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우습제 출입금지

    고니를 비롯해 다양한 겨울 철새들이 온다는 나주 우습제. 한번 가보자 해서 카메라와 커피 챙겨서 출발. 생각보다 거리가 좀 있다. 우습제가 보이기 시작하고 일단 주차. 스윽 둘러보니 사람도 없고 새도 안 보이고. 입구 쪽으로 걸어가니 심상치 않은 느낌이. 조류독감으로 출입금지다. 집에서 우습제 검색하다가 며칠 전 기사에 나주 우습제 차단방역 어쩌고 하는 걸 언뜻 보고 설마 설마 했는데. 그래도 지킬 건 지켜야지. 다시 차에 타서 커피 한모금 하고 광주로 복귀.

    엄마의 옷

    얼마 전 엄마의 전화. 간단한 안부가 오가고 엄마는 참 어렵게 말을 꺼냈다. 멋쩍은 웃음과 함께 엄마가 한 말은, "계모임에서 놀러가기로 했는디야. 엄마가 옷이 딱히 없이야. 허허허. 긍게 근디야... 니 카드로 옷 하나 사도 되냐?"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시라고 했다. 싼 거 사지 말고 마음에 드는 걸로 비싼 거 사시라고 했다.10년도 전에 아무 때나 쓰시라고 카드를 하나 드렸다. 처음 몇년 동안 결제문자 하나 받지 못했다. 시시때때 카드 쓰시라고, 맛있는 것도 사드시고 옷도 사시라고 설득도 하고 화도 내고 그랬다. 그 결과 부모님은 집 앞에서 순대국밥이나 뼈해장국을 사드시곤 했다. 결제금액 1만4천원. 그조차 1년에 다섯번을 넘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2,3년 전부턴가 가끔 동네 마트에서 결..

    상념

    소멸은 그 자체로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만, 소멸이 없으면 새로움도 없다. 새로움이 주는 호감과 긍정성은 다른 무언가의 소멸에 기반한다. 차디찬 겨울 바닥을 나뒹구는 낙엽이 없다면, 봄날의 파릇한 새싹도 여름날의 울창한 숲도 우리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리라.무언가를 버린다는 것은 단순한 제거가 아니라, 다른 것을 채우기 위해 선행되는 생산적인 일이다. 버리지 않고 채운다는 것을 과욕이라 하고, 소멸 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을 무의미라고 명명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언어는 낙엽에 닿을 수 없으나, 낙엽의 언어는 나에게 닿아 상념을 낳는다.

    2017년 마지막 책 구입

    일본요리책 1권, 니체 관련 책 3권, 인문사회 관련 2권. 아마도 2017년 마지막으로 구입한 책들이 될 듯. 갑자기 독서광이 되어 이틀에 한권씩 독파하지 않는 한.얼마전 TV에서 이진우 교수의 강연을 보고 니체를 다시 한번. 하고 마음을 먹었다. 이진우 교수의 책 2권과 고병권의 책 1권을 골랐다. 이진우 교수의 책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고병권의 책은 음. 그냥 저자에 대한 무한 믿음. '철학을 전국민 평생교육으로!'가 나 혼자 슬로건인데, 대학시절 의기양양하게 '독일관념론' 수강신청했다가 한학기 내내 칸트에게 이를 갈았던 아픈 추억이 있긴 하다만. 철학, 이것 참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에도 국가에도 중요한데 참 중요한데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한다. 학창시절 영어 공부하는 시간의 ..

    크리스피 크림 오리지날 도넛

    자전거 타느라 살 빠지는 게 고민이라, 다시 막 먹기로 작정. 소모된 칼로리보다 더 먹어야 한다. 점심량은 진작 다시 늘렸고, 야식도 꼭 챙겨 먹기. 크리스피 크림 오리지날 도넛 6개에 도전했는데, 아 배불러 못 먹는 게 아니라, 달아서 달아도 너무 달아서 3개 먹고 상자 덮었다. 3개는 내일 아침에 우유랑 같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