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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의 시대

4월 16일자 게재. 올 것이 왔다. 전남대 도서관 출입구에 ‘스마트 카드’ 인식기가 설치되었다. 카드 하나로 도서관 출입, 열람실 좌석관리, 도서대출을 한방에 해결한단다. 오! ‘스마트’하다. 이제 전남대 도서관 출입도 관리되는 세상이 왔다. 지성인이라는 대학생들이 어쩌다 도서관 출입마저 관리(!)당하게 되었을까? 듣자하니 역시 자리다툼 때문이다. 대학 도서관이 취업준비생들로 넘쳐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재학생들이나 졸업생들이나 취업은 절체절명의 미션. 신입생 때부터 취업준비에 몰두하는 것이 88만원세대의 생존지침인 세상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취업경쟁에서 뛰어들기 전에 먼저 도서관 좌석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날이 갈수록 수요량은 급증하는데 공급량은 제자리 걸음. 경쟁은 치열해진다. 재학생들..

opinion 2008.04.15

<어느날 그 길에서>-도로의 폭력성 고발

나는 동물을 특별히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도 없다. 그런데도 로드킬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를 꼭 보고 싶었던 까닭은 도로에 투영돼 있는 인간문명의 폭력성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죽임을 당한 동물들의 수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연구팀 3명이 120km 길이의 도로에서 3년여간 확인한 로드킬은 5천건이 훨씬 넘는다. 전국의 고속도로 3000km를 이틀 동안 다니면서 발견한 로드킬은 무려 1천여건. 한국의 도로가 총연장 10만km에 달한다고 하니 확인되지 않은 로드킬의 수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황윤 감독은 평소 보고 싶었던 동물 친구들을 도로에서 다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생명을 빼앗긴 뒤였다.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어 의식불명에 빠진 삵을 연구팀이 발견하..

movie 2008.04.13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Hey Jude'가 최고!

비틀즈의 음악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를 갖게 했다. 감독은 누구인지, 출연배우들은 어떤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솔직히 내가 가진 기대가 작품성이나 새롭게 편곡된 비틀즈 음악을 향한 것이었다고 보긴 어렵다. 어떤 영화가 탄생했을까 하는 평범한 궁금증이 기대의 태반이었다. 이 영화는 비틀즈 음악 33곡에서 캐릭터와 스토리의 모티브를 가져왔다. 비틀즈는 60~70년대의 시대적 상황을 가장 대중적으로 노래할 줄 알았다. 상업적인 것이 곧 대중적인 것이 되기 십상이라는 점에 비추어, 비틀즈의 대중성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비틀즈의 음악이 그렇듯, 영화 도 사랑과 젊음, 시대의 혼돈과 아픔, 부조리를 다룬다. 영화는 모든 면에서 비틀즈에 충실하다. 사랑으로 세상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려고 했..

movie 2008.04.11

불안에 대한 위로

젊은이들이여, 기성관념의 주술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켜라. 시야를 넓히고, 이 세상에는 어른들이나 권력자들이 권장하는 것과는 다른 삶의 방식, 다른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기성의 “거대 담론”에 의지할 수 없는 시대에는 누군가 지도자 같은 인물을 찾아내 따라가고 싶은 심리에 빠지는 건 자연스런 이치다. 하지만 설사 외롭고 불안하더라도 오히려 지도자 같은 인물을 의심해 보는 태도, 집단에 의지하지 말고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판단해 보는 태도를 키우기 바란다. 외로움이나 불안은 존엄한 개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대가인 것이다. 2008년 3월 15일자. 서경식(도쿄경제대 교수) '생존경쟁 내몰린 젊은이들에게'에서 발췌 요즈음 내가 느끼는 '외로움과 불안'에 대한 위로다. 도종환이 시로 썼듯이, 흔들리지..

diary 2008.03.27

What's Up / 4 Non Blondes

What's Up / 4 Non Blondes 25 years and my life is still trying To get up that great big hill Of hope for a destination 25년간 살아왔지만 내 삶은 여전히 희망의 거대한 언덕을 오르려 하고 있어 And I realized quickly when I knew I should that the world was Made up of this brotherhood of man For whatever that means 그리고 난 금방 깨달았어 세상은 남자들의 형제애로 똘똘 뭉쳐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게 뭘 의미하든지 간에 And so I cry sometimes When I'm lying in bed Just to get..

music 2008.03.13

의문

메일 정리를 하다가 레포트를 하나 발견했다. 2006년 2학기 때 수강했던 라는 교직과목의 레포트다. 레포트의 주제는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것 중 내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나는 그것을 '의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러한 주제를 제시한 의도와는 꽤 어긋난 레포트다. ㅋㅋ 의문 학교로부터 내가 배운 건 팔할이 ‘의문’이다. 배움 자체가 의문스러운 적도 많았으니, 학교는 나에게 의문투성이였다. 내가 학교로부터 배운 건 의문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학교는 학생의 의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잘 먹고 잘 살려면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 했지만, 학교는 좋은 대학에 가면 왜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하긴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은 아예 상상..

opinion 2008.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