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50

의미

A는 '이제 무의미해졌어'라고 했다 하지만 어떤 의미 있.었.던 것에 대하여 이제 무의미해졌어.라고 말한다는 건 무의미라는 의미가 되었다는 것일 뿐 의미가 제거된 것은 아니라고 답해주었다 한번이라도 의미를 가졌던 것들은 아무리 애를 써도 無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니까 그리고 아직도 보내지 못한 것들을 발견해야 할 때가 드.디.어 온 것일 뿐이라고 그리고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살다보면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있다고 담담히 말해주었다 A는 잘 견디고 있다

diary 2010.02.11

기네스 한잔

1. 며칠간 새벽잠까지 희생하면서 했던 작업을 드디어 끝냈다. 돈을 버는 일은 아니고, 오히려 돈을 쓰는 일이었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한 짓이라, 뿌듯하고 기분 좋다. 당사자들은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할란가도 모르겠다만. 2. 수고한 나에게 기네스 한잔을 따라주었다. 3. 득템했다. 1~12부를 구했다. 2007년인가, 영국 채널4에서 방송하기 시작해서 미국 선댄스 채널로 이어져 방송된 를 소스로 해서 EBS가 12부작으로 만든 음악다큐다. 제목에서 알아챘겠지만, 날고 기는 뮤지션들이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레코딩하고 인터뷰하는 장면들로 이뤄져 있다. 스노우 패트롤, 폴 사이먼, 노라 존스,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데이브 매튜스 등 별처럼 빛나는 뮤지션들의 총출동이라..

diary 2010.02.10

나의 사랑 GUINNESS!

내용이 내용이니 만큼 Fourplay의 Foreplay를 일단 들으시고. ㅋ 오랜만에 Fourplay에 갔다. 부담없이 나랑 놀아주는 사람 최*욱 형과 함께. Fourplay의 문을 열자마자 나의승 선배보다 더 반갑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기네스였다. 최 형이 그토록 개무시로 일관했던 나의 사랑, 나의 흑맥주 기네스. 최 형은 '기네스는 별로'라고 했으나, 나의승 선배는 맥주 애호가들도 최상급 맥주로 치는 술이라고 말해주었다. 괜히 내 어깨가 으쓱. ㅋㅋ 그래도 최 형은 역시나 앱솔루트를 주문했고, 나는 당연히 기네스 드래프트를 부탁했다. 기네스는 맛도 맛이지만,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크림헤드와 화려하게 흘러내리는 Cascade가 일품이다. 크림헤드는 마트에서 기네스 드래프트 캔을 구입해서 유리컵에 따라 ..

diary 2010.01.03

난 팬이다

나는 팬 문화를 우호적으로 보는 편이고, 팬 문화를 관찰하는 짓을 즐긴다. 그러나 누군가의 팬을 자처하지는 않는다. 딱 한명을 빼고. 그가 바로 진중권이다.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그의 행보를 주목하던 중 '이 사람 멋진데' 하고 좋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1년 부산대 '월장 사건'이었다. 이게 뭐냐면, 부산대 여성주의 활동을 하던 학우들이 '월장'이라는 웹진을 만들었는데, 거기에 예비역 문화를 씹는 글이 실렸고, 분개한 전국의 예비역들이 '월장'을 초토화 시켜버린, 그런 더러운 일이다. 요즘 네티즌수사대에 밉보이면 신상 털리는 게 필수가 되는 지경인데, 그 때에도 월장 여학우들의 신상이 털렸다. 핸폰 번호가 털려서, 온갖 추잡한 협박과 욕설로 융단폭격 당했다. 실제로 신변의 ..

diary 2009.12.22

이젠 김밥을 팔지 않아...

다시 걷는다. 복잡한 상념들은 길 가는 자의 발목을 자꾸만 붙잡게 마련이다. 상념은 때로 감성을 충만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길 가는 자에게 묵은 상념이 주는 낡은 감성은 독배가 되어 돌아온다. 길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뒤에 생긴다. 길 가는 자의 의식을 치르기 위해 산을 오른다. 하는 이런 폼은 아니었고. 어제 멀리 본 무등산에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저것 참 볼 만 하지' 하는 생각에 연양갱을 챙겨 산행을 한 것이다. 그런데 급격히 따스해지는 날씨 때문에 서석대 아래 그늘 진 곳에서만 겨우 눈 구경했다. 쩝. 증심사 입구는 아직도 공사중이다. 식당과 등산의류 매장들은 몇 곳 개점하였다. 모든 곳이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덮어지겠지. 허름하기 그지 없었던 보리밥집이며, 대포집들은..

diary 2009.12.07

20D의 귀환

한달 넘게 파견근무를 다녀온 20D가 무사귀환하였다. 주인을 닮아서인지, 맨손으로 갔다가 두둑하게 챙겨서 돌아왔다. 극구 사양하였으나, 내심 반가운 대여료 10만원이 든 봉투가 카메라 가방에 들어있다. 또 임차인이 사용중에 아이피스컵을 분실하여, 새걸로 달고 돌아왔다. 이거 꽤 남는 장사다. 8GB짜리 CF메모리카드도 사은품으로 구입했다고 하나, 중개인 최씨가 중간에서 착복하였다. 최씨는 대신에 4GB짜리 CF메모리카드를 내밀며 나에게 입막음을 시도하였다. 사실 난 상관없다. 원래 쓰던 2GB 짜리도 꽉 채워본 적이 없다. 일종의 거간료를 지불했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ㅋ 출시된지 5년이 넘은 구닥다리 DSLR이라고 구박받지는 않았는지, 렌즈 3개를 모두 합쳐도 L렌즈 하나 값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헝그..

diary 2009.12.01

왈왈

붕어빵 5천원 어치 & 오뎅 2천원 어치, 그리고 다소 비싼 와인. 이게 과연 어울리는 궁합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다만 둘이 먹기에 붕어빵 5천원 어치, 즉 15마리는 많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붕어빵 파는 아주머니가 나보고 훈남이라며 2마리를 더 넣어주셨으니까 3천원 어치 정도가 적당량일 것이다. 훈남은 어딜 가나 굶어 죽을 염려는 없다. 어떤가? 싸구려 미니벨로 위에 앉아 있어도 훈남은 훈남이다!(photo & bike 성욱)

diary 2009.11.24

노래방

간만에 노래방에 갔다. 내가 김현식의 '사랑했어요'로 선빵을 날렸는데, A형이 역시 김현식의 '어둠 그 별빛'으로 맞불을 놓는다. 이에 질세라 다시 '사랑 사랑 사랑'으로 맞대응을 했는데, A형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추억 만들기'를 선곡한다. 이게 무슨 김현식 노래 배틀도 아니고. ㅋ 이렇게 김현식 노래를 6곡 쯤 불렀나. 2시간 동안 고래고래 악을 질렀더니 목이 아프다. 피날레는 '청계천 8가'로 장식. 노래방에 가면 항상 곡명이 떠오르지 않아 선곡에 애를 먹는다. 노래책은 왜 곡명으로만 정렬되어 있나. 가수별로 정렬해 놓으면 원하는 곡 찾기가 훨씬 수월할텐데 말이지. 좋은 노래방에서는 리모콘으로 가수별 검색이 가능하다던데. 쩝. 주변에 음악 좀 아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소주 마시면..

diary 2009.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