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39

원유보다 더 시커먼 욕망

재앙이다.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말이다. 시커먼 원유에 오염되고 파괴된 생태계는 완전치유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는 기름을 걷어내고, 갯벌을 뒤덮은 기름을 닦아낸다 하더라도 오염과 파괴의 피해는 수십년간 계속될 것이다. 한순간에 삶과 생계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어쩌란 말인가. tv방송에서는 친절하게도 보상을 잘 받기 위해서는 피해사실과 평상시 소득 등을 증명할 수 자료를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보상은 '돈'이지, 원상복구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인간들은 '돈'으로 보상이라도 받지만, 수많은 생태계의 생물들은 어쩌란 말인가. 온몸에 시커먼 원유를 뒤집어쓴채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뿔논병아리의 사진을 보고, 죄스럽지 않은 인간이 있을까. 석유종속문명에 길들여진 인간들의 욕..

opinion 2007.12.11

와우! 최고의 뮤직비디오

민주노동당의 대선 정책홍보용 뮤직비디오다. 17대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한 이후 최고의 대국민서비스라 할만 하다. 지금 선거판이 어떤가? BBK같은 추잡한 범죄의혹이 선거판을 더럽히고 있다. 또 인민의 지갑을 채워주기는커녕 오히려 호시탐탐 털어갈 궁리만 하는 이상한 '경제대통령'담론이 '지지율 1위'를 지켜주는 아이러니가 덩실덩실 춤추고 있다. 정책공약에 대한 토론과 검증은 시늉조차 찾아보기 힘든 썰렁한 선거판을 뒤흔들 초특급 센세이셔널 뮤직비디오의 등장. 반가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랩 뮤직과 외국인의 출연, 뮤직비디오라는 파격과 함께, 무상의료&무상교육의 중대한 메시지까지 담고 있으니 17대 대선의 최고 작품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영길옵하가 좀더 망가졌어야(?) 한..

opinion 2007.12.06

처음처럼

당 선대위의 항의방문 사태에 이어서 이번엔 '코리아연방공화국' 구호가 들어간 선거포스터 5만부를 폐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선대위 회의에서 메인 슬로건인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 밑에 보조 슬로건으로 '한미FTA 반대', '비정규직 없는 나라'를 넣기로 했는데, '코리아연방공화국'이 함께 명시돼 인쇄중이었다고 한다. 이를 발견한 당직자들이 인쇄를 중단시키고 이미 인쇄된 포스터 5만부를 폐기했다는 것. 이 소동이 벌어진 뒤 김선동 사무총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근을 하지 않아 '잠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장 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데 당의 꼴이 이렇다. 당의 대선공약이라기보다는 특정 정파의 정치구호에 가까운 '코리아연방공화국' 때문에 당내 갈등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망신살까지 뻗히고 ..

opinion 2007.11.26

비판에 화 내는 당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선대위 관계자들이 한겨레를 항의방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20일 '민노당, 노선투쟁 다시 불붙어'라는 기사를 실었다.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장이 칼럼에서 북한을 '군사왕조집단'이라고 표현하자, 최고위원 중 한명이 조승수 당원의 징계를 거론하였다는 사실, '코리아연방공화국'을 둘러싼 소위 자주파와 평등파의 갈등 등을 서술하고 있다. 모두 '사실'이다. 또 침소봉대하거나 편파적인 내용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기사를 문제 삼으면서, 당 선대위 최규엽 공동 선대본부장과 이상현 미디어홍보위원장, 이해삼 당 최고위원,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등이 한겨레 사옥을 찾아 김종구 편집국장과 김이택 편집부국장을 만났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면담 자리에서 이상현..

opinion 2007.11.24

중요한 것은 정당이야

최장집 교수가 23일 열린 '2007년 대선과 정당정치의 위기' 토론회에서 각 대선후보들에 대한 촌평을 내놓았다. ① 한나라당의 이아무개--현임정부와 대통령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수행할, 확실한 선두주자로서 캠페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경제를 살릴 능력을 갖는 것으로 기대돼. 드러난 부정비리의혹 만으로도 그의 도덕성은 거의 치명적 흠결을 드러냄. 사법조사와 판결을 요구하는 그의 부정비리의혹들은 민주주의하에서의 법의 지배 여부를 테스트하고 있음. ② 통합신당의 정아무개-- 이번 대선이 노정부에 대한 평가가 중심요소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택해야 할 강력한 대안적 정책과 비젼, 그리고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 기대될 수 있음. 그러나 그는 이러한 요구에 부..

opinion 2007.11.23

경제 동물

오늘 '경제적 동물'(economic animal)이라는 말을 두번 보았다. 먼저 에 실린 "한국인들은 '경제적 동물'입니까?" 라는 기사에서다. 한국타이어의 헝가리 현지공장에 관한 내용이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1년 반 동안 15명의 노동자가 사망해서 노동부가 직접 조사까지 나서는 등 국내에서도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타이어 헝가리 현지 공장의 노무관리와 노사관계가 헝가리에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우선 지난 6월 조직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조합원 명단을 사측에 공개하지 않았음(합법!)에도 불구하고 노조 지도부 중 한 명이 해고되었다. 파견된 한국인 직원들을 빼면 헝가리 공장 노동자들의 거의 전부가 비정규직. 휴일 근무 강요, 불법적인 초과 근무시간(헝가리는 연간 초과 근무..

opinion 2007.11.22

차별금지법, 쿨하게 가자!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차별금지법안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10월 22일 이 법안에 관한 공고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헌법」의 평등이념에 따라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범죄전력, 보호처분, 성적지향, 학력(學歷),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며 불합리한 차별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구제조치를 규정한 기본법을 제정함으로써, 헌법 및 국제 인권규범의 이념을 실현하고 전반적인 인권 향상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보호를 도모함과 아울..

opinion 2007.11.17

프레시안을 울리지는 말아야지!

어제 매월 1만원씩 내는 프레시앙이 되었다. 졸필이지만, 한명이라도 더 프레시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써서 보냈다. 고맙게도 오늘 아침 게재되었다. 당신도 프레시앙이 되시기를 '강추'한다. 참고로, 월 5천원도 가능하다! 에서 보기 을 울리지는 말아야지! ['프레시앙'이 되며] 조원종 씨 등록일자 : 2007년 11 월 15 일 (목) 09 : 37 대학을 막 졸업하고 백수로 지내던 중 나는 민주노동당 당원이 되었다. 알다시피 당비를 내야 당권을 행사할 수 있는 '까칠한' 당이다(당연한 일이지만!). 다행히 매월 5000원도 당비로 받아주었다. 백수에게 5000원은 하루 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그러다 취직을 했다. 꼬박꼬박 월급을 받게 된 것이다. 첫 월급을 타기도 전에 당..

opinion 2007.11.15

'입 닥쳐'가 전부인가?

어제 국제면 뉴스를 훑다가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봤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칠레에서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권의 유럽과 중남미 지도자 모임인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 폐막식이 열렸는데,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입 좀 닥치라'고 소리쳤다는 것이다. 이 날 차베스 대통령은 스페인 전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를 파시스트이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고, '파시스트들이나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뱀보다도 못한 인간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가 연설을 통해 '아스나르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이고 '차베스 대통령은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차베스 대통령에게 '아스나르 전 총리의 비난에도 원칙이 있다'며 체통을 ..

opinion 2007.11.12

삼성 비자금, 특검이 답이다

결론부터 말한다. 삼성 비자금&뇌물 사건 수사를 위해서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의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 일부 검사들이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인 ‘관리’를 받아왔고, ‘삼성 장학생’이 되는 것을 일종의 능력 인정으로 여기는 분위기까지 있었다는 검찰이 아닌가! 물론 깨끗하고 강직한 검사가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 인지수사를 할 수 있는 여건에서도 고발장이 접수되어야 수사한다며 버티던 검찰. 막상 민변과 참여연대가 고발장을 제출하자 ‘떡값 검사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면 사건 배당이 어렵다며 꿋꿋이 버티고 있다. 혐의가 있으면 수사하는 것이 검찰의 기본 업무다. 증거를 찾는 것, 혐의를 입증하는 것, 위법의 진실을 밝히는 것 ..

opinion 2007.11.08