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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말하지 않는 사회

이마트의 '피자'에 이어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논란이 되었다. 롯데마트가 판매중단하기로 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만, 영 씁쓸하다.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의 과잉가격도 욕 먹고, '통큰치킨' 덕분에 가격경쟁 되면 더 싼값에 치킨 사먹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대기업이 영세상인들 돈벌이까지 집어삼키는 파렴치도 욕 먹고. 파격적인 가격의 치킨을 미끼삼아 소비자를 마트로 끌어들이여는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다 좋은데, '가격'에만 논점이 집중되는 모양새라 아쉽다. 자본주의의 경제학에서는 시장에서 합리적 가격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만, 살아 숨쉬는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진 않다. 원자재 비용을 낮춰서 가격경쟁력을 올리기도 하겠다만, 피 토하는 가격경쟁의 현실에서 자본은 결국 노동자의 저임금을..

opinion 2010.12.14

첫눈

광천동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진다. 주변은 밤인양 어둡다. 비가 내린다. 제법 굵은 빗방울. 아! 눈은 아니다. 첫눈은 아니다. 그냥 겨울비다. 문제는 나에게 우산이 없다는 거다. 버스에서 내렸다. 비는 더욱 퍼붓고, 간혹 눈인 것 같기도 하다. 빠르게 편의점을 찾는다. 뛰어들어간다. 일단 젖은 머리와 옷을 턴다.계산대에 있던 알바생이 묻는다. "눈 와요?" "아니요. 저건 비입니다" 알바생은 첫눈이기를 기대한 것 같다. 그럴 나이다. 실망한 듯 한 여자애의 얼굴을 보고, 슬며시 미소 짓는다. 우산 하나를 집어들고 값을 치른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우산을 펼쳐 들고 걸어간다. 30미터 쯤 걸었을까. 주변이 좀 환해지는 듯 하다. 둘러보니 우산 쓴 사람이 안 보인다. 비..

diary 2010.12.08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라이딩

처음으로 폰 동영상 찍어서 올리는데 사운드가 나오지 않는다. 확장자가 skm인데 avi로 변환해서 업로드하면 사운드 나온다고 해서, 스카이 동영상플레이어 설치해서 실행해봤는데 윈도우7에선 재생하다가 그냥 죽어버린다. 젠장.. 귀찮아서 여기까지만.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을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길이 너무 짧아서 먼 거리를 달려온 수고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길이 유명하지 않아서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을 때, 사람보다 가끔 오가는 차들이 더 많았던 그런 시절도 있었다만. 지금은 어진간 하면 한번씩 구경오는 코스가 되어버렸다. 아름답고 조용한 '길'은 이미 사라졌고, 필수 데이트 & 관광코스, 그러니까 디카 시대의 기념사진 배경으로만 남아 있다. 각자에겐 좋은 추억이기도 하겠다만. 한국에서 괜찮다 싶은 ..

bicycle 2010.12.04

병역면제 때문이 아니다

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본인을 비롯해 다수의 고위 관료들이 병역면제 때문에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병역면제'라고 쓰고 '병역기피'라고 읽어야 합당한 것 같기도 하고. 부모 잘 만난 놈들은 미꾸라지처럼 현역복무를 피하고, 부모 잘못 만나면 빼도박도 못하고 현역병으로 징집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공직자 본인과 그 아들의 병역면제는 두고두고 욕먹을 짓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역병 복무가 공직자나 정치인의 마땅한 자격인 것처럼 인식되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도발'이나 교전으로 꽃다운 나이의 사병이 죽고 다치는 일, 그 후 하나씩 드러나는 고위 간부들의 어처구니 없는 직무태만이나 부실한 규정과 제도 등... 이런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평소 이명박을 욕했던 사람들은 '병역미필자..

opinion 2010.11.29

브레이크 세트 교체

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 페달링을 하는데 어째 좀 힘이 든다 해서, 내려서 살펴보니 앞 브레이크의 왼쪽 패드가 림에 딱 닿아 있다. 장력이 좀 늘었났나보군 하고 가방에서 휴대용 공구를 꺼내 브레이크 암(arm)의 +자 나사를 조이고 풀고 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뭐여 이거 하고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에구머니나! 오 마이 갓! 브레이크 암 안에 장력을 유지해주는 굵은 철심 하나가 부러져 있는 게 아닌가. 지져스 크라이스트! 식겁했다. 사실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만, 이런 것도 부러질 수 있구나 생각하니 괜히 겁난다. 오늘 상무지구에 갔다가 브레이크 암 사러 자전거 샵에 잠깐 들렀다. 주인 아저씨가 제품 하나를 보여줬는데 보기에도 가격이 좀 셀 것 같다. 물어보니 역시나 예상가의 4배다. 그냥 묻지마 제..

bicycle 2010.11.27

삼성이 아직도 한자를 쓰는구나

삼성이 사내망에 노조설립하자는 글을 올린 직원을 해고했다. 이따위 기업이 '초일류'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노조가 무슨 귀신이냐, 왜 그렇게 벌벌 떠는지 모르겠다. 진짜 아마추어같이... 그나저나 아직도 한자 투성이 문서를 보게 될줄이야. 무슨 '초일류'가 요따구냐. 시대에 뒤쳐지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공무원 조직에서도 거의 한자가 사라져가는 추세인데, 시대를 선도한다는 대기업 문서에 한자라니. 삼성 조직 문화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diary 2010.11.27

광일목장 (진입로까지만) 라이딩

간 데 또 가고 간 데 또 가고, 요짓도 더 못하겠다 싶어서 새 코스를 물색하다가 광일목장이란 곳을 발견. 검색 신공으로 대충 코스 파악하고 출발. 충장사 지나서 금곡동 분청사기 전시실 입구에서 잠깐 갸우뚱. 이 길이 맞나... 일단 가본다. 뭐여 이 길은 얼마 전에 K 형이 알려준 무등산 옛길인데. 잘못 들어왔나 하는데,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하나 있다. 일단 들어간다. 가다보니 그 길이 맞다. 차량진입 금지 팻말과 함께 굵은 쇠기둥 하나로 길을 막아 놨는데 가볍게 바니홉 기술로 점프를 시도.............하는 건 미친 짓이고. 사뿐히 내려서 냉큼 자전거 들고 넘었다. 시작부터 그냥 오르막이다. 광일목장까지 무조건 끝끝내 쭈욱 오르막이라던데. 경사도가 해도 해도 너무하다. 오르는 거야 디지게 페..

bicycle 2010.11.26

증도 라이딩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나와 함께 섬 라이딩을 가는 게 소원(?)인 A 선배가 보면 경악할지도 모르겠지만. 흠흠. 신안 증도로 라이딩을 다녀왔다. 태어나 처음으로 섬 라이딩을 즐긴 거다. 여러 해 전, 그러니까 증도대교가 생기기 전이다. 배를 타고 증도에 들어간 적이 있다. 지금은 태평염전보다 엘도라도 리조트로 유명한 증도가 되어버렸고. 고급스럽게 치장된 리조트에는 여름도 아닌데 승용차와 사람들이 많았다. 음식물쓰레기통을 청소하고 조경수에 농약을 치는 노인들은 아마도 한때 어부였을지도 모를 섬 주민이었으리라. 관광개발이 선사한 고용창출인가? 그렇게 단 몇명이라도 소득을 얻을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일지도 모른다만. 관광개발이 원주민들에게 커다란 혜택을 주는 것처럼 사기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개발업자들, 부동..

bicycle 2010.11.21

블로그 이름

블로그 이름을 바꿨다. 예전에 홈페이지 운영할 때부터 communi21은 나의 아이디이면서 홈페이지 이름이었다. 어쩌다 이름을 바꿔볼까 고심했던 적도 있긴 했다만, 귀찮아서 그만 두곤 했다. 블로그로 옮겨오면서 communi21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communi21의 유래(?)를 살짝 소개하자면 이렇다. 1999년 복학한 나를 선배 A가 컴퓨터 앞에 앉혔다. 나에게 이메일을 만들어준다고 하였다. 그딴 거 만들어서 어디다 써먹냐고 속으로만 튕기고 고분고분 앉아 있었다. 그때만 해도 나의 컴퓨터활용능력은 독수리 타법에 윈도우가 뭔지도 모르는 완전 컴맹 수준. 여하간 전혀 이메일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나에게 A 형은 아이디를 뭘로 하겠냐고 물었다. 대충 아무거나 하라고 했더니, A 형은 이름처럼 중요한 거라..

diary 2010.11.20

새 타이어

자전거 타이어를 새걸로 바꿨다. 이번이 3번째 타이어다. 전에 쓰던 타이어는 트레드가 많이 닳아서 스키드 할 때면 이러다 타이어 찢어지겠군 싶었다. 가벼운 도로라이딩 정도는 아직 버틸만 한데, 그래도 미리 교체하는 게 사고예방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고. 이번에 산 건 KENDA Smallblock8 이다. 크로스컨트리 레이싱용이라고 하는데, 접지력보단 가속력을 위한 선택이다. 라이딩의 9할이 도로라이딩이고, 가뭄에 콩나듯 임도 싱글 정도 타는데, 무지막지한 깍두기는 필요 없으니까. 스몰블록이라는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아주 작은 트레드가 촘촘하게 나와 있는 게 특징이다. 작고 얇아서 빨리 닳아질까 걱정이긴 하다만, 속도 내는 데에는 아주 좋다. 타이어 바꿔 끼우고 시험삼아 동네 한바퀴 돌아봤는데..

bicycle 201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