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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Rachmaninoff : 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 181. Moderato - Allegro2. Adagio sostenuto3. Allegro scherzandoSviatoslav Richter / Stanislaw Wislocki / Warsaw National Opera OrchestraRecorded 1959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는 가장 자주 듣는 클래식 음악이다. 거의 10년 전인 것 같은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만, 어떤 영화에서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왔고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바로 이거다. 작곡가와 작품번호를 알기 위해 여기저기 질문글을 올리고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중에 알았지만 내가 소름 돋게 들었던 부분이 바로 2악장이..

music 2017.12.12

황톳길에서 송년모임

가볍게 송년 모임을 하자고 했는데 갑자기 오늘로 날이 잡혔다. 이렇게라도 날을 잡지 않으면 쉽지 않은 때가 또 연말이니까. 저녁 식사하면서 간단히 한잔 하고 눈도 내리니까 8시에는 끝내야지 했는데, 자리를 털고 일어서니 10시가 넘었다. 무사귀가를 책임지고 운전해야 해서 막걸리 한잔으로 버텼는데, 우와 술도 안마시면서 10시까지 수다 떨다니. 내가 VIP들만 가려서 모신다고 떠벌리고 간 황톳길. 역시나 이번에도 안쪽 방에는 빈 자리가 없다. 일단 주문하고 이야기 중인데 안쪽 방에 한 팀이 나가는 걸 목격. 용수철처럼 튀어나가 직원에게 자리 옮기겠다고 말하고 아직 치우지도 않은 테이블 옆에 서서 찜 했다.잠시 후 자리 옮기자고 말하러 갔는데, 주문한 해물파전은 이미 젓가락으로 파헤쳐진 상태. 역시 기다림과..

diary 2017.12.11

유자청엔 백설탕

유자청 3병 완성. 해마다 김장김치 챙겨주시는 과장님 드리려고 오늘 2병 만들었다. 자꾸 만들다보니 씨 빼는 것부터 핸드블랜더로 가는 것까지 요령이 생겼다. 그나저나 처음부터 백설탕으로만 만들걸. 색깔도 곱고 맛도 달달하다. 흑설탕은 다시는... 고흥에서 사온 유자가 이제 10알 정도 남은 것 같다. 며칠 안에 다 유자청으로 만들어서 고마운 이들에게 돌려야겠다. 나 먹을 거 한병은 남겨두고. 얼마전에 샐러드 드레싱으로 뿌려 먹었는데 음 맛 좋다.

diary 2017.12.10

초행 : 두렵지만 한걸음 한걸음

시놉시스 보고 꼭 봐야지 했던 '초행'. 광주극장 상영시간표를 확인하니, 오늘 아니면 내일 퇴근하고 볼 수 있다. 내일 저녁엔 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오늘 보기로. 겨울 광주극장에서 영화 보는 건 추위와의 싸움. 당직 퇴근하고 집에 들러 목도리까지 챙겨 나갔다.'초행'은 7년차 연인 수현과 지영이 슬슬 결혼을 생각하면서 서로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게 영화냐 다큐냐 헷갈린다. 아무 정보 없이 봤다면 다큐라고 생각할 만큼 리얼 리얼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김대환 감독이 배우들에게 상황 설명만 하고 거의 모든 대사를 애드리브로 하게 했다고 한다. 감독과 배우의 섬세한 상호작용과 배우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할 일. 영화는 두 배우의 리얼 애드리브로 몰입도를 끌어올린다.누구..

movie 2017.12.10

땐뽀걸즈 : 추억이라도 괜찮아

청춘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다. 특히 '10대'가 주요 인물인 영화라면 챙겨보려고 한다. 영화에서는 주로 고등학생으로 나오는데, 10대들을 모두 '학생'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탈학교 청소년들을 배제하는 것이므로 '청소년'이나 '10대'라고 하는 게 더 올바른 표현일테니까.여하간 10대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나는 울컥울컥 한다. 사실 이런 류의 영화들은 대개 스토리의 얼개나 캐릭터가 진부하다. (어른의 시선으로 본) 10대들의 상처와 아픔을 보여주고, 극복해가거나 현실 앞에 다시 한번 엎어지거나 하는 걸로 전개된다. 그렇다고 가슴 한켠이 아리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 경험 없이 10대를 지나온 사람은 없을테니까.'땐뽀걸즈'. 지난 달 광주극장 상영시간표에 있는 걸 봤는데 시간이 안맞아 놓친 다큐멘터리다...

movie 2017.12.09

다시 출발선에 선 MBC

다시 출발선이다.MBC 새 사장에 '해직자' 최승호 PD가 선임되었다. 좋은 일이다. 반가운 일이다. 다행한 일이다.최승호 사장은 첫 출근날인 오늘 보도국 인사를 단행했다. 이명박근혜 시절 '유배'되거나 해직당했던 이들을 제자리로 돌려놨다. 최승호 사장과 함께 MBC는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섰다. MBC의 진보가 아니라 정상화다. 지난 9년은 언론의 책무와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비정상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첫단추를 끼운 것이다.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사내이메일에 "우리도 이제 다시 출발선 앞에 서자"며 사원들의 초심을 강조한 것도 이제서야 비로소 정상적인 경쟁이 가능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JTBC가 영향력과 신뢰도 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해온 것은 그들의 능력과..

opinion 2017.12.08

아직은 괜찮다

자전거 안장에 엉덩이 걸치고 후미등, 전조등 켜고 블루투스 스피커도 켜고 막 페달을 밟으려는데, 직원들이 한무더기 나오면서 한마디씩.안춥냐? 안추워요? 땀나. 안추워요.자전거 안타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자전거 타면 땀 난다. 겨울이라고 예외 없다. 상황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최소 3분안에 몸에 열이 난다. 이 열로 추위를 버틴다. 그리고 10분쯤 지나면 땀이 난다. 겨울 라이딩은 손발이 가장 힘들다. 경험상 영하 5~6도 아래로 떨어지면 손가락 발가락이 어는 느낌이다. 특히 발가락은 감각 상실. 바람까지 좀 세게 불면 손가락 발가락은 포기해야 한다.아직은 괜찮다. 나이를 먹으니 가끔은 편하게 자동차를 탈까 전혀 생각 안하는 건 아니다. 아니 날마다 짧은 갈등을 한..

bicycle 2017.12.08

'의심'의 철학자들

이진우 저. 독서중 잡다한 메모.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 그리운 이를 만난 양 반가운 이름들. 인류 문명 곳곳에 어마어마한 흔적을 남겼고, 앞으로도 그러할 위대한 사상가들. 이들의 사상과 철학, 주장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느냐와는 별개로, 두고두고 학습하고 토론할 가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현실을 '해석'하기만 한 철학의 시대를 끝내고, '변혁'을 철학의 가치로 내세운 사상가들.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권의 책은 평생의 필독서라 할만 하다. 평생에 걸쳐 읽고 또 읽어도 무진장 어렵겠지만.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트의 단결로 사회의 혁명을 외쳤고,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세계를 통해 정신을 혁명하고자 했다. 니체는 '신의 죽음'을 선언..

study 2017.12.05

첫눈

첫눈이 내렸다. 늘 그렇지만 예상치 못한 첫눈이다. 영광에서 문상하고 광주로 돌아오는 길. 왁자지껄한 차 안에서 나 혼자 첫눈이야 첫눈이라고 하면서 황홀경에. 운전해야 해서 느긋하게 첫눈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좋다. 그리고 다행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첫눈을 볼 수 있어서. 모두 달리는 차 안에 있었다는 게 좀 아쉽다만. 신호에 걸려서 정차중에 겨우 몇컷 찍었는데. 찍어놓고 보니 아 차가 너무 더럽구나. 세차를 하긴 해야 하는데, 귀찮다. 너무 귀찮다. 아파트 놀이터에 쌓인 눈. 아무도 밟지 않았다.

diary 2017.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