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 1학년 때였나 싶다. 지금은 사라진 것으로 아는데, 오월대라는 무시무시한 조직이 있었다. 전남대에서 운동권 남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몸 담았던 '준군사조직'. 서울 쪽에서는 사수대라고 불렀으나, 광주전남권 대학에서는 '전투조직'이라고 했다. 여하간 오월대는 가투에서 전경과 쌈박질하는 게 주요 임무이긴 했으나, 가끔 학내규찰활동도 했다. 늦은 밤 학내를 돌아다니면서 취객 정리, 불량(?) 고삐리 군기 잡기, 오토바이 폭주족 단속, 여학생 보호 같은 경찰 노릇을 하는 거다. 학우들의 안전을 위한 활동이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깃발 들고 구호 외치고 노래 부르며 돌아댕기는 남학생 떼거리를 보고 학우들이 오히려 위협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만. 그건 그렇고. 어느날 긴급히 학내규찰 소집령이 떨어졌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