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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

나가수 1부터 매주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다만. 7월 1일 경연이 최고다. 지금까지는 순위를 맞히는 건 아니었다만, 그래도 내 나름 잘한 가수와 못한 가수를 가리곤 했다. 그런데 이번 경연은 도무지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나가수 평가단이 매기는 점수로 가리는 순위는 애초 내 관심사는 아니고. 서문탁이 하위권으로 밀린 건 그닥 대중적이지 못한 선곡 탓이 큰 것 같고. 뭐 할 말은 많다만 이만 줄이고. 한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서문탁이 부를 노래를 소개하는 자막에 어마어마한 오자가 있었다. Led Zeppelin을 'Red Zepplin'으로 자막에 넣다니... 모르면 검색이라도 해보든가. 이건 좀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 별 말이 없다. 순식간에 지나가서 모두 못 알아챈건가. 내 눈..

diary 2012.07.02

음주 후 생각

이십대와 삼십대의 삶을 각각 돌아보니, 퍼뜩 드는 생각이 이렇다. 이십대에는 하나의 세계와 맞서고, 싸우고, 바득바득 살았던 것 같다. 삼십대에는 '세계'는 다양해졌고, 각각의 '세계'에 적응하느라 하루하루가 바쁘고 기괴하고 그랬던 것 같다. 이십대에 생각한 '나이 먹는다'는 건 좀더 '세계'에 능수능란해지는 거라 믿었는데, 실제 그 나이가 되어보면 서툰 인생에 익숙해져버리는 그런 게 되어버린 것 같고. 나는 아직 인생을 모른다만, 여전히 '즐거운 인생'을 꿈꾸고 있고. 인생이 뭔지는 몰라도, 즐겁게 인생을 살 권리는 있지 않냐고. 뭐 그런 주장은 잊지 않는다. 행복은 이 세계에도 있고, 저 세계에도 있다만, 불행 역시 그러하다. 행복은 지속적이지도 않고, 불행 역시 영원할 수 없는 법. 행복이냐, 불행..

diary 2012.03.08

송경동

'나꼼수'가 대히트이긴 하다.만 나는 시간을 내서 '나꼼수'를 '찾아서' 들은 적은 없다. 그닥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 김어준의 유쾌함과 글은 좋아하지만, 정치적 포지션은 많이 달라서 '나꼼수'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안한다. 김어준의 연애관이나 인생관, 문장스타일은 좋아하기도 하고 동조하는 것도 많긴 하다. 한겨레에서 연재했던 '그까이꺼 아나토미' 요런 칼럼들은 빠짐없이 읽고 또 읽고 했다. 겁나 재미있었거든. 근데 나꼼수는 별로 땡기지 않는다. 웃고 싶으면 개콘을 보면 되고. 감성을 원하면 '하이킥'을 보면 된다. 나꼼수에서 어떤 새로운 해석이나 이슈를 발견하리라는 기대가 없기도 하고. 'MB까고 닥치고 정권교체!' 나꼼수의 결론은 결국 그런거니까.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냥 내 관심사가 아닐 ..

opinion 2012.02.02

'포착'

'착한' 안철수는 '한국병'을 치유할 수 있을까? 요즘 읽은 글 중 꽤 좋다.는 생각이 팍 드는 글이다. 일단 일독을 권하고. 그 결과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 와중에 안철수 원장은 정권교체를 실현시킬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하나로 대중들에게 포착됐다.그 중에 위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든다. '포착'이라는 어휘에 느낌이 팍 꽂힌다. 아주. 안철수는 '포착'된 것이다. 그의 기부행위 같은 '선행'은 좋은 일이긴 하다만, 그걸 가지고 안철수의 '정치'를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나는 여전히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할 '정치인'인지 의문이다. '정치'를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 유력한 대선주자로 회자되는 현상도 좀 뜨악하고.

opinion 2012.01.09

'박원순' 이후

나경원이 낙선하고 박원순이 당선된 일은 분명히 좋은 일이다. 그리고 박원순의 사회 디자인이 내가 꿈꾸고 고대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도 분명한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강남 3구에서는 나경원에게 몰표를 주었다. 이것은 박원순이 반자본이라거나 노동자 시장후보라서가 아니라, 나경원이 철저하게 부자 편에 서는 후보이기 때문이다. 박원순은 좋은 사람이고, 오세훈이나 나경원 따위와는 전혀 다르게 서울시 행정을 끌어갈 것이다. 하지만 박원순의 당선이 '시민의 승리'라거나 중산층의 승리가 될지는 몰라도, 노동자의 승리라고 의미 지을 수는 없다. 박원순의 당선은 기쁜 일이고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노동자인 '시민'들이 '박원순'과 '안철수'는 '노동'을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비판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박원순' 이후..

opinion 2011.10.28

1빠링

클릿페달로 바꾸고 2일째. 1빠링을 기록하다. 평페달에서 클릿페달로 바꾸면 기본이 3빠링이라. 나는 피해가리라 했으나 이틀만에 1빠링이다. 퇴근시간 사람 많은 큰 교차로 횡단보도 앞에서. 이쁜 아가씨들도 많은데. 복장은 그럴싸하게 폼나는 놈이 아무 이유도 없이 자전거와 혼연일체가 되어 옆으로 꽈당 하니. '클릿'을 모르는 민간인 입장에서는 '뭐야 저거' 할 수밖에. 몸 아픈 건 둘째 셋째 문제고. 우이씨 쪽팔려. 옆에서 토끼눈 하고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 붙잡고 '이게 페달하고 신발하고 고정시키는 클릿이라는 건데요.. 블라블라~'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괜히 자전거에 이상이 있는 것처럼 이리저리 살펴보고 때려보고 흠흠... 1빠링 했으니 이제 2번 남은건가 싶은데. 자빠링은 역시 아픈 것보다는 쪽팔린..

bicycle 2011.10.10

정전

여느 때와 같이 러쉬아워를 뚫고(?) 집으로 집으로 페달링을 했다. 동네로 들어서는데 주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느끼기 전에, 앞길을 훤하게 밝히는 (새로 산) 라이트의 위력에 흐뭇.하던 것도 잠시, 주변을 훑어보니 가로등도 꺼져 있고, 주택의 불도 꺼져 있다. 상점의 간판불빛도 없다. 뭔일이야 하고 고개를 들어 우리 집 아파트를 봤다. 헉 아파트 불이 다 꺼져있다. 순간 내 머리를 스친 건 강풀의 웹툰 '아파트'. 후덜덜 하면서 집으로 집으로 가는데, 아파트 여기저기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집에 왔더니, 전기가 나갔다 들어왔다 했다고. 엄마는 전국적으로 정전이라고 했다. 덧붙여 '이런 것도 있어야 좋제. 전기 소중한 거 알아야 항게' 하신다. 흠. 전국에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블랙아웃'이라고 하는 대..

diary 2011.09.15

내 마음은 이미

어느 아파트 출입구 차단기를 살짝 피해 보도 위로 올라가다가 그만 자빠링하고 말았던. 그 날의 사진이다. 물론 이것은 연출된 것이고. 요즘 자출을 재개하기 위해 은밀히 준비중이다. 직장에서 자전거와 옷가지를 보관할 장소는 진작 정해놓았고. 목욕탕 이용은 문제 없고. 자출 코스는 이미 답사해두었다. 남은 문제는 두 가지. 먼저 결단. D-day를 언제로 잡느냐. 그냥 차 놔두고 자전거 끌고 나가면 되는 일이다만. 그래도 뭔가 의미심장한 D-day를 정해야 하지 않겠냐 하는 쓸데없는 의미부여. 요런 재미도 있으니까. 다음 문제는 자전거다. 자전거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데, 새 자전거를 물색해놓고 이미 마음은 콩닥콩닥 하는데. 이걸 질러 말어 하는 중. 딴에는 비싼 가격이긴 하다만, 기름값 감안하면 몇..

bicycle 2011.06.20

일독을 권함

이거나 한번 읽어보심이... 이거 정말 대단한 글이다. 올해 읽은 글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평소 좋아하는 우석훈인데, 이번 글은 정말 대박이다. 어려운 용어 하나 없이, 미사여구로 멋부리지도 않고, 학자스러운 폼도 전혀 잡지 않고. 글 제대로 썼다. 회사에 들어가 승진을 하고 월급이 오르고, 소형차 타다가 중형차를 몰게 되고, 자기 소유의 아파트 평수가 커지고. 이런 식으로 자기 삶의 행복을 발견하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그건 모르겠고. 그러한 삶의 방식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소수가 된 건 분명하다. 다수에게는 선택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불행한 건 그 다수들이 소수가 되기 위해 피똥을 싸고 있다는 거고. 그게 한국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렸다는 것이고. 단계를 밟고 올라가는 게 인생..

opinion 201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