듯 읊조리는 힙합도 작은 우울함을 씻기에 좋다. 이런 것들이 지겨울 때에는 영화..

opinion 2006.08.13

국제정치경제학 시험

국제정치경제학 시험공부. 예고된 시험문제들이다. 1. 국가간 협약이나 협정을 어기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수단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2. 자원분쟁의 불씨는 어떻게 마련되고, 자원 분쟁의 패턴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3. 주식, 채권,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에서는 정보가 투자수익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이다. 왜 그러한가? 4. 근로자연금제도, 국민연금제도 등이 대중적 논쟁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5. 채무위기, 불황, 파산 등이 금융자본에게는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회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6. 통화가치의 안정이 그 나라 국민경제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7. ‘20대 80의 사회’란 무엇을 가리키는가? 8. 용어설명 ① 정보의 자기회귀성 ② 전략적 삼각지역 ③ 토빈의 ..

diary 2006.08.11

<괴물>-약자들의 연대

*주의! 아래 글에는 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가 가득합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영화 은 장르로 따지자면 괴수영화에 속하겠지만, 분명히 정치적 영화다. 그것도 매우 정치적인 영화다. 미군이 한강에 방류한 독극물이 돌연변이 괴물을 탄생시켰다는 설정, 검증되지 않은 세균전 무기를 엄연한 주권국가인 대한민국 땅에서 멋대로 사용하는 뻔뻔한 미국. 이 정도 설정을 가지고 을 반미영화라고 딱지 붙이는 것은 오히려 민망한 일이다. 봉준호 감독의 국가와 공권력에 대한 조롱은 이미 에서 그 실력이 입증되었다. 은 '조롱'은 보여줬지만, 그 이후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다. 은 조금 다르다. 아니 확실히 은 '조롱'에서 만족하지 않고 분명한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것을 '약자의 연대'라고..

movie 2006.08.08

<구타유발자들>-폭력은 정치적이다

영화 은 재미있는 영화라기보다는 오히려 불편한 영화다. 나에겐 제목부터 불편했다. '구타유발'이라는 말은 오로지 가해자의 관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때릴만 하니까 때린다'라는 식의 논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가해자의 폭력은 피해자의 책임이라는 어이없는 논리.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맞을만한 이유를 제공한 '구타유발자들'이다. 그들은 모두 구타와 폭력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다. 이쯤되면 관객은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가 없다. 상영시간 내내 불편함에 몸을 뒤척이며 영화의 결말을 기다릴 수 밖에. 영화는 폭력의 원시성에 대하여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사건은 인적 없는 산골의 냇가에서 벌어진다. '구타유발자들'은 평평한 돌덩이 위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다. 시골 양아치들의 보스 봉연(이문..

movie 2006.08.06

대중교통, 지속가능한 도시의 선택

영국 런던 시내의 버스 정류장이다. 지붕이 있는 이 시설물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도 있고, 각종 버스 운행 및 교통 정보에 대한 안내판도 붙어 있다. 광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시설물이다. 광주은행이 '고객 감사의 뜻을 담아' 버스 정류장마다 설치했다. 하지만 위 사진을 자세히 보라. 도로쪽이 막혀 있고, 인도 쪽이 터져 있다. 그렇다. 우리와 반대다. 차량통행 방향만 우리와 반대인 것이 아니다. 광주의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시설물은 도로쪽으로 터져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먼지를 그대로 뒤집어 써야 한다. 물론 차량 소음에도 그대로 노출된다. 비가 오는 날에는 문제가 더 심해진다. 비 피한답시고 버스정류장의 시설물 안에 들..

opinion 2006.08.05

삼겹살, 소주, 라면, 통닭, 맥주

진주 누나가 드디어(?) 홍콩에 간다. 몇몇이 모여 조촐하게 식사를 했다. 심하게 번잡스러운 식당 분위기 탓에 허겁지겁 삼겹살을 구워 먹고 나왔다. 나는 선약한 '고수들의 모임'에 가기 위해 그들과 헤어졌다. 여기까지가 삼겹살과 소주에 얽힌 이야기. 모임 장소인 성배 형의 집으로 갔다. 경훈 형이 라면을 사왔다. 라면 업계의 쌍두마차, 너구리와 신라면의 환상적인 조합. 중국 운남성으로 '사진 워크샵'을 다녀온 성욱 형의 사진을 감상하는 시간. 주문한 통닭이 도착. 맥주를 따르고. 경훈 형의 다큐 '우리의 삶이 문화다'를 감상. 이어진 고수들의 평. 나도 체면상(?) 몇 마디 주절주절. 여기까지가 라면과 통닭, 맥주에 얽히고 설킨 이야기. 오늘의 교훈. 역시 뭘 모르고 하는 소리는 억지스럽다. 반성. 그러..

diary 2006.08.04

약자에겐 죄가 없다.

지리한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했다. 도시의 아스팔트와 시멘트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복사열을 확확 내뿜는다. 숨 막힌다. 한낮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무더위에 인상을 잔뜩 지푸리며 걸어다니는 사람들. 차 없는 사람들이다. 에어컨 있는 시원한 실내가 아니라, 에어컨은 없어도 뙤약볕 가려줄 지붕이 있고, 선풍기라도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그늘을 찾아 시멘트 덩어리 위에서 밥벌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지구 온난화. 더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인공적인 냉방에 시원함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책임이 더 클지도 모른다. 세상을 오염시키는 것은, 세상을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세상을 편리하고 안락하게 살아가는(또는 지배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기를 쓰고 자..

opinion 2006.08.02

우리과 패션리더

를 자칭하는 이 ㅋㅋ 원종오빠의 분홍색 바지 스폐샬~ 역시 학구적인 모습을 위한 .. 조 작가님의 연출... 책 한권은 필수 ㅋㅋ 이 엉거주춤 자세는 뭐람 ㅋㅋ 오빠 바지 잘 어울려요~ 솔선수범하여 칠판을 딱는 원종오빠... 하지만 교수님이 앞에 계신건 뭐람...뭔가 있다! 다들 의심의 눈초리와 뒷말...쑥떡쑥덕 이야기 중 ㅋㅋ 지혜언니 왈 " 원종오빠 뭐야~ ㅋㅋ" // 대학원 카페에서 퍼옴. 작성자 : 윤미량 ---------------------------------------------- 이런 꿍꿍이가 있었던 것이야... 분홍 바지 입고 오라고 할 땐 언제고...

diary 200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