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39

파랑새를 1위로

돈 쓸 일 생겼다. 6백원이면 된다. 지금 '파랑새를 1위로' 캠페인에 불이 붙었다. 다들 바쁘시니까 간단 요약해드린다. 작년 크리스마스, 대형 기획사의 농간으로 영국 싱글차트가 더러워지는 데 진절머리가 난 한 네티즌이 RATM의 'Killing in the name'을 1위로 만들어버리자고 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돈 내고 다운로드하는 일이 벌어지고 급기야 이게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걸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한판 벌여보자는 거다. 최근 어떤 기획사에서 씨엔블루인가 씨발블루인가 하는 밴드를 내놓자마자 표절의혹을 받고 있는데, 대응방식에 영 예의가 없다. 인디밴드도 아닌 것이 인디밴드의 이미지를 조작해내고. 표절여부야 전문가들이 밝혀낼 것이고. 우리는 그냥 예의 없는 것들에게 뭔가 액숀을 보여주면 되..

opinion 2010.02.11

'정직'이라굽쇼?

1. '정직'을 대한민국의 국시로 지정해야 할 판이다. 2. 정치 섹터에서 최고권력을 장악한 명박가카의 가훈은 '정직'이다. 가카의 어머니께서는 늘 '거짓말 하지 마라'고 가르치셨단다. 대개 엄마가 자식에게 'OOO 하지 마라'고 가르치는 까닭은 자식이 OOO을 너무 잘 하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나 뿐인가. 그건 그렇고. 3. 시장 섹터에서 황제로 군림하는 이건희 옹께서도 오늘 국민들에게 훈시를 내리사,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고 하시었다. 불현듯 개콘의 '드라이 클리닝'이 머리를 스친다. "니가 지금 말한 '정직'이 '정규직'은 아니겠지~" 4. 명박가카와 이건희 옹이 두루 '정직'을 강조하신다. 5. 참으로 씨바스러우시다. 6. 그런데, 이건희 옹의 말은 왠지 진정성이 느껴진다..

opinion 2010.02.06

<삼성을 생각한다>를 부탁해

김용철 변호사의 책 가 출간되자마자 곤경을 겪는 모양이다. 조중동과 경제일간지는 물론이고 무가지인 메트로마저 책 광고를 거부했단다. 예상대로다. 이 책의 출판도 겨우 성사된 걸로 안다. 김용철 변호사의 원고를 대부분의 출판사가 꺼려 했다고 한다. 돌고 돌아 결국 출판사 사회평론이 결단(?)을 한 것. 역시 삼성의 힘은 더럽게 무섭다. 오래 전에 어떤 기사에서 읽은 내용인데, 삼성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쓰려는 사람이 있었단다. 삼성은 그를 직접 만나서 상당한 액수의 현금을 들이밀었고, 그 사람은 거부했다. 그러자 삼성은 출판사들을 협박해 책을 찍지 못하게 했다. 온갖 협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어이 책을 출판했다고 한다. 삼성은 서점에 유통된 책을 싹쓸이 해서 수거해버렸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책이..

opinion 2010.02.03

생태주의자

아무도 인정하지 않아도 좋을, 그런 쓸데없는 억지 결론을 내려보았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사람은 바로 생태주의자라고. 웃기는 가정이지만, 사회주의자보다는 생태주의자가 더 많은 사회가 더 좋은 세상일 것이다. 물론 생태적인 사회주의자도 가능하고, 사회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는 생태주의자도 있을 수 있다. 나는 생태주의자가 아니지만, 한국사회에서 가장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세력은 단연 생태주의자들이라고 믿는다. 생태주의자는 단순한 환경보호론자가 아니다. 생태주의자는 근본적으로 인간 사이의 사회적 관계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사람들이며, 나아가 자연과의 관계에서 인간우월적인 사고를 배제할 줄 안다. 아메리카의 인디언 드와미쉬 족의 시애틀 추장은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땅을 사들이려는 미국의 대통령에게 ..

opinion 2010.01.31

보수를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나왔다. 제목에서부터 고심의 흔적이 묻어난다. '삼성을 반대한다'라거나 '삼성을 비판한다' 같은 과격한 표현 대신에 '생각한다'를 선택한 것은 김용철 변호사의 진심이 담긴 것이라고 생각된다. 2007년 한국사회를 흔들어 놓았던 그의 양심선언 때부터 그의 입장은 일관되었다. 그가 겨냥한 것은 삼성이라는 기업이 아니라 이건희 일가와 그 가신들의 부정부패였다. 삼성을 무너뜨리거나 해체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독단적이고 비상식적이며 권위적일 뿐만 아니라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진 '삼성식 황제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진심이었으리라. 그러니까 김용철 변호사는 매우 정상적인 보수주의자이고, 자본주의자인 셈이다. 그는 법을 지키자고 했을 뿐이다. 그는 "납세와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opinion 2010.01.30

호들갑의 효과

강기갑 의원 무죄, PD수첩 무죄. 검찰의 정치적 기소에 법원이 사법적 판단을 내린 결과다. 세상이 하수상하여 이런 판결조차 마치 대단한 일인양 평가받고 있지만, 사실 지극히 당연한 결과 아닌가. 애초에 기소 자체가 무리한 정치적 행위였으니까. 검찰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정치를 했는데, 법원은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판결했을 뿐이다. 판사가 특별히 정의로운 게 아니라, 나쁜 판사가 아니었을 뿐인거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인데, 호들갑은 저쪽 분들이 떨어주신다. 우익 단체들은 대법원장 관용차량에 달걀을 투척하고, 한나라당은 사법개혁 운운하며 고작 1심 판결을 가지고 쟁점을 만들어낸다. 조중동은 '충격적 판결'이라며 선동에 나선다. 저들은 기소만으로도 이미 모든 것을 얻었다. 법원에서는 졌으나, 정치에서는 이겼..

opinion 2010.01.21

故윤용현 故양회성 故이상림 故한대성 故이성수 故김남훈

지난 1월 9일, 용산참사로 희생된 철거민 5명의 영결식에 참석차 서울에 다녀왔다. 다른 일이 나름 정리가 되어 이제서야 글을 적는다. 9일 아침 새벽밥을 훌훌 털어 넣고 집을 나선다. 얼어붙은 새벽 공기 속으로 담배 연기를 훅 내 뿜는다. 후후~ 담배연기인지 입김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만, 겨울 새벽에 피는 담배는 맛이 참 좋다. 카메라도, 가방도 챙기지 않았다. 핸드폰과 담배만 주머니에 쑤셔넣고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바로 잠 들었다. 10시 50분, 서울 센트럴 시티에 도착. 배는 고팠으나 묘하게 배를 채우고 싶진 않았다. 바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종로3가 역에서 내려 1호선으로 갈아타려고 부지런히 발길을 옮기는데, 저 멀리 인파 속에서 정복 경찰 3명이 서성댄다. 그 중 한명이랑 눈이..

opinion 2010.01.13

용산참사 장례위원 신청

1월 9일 용산참사 고인 5명의 장례식이 있다. 이명박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장례위원회를 꾸리기 위해 시민상주 5천명을 모집하고 있다. 어제 소식을 듣고 범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간단히 조문을 남기고 조의금 1만원을 입금했다. 그 때 내 조문글이 53번째인가 했다. 5천명의 1%. 하루가 지난 이 시각 현재 217번째 글이 등록되어 있다. 5천명의 4%. 물론 입금만 하고 조문글을 남기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건 좀 안타깝다. 8일에 신문광고를 내기 위해 7일 정오에 마감한다고 하니, 3일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러다 5천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사는 일이 바쁘고 고단하더라도 이래서는 곤란하다. 이건 진보냐 보수냐 그런 일도 아니잖나. 하루하루..

opinion 2010.01.04

주역

가카의 정권은 언플 하나는 끝장나게 하는구나 싶다. UAE에 원전수주 따냈다고 가카가 현지까지 날아가서 쑈 한번 하고. 국내 언론기업들은 개떼처럼 몰려다니며 가카를 빨아주시네. 평소 가카 욕하던 사람들조차 '잘한 건 잘했다고 하자'고 하는 걸 보면 언플 효과 톡톡히 보신 듯. 오늘 용산참사 협상 타결에서도 언플 쩐다 쩔어. 용산참사범대위와 서울시의 협상이 '타결'되었다. 솔직히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1년을 채우기 전에 고인들의 장례를 치르게 된 건 불행 중 다행이다. 놈들도 해를 넘기는 건 아무래도 부담이었겠지. 내년엔 지방선거도 있는데, 용산참사를 매듭 짓는 것이 낫다는 판단 정도는 할 줄 안다 이거지. 그런데 놈들 하는 짓이 정말 씨바스럽다. 총리의 유감 표명 담화문이 마치 협상 타결..

opinion 2009.12.30

현실

*이 글은 건방지다.는 점을 미리 밝혀둠. ㅋ 요즘 세상에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무척 드물다. 혹여나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현실을 모르는 천진한 이상주의자 또는 배부른 로맨티스트' 취급을 받기 일쑤다. 대신에 '현실이 어쩌고'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 전혀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갑갑하고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가혹하기까지 하니까. 그런데 나는 의문이 든다. '현실이 어쩌고'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 현실적인 것일까? 이들이야말로 너무 비현실적이고 가끔은 초현실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거 아니냐 이말이다. 한국사회의 청년들은 안정된 직장을 갖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과 시간과 돈을 들인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스펙을 관..

opinion 2009.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